<본 레거시> 포스터

<본 레거시> 포스터 ⓒ 유니버설 픽쳐스


007 시리즈의 바통을 이은 21세기 신 첩보영화 전성시대에 '본' 시리즈가 톰 크루즈의 <미션 임파셔블>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전설이 된 것은 '제이슨 본' 맷 데이먼의 공로가 크다.

하지만 본시리즈의 뒤를 이어 탄생한 <본 레거시>에는 제이슨 본이 출연하지 않는다. 제이슨 본을 대신한 새로운 특수요원 애론 크로스(제레미 레너 분)이 등장한다. 그렇게 <본 레거시>는 새로운 이야기의 서막을 알리며 '본' 시리즈의 영광을 계속 이어나가고자 한다.

<본 아이덴티티>, <본 슈프리머시>, <본 얼리메이텀> 으로 본시리즈하면 제이슨 본, 즉 맷 데이먼이라는 등식이 박혀있는 관객들에게 제레미 레너라는 새로운 영웅은 낯설고 이질적인 존재다. 때문에 <본 레거시>는 정면에 등장하지도 않는 제이슨 본을 수도 없이 열거시킨다.

제이슨 본은 이미 전편에서 자신을 위기에 빠트린 트레드스톤 실체를 드러내는 데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CIA 산하 기관 트레드스톤뿐만 아니라 국방부 내에서도 아웃컴이라는 인간 병기 육성 프로그램이 있었고, 아웃컴을 이끄는 비상 대책팀 수장 바우어(에드워드 노튼 분)은 아웃컴 정체가 드러날 것을 우려해 프로그램에 관련된 요원과 관계자를 제거하기로 한다.

애국과 안보를 빙자한 무자비한 숙청 속에서도 알래스카 특수 공작단 훈련소에서의 극한 훈연으로 '제이슨 본'을 뛰어넘을 유일한 최정예 특수 요원 애론은 기어코 살아남는다. 하지만 자신의 인지 능력을 지탱해줄 파란 약이 필요했던 애론은 아웃컴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과학자 마르타 셰어링(레이첼 와이즈 분)의 집을 찾아가게 된다.

거기서 애론과 마찬가지로 프로그램 관련자라는 이유로 바우어 일당에게 죽을 위기에 놓인 마르타를 구해낸다. 그리고 애론과 마르타는 자신들을 제거하고자하는 이들에게 맞서기 위해 손을 잡는다.

 <본 레거시> 스틸 사진

<본 레거시> 스틸 사진 ⓒ 유니버설 픽쳐스


워낙 맷 데이먼의 존재감이 컸던 시리즈였던 탓일까. 맷 데이먼이 없는 <본 레거시>는 CIA의 트레드스톤의 제이슨 본 외에도 국방부의 아웃컴에도 제이슨 본처럼 막강한 첩보요원이 있다는 것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전개한다. 그럼에도 <본 레거시>는 끊임없이 제이슨 본을 끌어들인다. 영화 오프닝에서는 아예 제이슨 본의 마지막 시리즈인 <본 얼리메이텀> 마지막 장면을 오마주 하며 제이슨 본을 이을 애론 크로스를 소개한다.

맷 데이먼과 함께 본시리즈 성공을 이끌었던 각본가 토니 길로이를 감독으로 승격시키고 새로 깃발을 단 <본 레거시>. 액션 뿐만 아니라 국가에 의해 버림받은 첩보 요원 개인이 조직을 향해 복수한다는 스토리 구성에 있어서도 전작과 비슷한 특징을 보여준다. 다만 기억 상실증이 걸린 상태에서 자신을 위기에 빠트린 상부조직들을 차례로 밝혀내는 제이슨 본에 비해 애론 크로스는 자신의 존재를 알고 있었고 죽을 고비를 넘기자마자 민첩하게 상황 파악에 돌입하고 행동에 돌입한다.

맷 데이먼의 본 시리즈에 매료된 팬들이 많기에, 제이슨 본이 아닌 애론 크로스의 새로운 본 시리즈는 되레 팬들의 원망만 들을 공산만 높은 위험한 시도였다. 여전히 과거 본시리즈 3편을 똑똑히 기억하는 이들은 극의 완성도와 짜임새가 전편만 못하다면서 <본 레거시>에 아쉬움을 표한다. 그러나 이제 막 애론 크로스의 새로운 이야기의 서막에 불과했다는 점에 비추어 봤을 때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던 <본 레거시>는 제이슨 본이 아닌 애론 크로스의 향후 행보를 궁금케 한다.

<본 레거시>의 후속작은 불후의 나이에 불구 할리우드 차세대 액션 스타로 떠오른 새로운 첩보 영웅 제레미 레너를 맷 데이먼과 어떻게 차별화 시키는데 성패가 달려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애론 크로스의 본 시리즈의 성공을 위한다면 제이슨 본의 소환이 아니라 제이슨 본 없이도 잘 굴러가는 홀로서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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