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현실에서 누구보다 많은 사랑을 받는 소녀시대의 수영이 아니다. 영상 속 김두현(김승우 분)의 차를 들이받고 겸연쩍어하는 모습이나, 사랑하는 김승현(오지호 분)의 다리를 잡오 헤헤 웃는 모습은 그저 '이의진'이었다.

영화 <순정만화>로 눈도장을 찍었던 수영이 tvN <제3병원>의 이의진으로 안방극장 나들이에 나섰다. 그는 29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패리얼팰리스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영화 이후로 많은 작품을 할 뻔했지만, 인연이 닿지 않았다"며 "오랜 시간을 기다린 만큼 최선을 다 하겠다"는 말로 남다른 각오를 다졌다.

"인연 닿지 않아 기다렸던 시간, <제3병원> 보고 감이 왔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수영이 KBS 2TV <아이리스>에 출연할 뻔했다는 사실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제3병원>의 제작사 태원엔터테인먼트의 정태원 대표는 "수영에게 <아이리스>의 대통령 딸 역할을 제안했었다"며 "그런데 스케줄이 맞지 않아 함께 작업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수영 역시 영화 이후 연기자로서의 '공백'을 "인연이닿지 않아 '어떤 작품이 오려나...' 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다림의 시간 끝에 <제3병원>의 대본을 받고 "'이건가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그는 망설임 없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수영이 연기할 이의진은 천성이 밝고 명랑한 성격 비올리스트. 어렸을 적 함께 살았던 김승현만을 오매불망 바라보지만, 김두현과도 우연같은 만남을 계속하게 되는 인물이다. 수영은 "실제로 의진이처럼 장난도 많고, 남자들에게 스스럼없이 장난치는 성격"이라면서 "작가님이 <노다메 칸타빌레>의 노다메를 참고했다고 하셔서 그 작품을 다시 보며 캐릭터를 연구했다"고 전했다.

이날 수영은 자신을 응원해 준 소녀시대 멤버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다른 멤버들이 촬영장에 많이 와 줬다"고 말문을 연 그는 "세트장이 서울에서 차로 2시간 정도 거리인데도, 촬영 마지막 날까지 거의 매번 멤버들이 한 명씩 깜짝 방문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영은 "그냥 먹는 것을 보내주거나 문자를 보내줄 수도 있고, 시간이 나면 피부관리라도 한 번씩 더 받고 싶은 이들인데 (촬영장에) 와 줬다"며 "너무 고마워 드라마가 끝나면 크게 한 턱 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친언니와의 작업...잊지 못할 작품될 것 같다"

수영에게 <제3병원>은 드라마 데뷔작이기도 하지만, 친언니와 함께 작업했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작품이다. 그의 친언니 최수진은 승현과 의진의 과거에 없어서는 안 될 인물이자 안타까운 죽음을 맞는 인물로 극 초반 깜짝 등장할 예정이다. 

이를 두고 수영은 "언니가 첫 뮤지컬 작품에서 매독에 걸린 여자를 연기해서, (극중) 죽고 사는 문제에 대해선 적응하긴 했다"면서도 "정말 피를 흘리고 전자음이 나오는데, 지켜보는 마음은 좋지 않더라"고 회상했다. 하지만 정작 최수진은 '재미있었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 수영은 "현장에서 언니와 만날 수 있어 우리 자매에게는 잊지 못할 작품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데뷔 전에도 작품 오디션을 70번 정도 보다가 고배를 마신 적이 있다"는 그는 이제 가수로서만이 아니라 연기자로서도 대중 앞에 서게 됐다. 소녀시대 수영이 아니라 배우 최수영으로 홀로서기에 나선 그의 모습은 오는 9월 5일 오후 11시에 방송되는 tvN <제3병원>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