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먼 돈만 쥐어 주는 게 아니다. 그럴싸한 공연장에서 화려하게 공연을 한 번 열게끔 하는 것도 아니다. 많은 기업들이 문화 지원을 외치며 다방면으로 문화 사업을 외치는 때에 겉모습만 그럴싸한 경우도 적지 않다.

23일 오후 방문했던 CJ 문화재단 측은 거대 공연장이나 미술관을 보유한 대기업과 달리 비교적 규모는 크지 않지만 꾸준한 관심으로 비제도권 문화인들을 지원하고 있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곳의 기치가 바로 "사람을 키우고 나라를 키운다"란다. 그만큼 문화의 주체를 사람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겠다.

 CJ 문화재단의 신인 아티스트 지원 사업 중 하나인. 'CJ 튠업' 관련 현장. 신인 뮤지션과 선배 뮤지션이 함께 공연하며 사람들과 소통하는 모습이다.

CJ 문화재단의 신인 아티스트 지원 사업 중 하나인. 'CJ 튠업' 관련 현장. 신인 뮤지션과 선배 뮤지션이 함께 공연하며 사람들과 소통하는 모습이다. ⓒ CJ 문화재단


분야 가리지 않아!...재능 있는 창작자 발굴한다

재능 있는 젊은 창작자를 지원한다는 소식에 인터뷰 요청을 했다. 마침 CJ 문화재단 김선아 과장이 응했다. 2006년 재단 설립 후 매년 발전을 꾀하고 있는 이곳의 문화 사업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 재단 설립 후 어떤 사업을 해왔나요?
"2009년까지는 순수예술 중심으로 지원했어요. 연극·뮤지컬·무용·음악 부문 등의 젊은 예술인들을 중심으로 지원을 했죠. 그 이후엔 저희가 수익사업을 하며 인프라를 갖춰온 분야를 중심으로 진행을 하는 쪽으로 방향을 수정했어요. 특히 비 제도권에 있는 문화인들을 중심으로요. 기획사가 없는 음악인이라든가, 작가, 작곡가, 연출가 중에서도 제도권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문화인을 지원하기도 했죠."

- 함께 키워간다는 개념인 거 같네요. 구체적인 사례가 있나요?
"영화 부문은 시나리오 전 단계, 그러니까 트리트먼트를 받아 영화까지 완성하는 과정을 돕는 프로젝트가 있어요. 제작사를 소개해주는 식이죠. 뮤지컬도 공모를 받아 개발을 해나가요. 전문가 그룹의 도움을 받아 직접 만들어 가죠. 음악 쪽 역시 신인 뮤지션을 중심으로 멘토링을 하고 페스티벌에 소개하고, 기획사에 연결 시켜주기도 하죠."

CJ 문화재단에서 하는 지원 사업은 크게 세 가지다. 신인 뮤지션 지원의 'CJ 튠업', 신인 영화인을 지원하는 'CJ 프로젝트S', 뮤지컬과 연극 분야의 신인 창작자를 지원하는 'CJ 크리에이티브 마인즈'가 그것이다. 이 모두가 CJ 내부적으로도 (CJ E&M 사업) 특화되어 있는 분야다. 영화 산업 부문이야 업계 1위를 달리고 있으며 방송·음악 분야도 Mnet 등 고유 채널이 있다. 즉, 신인 창작자들에게 더욱 효과적인 지원을 할 수 있는 분야인 셈이다.

뮤지컬 <모비딕>과 <풍월주><헬로우! 파인데이> 등이 바로 이런 지원 사업 아래 탄생한 작품이었다. 영화에서도 <나의 P.S.파트너>와 <슈퍼스타>가 2010년 하반기 지원 사업 이후 탄생한 작품으로 올 하반기 개봉할 예정. 최근 <탑 밴드2>에서 강렬한 모습을 선보인 밴드 해리빅버튼, 그리고 박소유, 바이바이 배드맨 등의 밴드 역시 이곳의 지원을 받아 탄생한 경우였다.

 CJ 문화재단 김선아 과장.

CJ 문화재단 김선아 과장. ⓒ 이선필


문화 지원 사업의 성과 보인다...사회 봉사의 의미도 있어 

- 다양한 분야에 지원을 했는데 그간 가시적인 성과는 어느 정도였나요?
"최근 서울뮤지컬페스티벌을 보면 5편의 작품을 선정해 시상을 했는데 그중 저희 작품이 4개나 있었어요. 이중 <여신님이 보고계셔>가 최우수작으로 선정됐고 내년에 충무 아트홀에서 공연을 합니다. 2010년부터 '크리에이티브 마인즈'를 시작했는데 어느 정도 성과는 나오고 있지 않나 생각해요.

'튠업' 사업도 선배 음악가와 연주하는 기회와 앨범 지원까지 하거든요. 최근에 '우르르 음악 여행'을 다녀왔어요. 김창완님이 단장, 정원영님이 부단장으로 해서 그간 접하기 어려웠던 이웃들과 함께 공연을 즐겼어요. 주문진 꽁치 센터 옥상에서 공연을 하기도 하고 제주도 한 분교에 가서 음악실을 함께 만들기도 했죠. 이 분야를 거친 팀이 벌써 18팀에 이르렀어요."

- 문화 지원 사업과 동시에 사회봉사의 의미도 담겨있네요.
"김창완님의 바람이 있었어요. 신인 뮤지션들이 화려한 무대 오르기 전에 이웃과 소통하고 그들에게 많은 걸 배워서 그걸 음악적 영감에 녹였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거든요. 또 뮤지션들이 서로 갈등이 생기기 쉬운데 함께 하면서 동료애를 얻을 수도 있고요. 지난 5월부턴 7월까지 서울 다솜학교를 찾아갔어요. 다문화 학교인데 거기서 레슨도 하고 공연도 했죠. 오는 하반기에도 뮤지션들이 찾아갈 겁니다."

 CJ 문화재단의 뮤지컬지원사업 부문인 '크리에이티브마인즈' 관련 행사. 뮤지컬 <풍월주> 리딩 장면이다. 국내 창작 뮤지컬인 해당 작품은 올해 5월 초연해 8월 초 공연이 끝나기까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CJ 문화재단의 뮤지컬지원사업 부문인 '크리에이티브마인즈' 관련 행사. 뮤지컬 <풍월주> 리딩 장면이다. 국내 창작 뮤지컬인 해당 작품은 올해 5월 초연해 8월 초 공연이 끝나기까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 CJ 문화재단


"문화 지원 사업 꾸준히 이뤄져야"...아직 갈 길이 멀다

가수 이상은, 강산에를 비롯해 배우 이희준, 성두섭, 양준모, 최재웅, 정상윤 등 많은 문화인들이 젊은 신인 창작자를 위해 기꺼이 재능 기부를 해주고 있었다. 그만큼 문화의 근간은 창작자라는 사실을 함께 공감하고 있다는 사실.

여러 성과가 있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창작자들은 높은 현실의 벽에서 좌절하기 일쑤다. 삼성, 엘지, CJ 와 같은 기업들이 더욱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이유기도 하다.

김선아 과장은 "지원 규모로 보면 미술관, 공연장 등 하드웨어를 갖춘 다른 기업보다 작지만 CJ가 잘 할 수 있는 영역을 적극 살려 지원하는 것 같다"면서 "Mnet, E&M 등 CJ의 인프라를 활용한 지원을 하는 게 지금은 맞다고 본다"고 생각을 전했다.

"하드웨어는 갖추지 않았지만 소프트웨어를 잘 키우자는 쪽이에요. 대신 한 발 빠르게 지원을 하는 거죠. 저희와 비슷한 신인 창작자 발굴 프로그램이 여럿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 안에서도 CJ의 색깔을 담은 지원을 할 예정이에요. 젊은 신인이 제도권에 이르도록 그 과정을 만들어 내는 게 우리 역할인 거 같습니다. 이들을 계속 만나다 보면 현장의 필요를 알게 되고 더욱 지원할 수 있는 거죠."

CJ 문화재단 인디 나눔 오마이스타 김창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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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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