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일간 진행된 MBC노조 파업이 끝난 뒤 사측이 '분위기 쇄신'을 이유로 PD수첩 작가 6명을 전원 해고시킨 가운데,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 사옥 앞에서 열린 PD수첩 작가 해고사태 규탄 및 대체 작가 거부 결의대회에서 해고된 이김보람 작가(왼쪽)가 서러움에 북받쳐 눈물을 흘리고 있다.

170일간 진행된 MBC노조 파업이 끝난 뒤 사측이 '분위기 쇄신'을 이유로 PD수첩 작가 6명을 전원 해고시킨 가운데,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 사옥 앞에서 열린 PD수첩 작가 해고사태 규탄 및 대체 작가 거부 결의대회에서 해고된 이김보람 작가(왼쪽)가 서러움에 북받쳐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유성호


MBC가 < PD수첩 > 작가 전원 해고 사태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거듭해 파장이 예상된다.

MBC는 2일 회사 특보에 김현종 시사제작국장이 사내 인트라넷에 남긴 '< PD수첩 > 작가 교체 경위 및 관련 입장'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 글에서 김현종 국장은 "작가 교체는 '정치적인 해고'가 아니라 보다 공정하고 시청자를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한 쇄신책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김현종 국장이 '쇄신'의 이유로 든 것은 "그동안의 < PD수첩 >이 정치적 편향성 논란이 있었던 것"이다. 그는 "기왕의 편파성 시비를 벗어나 공정한 방송을 하기 위해서는 제작진의 쇄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최근에 교체된 정재홍 작가를 포함한 < PD수첩 > 작가들은 위의 불편부당성과 중립성을 무시하는 경향을 보여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MBC의 노사분규 사태에서 일방적으로 노조의 파업을 옹호하고 노조 측에 가담하여 회사 측을 상대로 싸움했다는 것이 하나의 사례"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김현종 국장은 "작가는 프리랜서이므로 '해고'가 아니라 '교체'가 정확한 표현"이라며 "프리랜서인 작가의 교체는 기본적으로 방송국의 자율권에 속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방송작가협회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보다 공정한 방송과 시청자를 위한 프로그램의 쇄신의지가 '전체 방송 작가들에 대한 모독이자 언론자유를 탄압하는 행위'로 오해되고 있는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평을 남겼다.

 170일간 진행된 MBC노조 파업이 끝난 뒤 사측이 '분위기 쇄신'을 이유로 PD수첩 작가 6명을 전원 해고시킨 가운데,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 사옥 앞에서 방송4사(KBS, MBC, SBS, EBS) 구성작가협의회 및 외주제작사 소속 시사교양 작가들이 PD수첩 작가 해고사태 규탄 및 대체 작가 거부 결의대회를 열고 부당하게 해고된 PD수첩 작가들의 해고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170일간 진행된 MBC노조 파업이 끝난 뒤 사측이 '분위기 쇄신'을 이유로 PD수첩 작가 6명을 전원 해고시킨 가운데,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 사옥 앞에서 방송4사(KBS, MBC, SBS, EBS) 구성작가협의회 및 외주제작사 소속 시사교양 작가들이 PD수첩 작가 해고사태 규탄 및 대체 작가 거부 결의대회를 열고 부당하게 해고된 PD수첩 작가들의 해고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반면 이를 접한 < PD수첩 > 작가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위원장 정영하, 이하 MBC 노조)도 "김현종 국장이 밝힌 해고 사유는 엉성하기 짝이 없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MBC 노조는 2일 총파업특보를 통해 "'< PD수첩 > 작가 전원 축출'이라는 전대미문의 조치가 최소한의 설득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방송된 프로그램에서 불편부당성과 중립성이 무시된 사례를 찾고, 그 과정에서 이번에 해고된 < PD수첩 > 작가들이 어떤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면밀하게 조사하고 따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작가들이 노조 파업에 가담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정재홍 < PD수첩 > 작가는 "작가들은 파업을 지지하는 성명을 냈을 뿐, 노조에 가담해 회사를 상대로 싸웠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지지한 것은 공정방송 회복이라는 가치"라고 반박했다.

앞서 이번 사태에 대해 김재철 MBC 사장에게 면담을 요구한 한국방송작가협회도 3일을 시한으로 정해 김재철 사장의 답변을 요구한 상태다.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협회는 MBC를 상대로 '최고 수위 투쟁'을 벌이는 것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종 국장의 글에 대해서도 김옥영 한국방송작가협회 전임 이사장은 "파업 지지 성명에 참여한 것이 해고의 이유가 된다면, 거기에 참여한 다른 작가들도 다 자르겠다는 말인가?"라며 "김현종 국장 스스로 '정치적인 해고'를 인정했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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