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와 다락방의 수상한 요괴들>은 <인랑>을 연출했던 오키우라 히로유키 감독의 11년만의 차기작이다. 7월 5일 개봉.

<모모와 다락방의 수상한 요괴들>은 <인랑>을 연출했던 오키우라 히로유키 감독의 11년만의 차기작이다. 7월 5일 개봉. ⓒ 프로덕션 I.G


모름지기 오래된 집 다락방에는 요괴 한 두 명(?)쯤 살아야 한다. 수백 년쯤 안 닦아 황금색이 된 이빨과 가슴까지 늘어지는 혓바닥을 가진 요괴들은 적당히 수상하게 생겼다. 이들은 낡은 마룻바닥 위를 삐거덕거리며 돌아다니고, 몰래 부엌으로 와 푸딩을 훔쳐 먹는다.

<모모와 다락방의 수상한 요괴들>은 11살 소녀 모모가 다락방 요괴 3인방을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작은 소동을 담은 애니메이션이다.

모모는 엄마를 따라 도시에서 작은 섬 시오지마로 이사를 왔다. 사고로 아빠를 잃은 후, 다소 의기소침해진 그는 자신의 눈에만 보이는 요괴들 때문에 당황하지만 곧 그들과 함께 사는 방법을 익힌다.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에는 인간 깨나 먹어 치웠다는 요괴들도 더 이상 무서운 존재가 아니다. 사람들 눈에 안 보이게 움직이거나, 독가스를 분출할 뿐 특출한 능력이 없어 보이는 이들은 이 영화에서 큰 웃음을 담당한다.

여기까지는 그저 우스꽝스러운 요괴들과의 판타지 모험담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모모와 다락방의 수상한 요괴들>의 원제는 <모모에게 보내는 편지>다. 이는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편지 한 장과 마지막의 또 다른 편지를 의미한다.

모모는 일 때문에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아빠에게 "안 돌아와도 돼!"라고 매몰차게 대하지만, 그것이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다. 논문은 잘 쓰지만 편지는 서툰 아빠는 '모모에게'라고만 적은 종이 한 장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하늘과 소통한다는 요괴들을 통해 모모는 아빠가 다 쓰지 못한 마음을 전달받는 것은 물론,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결국 <모모와 다락방의 수상한 요괴들>은 엄마에게 퉁명스럽고, 섬 아이들과 인사도 제대로 못 나눴던 소심한 모모가 한뼘 더 크는 성장담에서 빛을 발한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치히로가 돼지로 변한 부모를 되찾기 위해 신의 세계에서 분투했던 것처럼, 판타지의 신비로운 힘을 살짝 빌린 11살 소녀의 '여름방학 일기장'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이 작품을 연출한 오키우라 히로유키 감독의 전작이 <인랑>이라는 점이다. 잔혹한 인간성을 피가 튀기고 살점이 떨어지는 사실적인 작화로 그려낸 <인랑>이 각본을 맡았던 오시이 마모루의 작품에 가까웠다면, 오키우라 히로유키가 무려 7년 동안 만들어낸 두 번째 작품 <모모와 다락방의 수상한 요괴들>이 그의 정서에 더 가까울 것이라 추측된다.

이밖에 이 작품에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원령공주>의 작화를 담당했던 안도 우마사시와 <마녀배달부 키키>의 미술감독 오노 히로시가 스태프로 참여했다. 제작진은 <벼랑 위의 포뇨>의 배경이 되기도 했던 일본 세토내해에 오랜 기간 머물며 9570매에 달하는 사진을 찍었고, 이를 토대로 영화의 배경을 하나씩 그렸다. 방학 때 바닷가 할머니 댁에 놀러간 것 같은 푸근한 느낌의 아트워크는 이 영화가 선물하는 덤이다.

한편, 국내에서는 <개그콘서트>의 김준현·양상국·안윤상이 요괴 3인방의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7월 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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