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MBC <뉴스데스크> 홈페이지 다시보기 서비스에서 캡쳐한 문제의 '조작방송' 화면. 해당 영상이 나오는 부분만 가려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진에는 크기 조정 외에 어떠한 조작도 가하지 않았음)

1일 MBC <뉴스데스크> 홈페이지 다시보기 서비스에서 캡쳐한 문제의 '조작방송' 화면. 해당 영상이 나오는 부분만 가려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진에는 크기 조정 외에 어떠한 조작도 가하지 않았음) ⓒ MBC


MBC <뉴스데스크>가 '조작방송' 논란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한 마디의 언급도 하지 않았으면서, 문제가 된 부분만은 다시보기 서비스에서 삭제하는 '꼼수'를 부린 것으로 밝혀졌다.

31일 오전부터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이번 논란은 지난 27일 방송된 <뉴스데스크>에서 MBC 사옥 내부의 사무실을 '서울의 한 기업체 사무실'로 표현하고, 자사 직원들을 일반인으로 둔갑시켜 출연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불거졌다. 이후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황용구 MBC 보도국장은 "실무 선에서 '보도의 엄중함' 같은 것들을, 기술적인 실수를 하지 않았나 싶다"며 논란이 사실임을 인정했다.

때문에 31일 방송된 <뉴스데스크>에서 권재홍·배현진 앵커가 오프닝 멘트나 클로징 멘트를 통해 간단히 이에 대해 언급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31일 <뉴스데스크>는 일상적으로 진행됐다. 문제가 됐던 서울-런던 간 쌍방향 중계 코너도 그대로 방송했다.

그러나 MBC는 홈페이지의 다시보기 서비스에서는 해당 방송분 일부를 삭제했다. 1일 오전 현재 MBC <뉴스데스크> 홈페이지에서 27일 방송된 'MBC-구글 올림픽 SNS 현장중계‥방송의 소셜화'라는 제목의 영상을 재생하면, 영상 55초부터 '서울의 한 사무실'로 위장된 MBC 사옥 사무실이 나오는 약 8초간은 짙은 회색 화면으로 채워져 있다. 다만 당시 배현진 앵커가 "이곳은 또 서울의 한 기업체 사무실인데요, 다들 모여 계시네요"라고 설명한 음성만이 재생되고 있어, 이 부분이 문제의 부분이라는 것을 미루어 알 수 있을 뿐이다.

 27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의 한 장면

27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의 한 장면 ⓒ MBC


이는 MBC <뉴스데스크>가 지난 2010년 12월 경쟁사의 프로그램인 KBS < VJ특공대 >가 연출을 통해 방송을 조작했다는 사실을 단독으로 밝히며 '보도의 엄중함'을 강조한 전례가 있다는 것을 상기하면 매우 대조적인 광경이다. 이렇게 자사의 '실수'를 축소하기에만 급급한 MBC의 행태는 또 다른 비난여론을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같은 조작방송에 대해 MBC가 사전에 조처할 시간도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돼 주목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위원장 정영하, 이하 MBC노조)는 1일 "실무 선에서 '보도의 엄중함' 같은 것들을, 기술적인 실수를 하지 않았나 싶다"는 황용구 보도국장의 말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는 거짓말에 불과하다"며 "문제의 보도는 권재홍·배현진 두 앵커가 스튜디오에 출연한 가운데 사전 녹화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MBC 노조는 "이는 누군가가 본사 6층의 뉴미디어국 사무실을 서울의 한 기업체 사무실로 태연하게 속이고 본사 직원들을 시민들로 둔갑시켜 대거 동원하는 등 사전에 치밀하게 조작방송을 준비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는 뜻"이라며 "사전 녹화였기 때문에 잘못을 바로잡을 시간이 충분했다는 점도 의도적이고 고의적인 '조작'이었을 가능성에 더욱 무게를 싣게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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