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연가시>에서 재혁 아내 경순 역의 배우 문정희가 2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연가시>에서 재혁 아내 경순 역의 배우 문정희가 2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사실 그녀에 대해서 잘 몰랐다. 간혹 일일드라마, 주말드라마 속에서 억척스러운 아줌마 캐릭터로 '아 다부지게 연기 참 잘 하시네...'하는 정도로만 각인됐었다.

그녀가 영화 <연가시>로 돌아왔다. 극중에서 김명민의 와이프 역할로. 큰 스크린에서 연기하는 문정희라는 배우의 연기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아, 몰라서는 안 되는 배우고 이제부터 확실히 알아야 할 존재구나'라고 각인됐다.   

극중에서 아이들과 함께 살인변종 기생충인 연가시에 감염돼 아이들을 지켜내면서 본인 스스로도 연가시에 맞서서 버텨내야 하는 것이다. 참고 또 참고 인내하다가도 눈이 휙 돌아가기도 하고, 아이들을 온 몸으로 부여잡으며, 연가시로 인한 극단의 고통을 버텨내는 연기를 온 몸으로 연기해냈다.  

영화를 보면서, 그동안 문정희라는 배우에 대해서 무심히 스쳐지나갔던 부분에 대해서 반성했다. 그 동안 애정을 갖고 그녀의 행보를 지켜보지 않았음도 반성했다.

 영화<연가시>에서 재혁 아내 경순 역의 배우 문정희가 2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자존심을 부리는 것은 어디에도 유익하지 않다고 봐요." ⓒ 이정민



 영화<연가시>에서 재혁 아내 경순 역의 배우 문정희가 2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연가시>에서 재혁 아내 경순 역의 배우 문정희가 2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욕구는 강해요...하지만 늘 이상과 현실의 갭은 있죠"

문정희는 이선균·오만석·윤희석과 동기인 한예종 1기다. 요즘 충무로에서 가장 활발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한예종 출신 배우인 것. 연기에 있어서 그 앞에서 더 논한다면 오버일 것 같았다. 

<연가시>를 통해서 이제 충무로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문정희. 진작 이렇게 큰 스크린에서 연기를 펼치지 못했음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을지 궁금했다. 원톱 주연의 블록버스터 액션물을 맡겨도 독하게 잘 해낼 아우라를 가진 그였기 때문.

"욕구는 강해요. 하지만 늘 내가 할 수 있는 현실과 하고 싶은 이상의 갭은 있는 것 같아요. 그 갭 어디선가 늘 허우적대는 것 같아요. 보통 사람들도 다 그렇지 않을까 싶어요. 어떤 직함, 직책, 연봉 등에 더 올라가고 싶은데 그렇지 못하는 상황들. 

더 올라가고 싶은 자존심들이 있죠. 하지만 그런 자존심은 버려야할 것 같아요. 자존심과 싸우되 현실에서 정확하게 발현될 수 있는 주소가 어딘지 아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 주소가 있는데 자존심을 부리는 것은 어디에도 유익하지 않다고 봐요."

 영화<연가시>에서 재혁 아내 경순 역의 배우 문정희가 2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연가시>에서 재혁 아내 경순 역의 배우 문정희가 2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자존심이랑 열심히 싸우고 현실에 올인하는 게 현명"

문정희는 같은 소속사 후배들과 자주 교류를 하면서 연기자의 길에 대해서 대화의 시간을 많이 갖는다. 그녀가 후배 연기자들에게 해주는 이야기도 이런 '배우로서의 테크닉이 아닌 배우를 하는 삶의 태도'라고.

"사실 테크닉은 시간이 가면서 그리고 작품을 하면서 늘게 마련인 것 같아요. 가장 중요한 것은 연기자라는 직업을 가지고 삶을 바라보는 태도인 것 같아요. 그 부분이 좋지 않으면 일을 하는데 있어서도 결국 좋지 않은 것 같아요.

회사와 나의 갭 차이, 나의 현재와 역할의 갭 차이 등등 내가 바라는 이상과 현실의 차이가 있어요. 하지만 저는 열심히 자존심이랑 저와의 존재랑 싸우고 현실에 올인하는 게 현명한 것 같아요. 그게 저의 모토에요."

문정희가 체감하고 있는 현실의 그녀와 바라는 이상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좋은 영화를 볼 때 그런 현실과 이상의 갭을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 좋은 작품의 좋은 캐릭터를 볼 때 저를 겹쳐서 상상해 봐요. 하지만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주소가 아니니까. 나중에 언젠가는 기회가 올 거니까. 그 기회가 지금 다른 방향으로 온 것일 수도 있으니까. 우선 지금 주어진 것에 열심히 하자 그래요. 그게 더 좋은 기회를 부르는 자세인 것 같아요."

 영화<연가시>에서 재혁 아내 경순 역의 배우 문정희가 2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욕구는 강해요. 하지만 늘 내가 할 수 있는 현실과 하고 싶은 이상의 갭은 있는 것 같아요." ⓒ 이정민



 영화<연가시>에서 재혁 아내 경순 역의 배우 문정희가 2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연가시>에서 재혁 아내 경순 역의 배우 문정희가 2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영화적인 디테일로도 관객과 소통하고파"

문정희는 이번 <연가시> 릴레이 홍보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많이 들었던 질문 중에 하나가 왜 그런 드라마를 했느냐, 왜 그런 역할을 했느냐 하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그래서 남산을 오르면서 그에 관해서도 많은 생각을 했었다고. 

"저는 매 순간마다 저에게 오는 역할에 매우 신중한 편이에요. 치열하게 고민해서 선택했어요. 지금 주위 분들이 왜 그런 역할을 했냐고 하시지만, 제가 그런 것조차 없었다면 지금 다른 기회들을 가질 수 있었을까 싶어요. 그런 것들이 있었으니 또 다른 기회들이 온다고 봐요. 내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 그런 디딤돌이 된 것이죠."

뽀글머리 아줌마 역할로 브라운관에서 친숙한 그가 있기에 이제 생머리를 늘어뜨리고 아름다운 자태로 카메라를 바라보는 그가 전하는 신선함이 크다. 분명 이전의 데이터가 있었기에 오는 충격과 반향이다. 억척스러운 면이 있었기에 영화 <연가시> 속에 보인 지독히도 강인한 모성이 더욱 깊게 투영되기도 했다. 

"드라마를 통해서 생활적인 디테일을 많이 보여드렸다면 앞으로는 드라마보다 더 강도와 집중도가 큰 영화를 통해서도 캐릭터의 섬세함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영화적인 디테일로도 관객들과 소통하고 싶습니다."

이제 충무로 30대 여배우 캐스팅 목록에 문정희는 업데이트됐다. <연가시>를 연출한 박정우 감독도 "문정희라는 배우의 내공은 모두가 예상하는 그 이상"이라고 극찬했을 만큼, 이제 '충무로 문포스'라는 입소문이 날 날도 머지않은 듯하다.

 영화<연가시>에서 재혁 아내 경순 역의 배우 문정희가 2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좋은 작품의 좋은 캐릭터를 볼 때 저를 겹쳐서 상상해 봐요" ⓒ 이정민


 영화<연가시>에서 재혁 아내 경순 역의 배우 문정희가 2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연가시>에서 재혁 아내 경순 역의 배우 문정희가 2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오마이 스태프]  "김길형 조감독님 제일 마음에 남고 감동이에요"

배우 문정희는 감사하고 고마운 '오마이 스태프'로 영화 <바람의 전설><쏜다>를 거쳐 <연가시>까지 세 번째 호흡을 맞춘 김길형 조감독을 꼽았다.   

"조감독이라는 위치는 정말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모든 스케줄 관리부터 잡다한 모든 것을 다 해야 하죠. 언제나 제 마음에 짠한 누군가가 있으면 길형이 오빠가 있었어요. 제가 9년을 보니, 정말 늘 한결같은 분인 것 같아요.

연출적인 눈이 굉장히 뛰어나시고 그래도 감독님과 조율을 너무 잘 해주세요. 무엇보다 첫 번째는 인품인 것 같아요. 인품이 일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감독님과 배우들 사이에서 커뮤니케이션도 원활하게 잘 해주세요.

무리 없이 스피드하게 영화가 잘 끝날 수 있었던 것은 김길형 조감독님의 힘이 큰 것 같아요. 제일 마음에 남고 감동이에요. 입봉도 하셨는데 박정우 감독님이 하시니까 조감독을 다시 해주셨어요. 정말 감사하고 '언더스탠드' '서포트' 라는 단어의 진짜 의미가 무엇인지 알게 해주신 존경하는 분입니다."



 영화<연가시>에서 재혁 아내 경순 역의 배우 문정희가 2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적인 디테일로도 관객들과 소통하고 싶습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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