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현재의 리아

과거와 현재의 리아 ⓒ 윤솔지


1990년대 후반, 젝스키스와 H.O.T가 양대 산맥을 이루고 지금은 사장님이 된 박진영이 '그녀를 예뻤다'를 부르며 현란하게 춤추던 그 시절. 작은 체구에 선머슴 같은 개성 있는 외모, 가늘면서도 힘차고 시원하게 뽑아내는 목소리 하나로 대중을 놀라게 한 가수 리아. 그는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가수 리아가 아닌 밴드의 보컬 리아로 다시 활동하기 위해서 준비하고 있어요. 록은 저에게 로맨스예요. 록에는 스토리가 있잖아요. 편지가 그리운 것처럼 록은 저에게 그리운 대상이에요. 이제 제대로 할 때가 된 것 같아요. 가까운 미래에는 밴드와 함께 유럽투어 공연을 하고 싶어요."

-  너무 오랫동안 안보였어요. 왜 안 나오셨어요?
"안 불러주더라고요. (웃음) 아마 제가 활동을 안 한다고들 생각하신 것 같아요. 지난 세월 동안 개인적인 성장통을 겪었고. 사회적으로 오해를 받아서 한동안 방송할 수가 없었죠. 한때는 억울하기도 하고 한없이 우울함에 빠지기도 했지만 지금 저 보세요. 참 밝지 않나요? 연신내에서 보컬 학원을 운영하고 있고요. 다음 앨범을 준비하고 있어요. 저는 이제 시작이에요."

 아직 카메라가 어색해

아직 카메라가 어색해 ⓒ 윤솔지


- 예전에 성대를 다쳤었잖아요. 지금은 어떤가요?
"그때는 대형 라이브 공연과 방송이 너무 많았어요. 또 제가 워낙 지르는 스타일이잖아요. 성대 컨디션은 생각하지 않고 질렀으니 심하게 다칠만하죠. 한동안 이비인후과에서 치료도 받고 열심히 관리해서 다 나았어요. 그때 한창 목 관리에 좋다는 약은 다 먹었는데요. 답은 얼마 전 단순한 데서 찾았어요. 그냥 물을 천천히 많이 마셔요."

-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목소리예요. 그 목소리 여전한가요?
"아버지가 산악전문가셔서 5살부터 한참 동안 네팔에서 살았어요. 그때 자연과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그때부터 바람이 부는 언덕에서 하모니카를 불곤 했어요. 시간이 흐르지 않는 그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음악을 하게 된 것 같아요. 물론 귀국 후 한국에서 청소년기를 보내면서 적응을 잘 못 해서 외톨이라는 느낌을 받고 힘들어하기도 했지만요. 그래서 더더욱 음악을 만들고 부르는 데 빠졌었던 것 같아요."

- 음악을 만들었었다고요? 그러면 싱어송라이터란 말인가요?
"네. 그렇게 말할 수 있겠네요. 어릴 적부터 틀에 얽매이지 않고 마음에서 나오는 솔직한 음악을 만들 수 있었어요. 그것에 대중분들이 공감하셨던 것 같고요. 1집에 실린 '4가지 하고 싶은 말'은 제 경험담이에요. 외톨이던 제게 가장 친한 친구가 있었는데 방학 때 아파서 죽었다는 것을 개학하고 나서야 알았어요. 그때 참 많이 힘들었는데 할아버지께서 항상 '슬픔도 기쁨도 지나치지 말라'고 하셨거든요. 그 말에 위안을 받았고 거기에서 모티브를 따서 만들었지요."

ⓒ 윤솔지


- 리아라는 가수는 사람들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아 있을 것 같아요?
"'노래를 잘하는 가수…. 그런데 그녀는 왜 안 보일까' 그러지 않을까요?"

- 초조하지 않아요?
"이제 겨우 바탕이 갖춰졌다고 생각해요. 세월이 지나면서 인생이 목소리에 더 깊이 묻어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원래 성격도 그랬지만 머리로 계산하지 않고 가슴으로 깨끗하게.이제 제 앞에는 시작이 있기에 두렵지가 않네요."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리아는 처음 그 모습 그대로였다. 아직 여전히 할 게 많은 소녀 같다. 그녀가 처음 데뷔했을 무렵과 달리 지금은 각종 록 페스티벌이나 음악 프로그램을 통해 라이브 실력자들을 만나볼 수 있다. 어쩌면 리아가 자유롭게 뛰어놀기에는 당시보다 지금이 더 낫지 않을까. 밴드의 보컬로 빛나는 그녀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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