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서울 소공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영화 <도둑들> 제작보고회에서 수많은 사진기자들이 배우 오달수, 김수현, 김해숙, 최동훈 감독, 배우 김혜수, 김윤석, 전지현, 이정재의 포토타임을 취재하고 있다.

12일 오전 서울 소공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영화 <도둑들> 제작보고회에서 수많은 사진기자들이 배우 오달수, 김수현, 김해숙, 최동훈 감독, 배우 김혜수, 김윤석, 전지현, 이정재의 포토타임을 취재하고 있다. ⓒ 이정민


영화 <도둑들>엔 뛰어난 배우들의 면모만큼이나 개성 넘치는 캐릭터 이름이 특징이었다. 범죄 전체를 설계하는 마카오박, 금고털이 전문범 팹시, 늘 입에 껌을 씹고 다니는 씹던껌 등이 대표적인 예.

극에서 각 캐릭터들은 세계 최고의 다이아몬드를 훔치기 위해 모인 도둑들인 만큼 실명이 아닌 이러한 별명으로 서로를 부르고 확인한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겠지만 어감부터 풍기는 묘한 느낌에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별명들은 대체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영화의 연출을 맡은 최동훈 감독이 이에 대해 입을 열었다. 여기서 잠깐. 최동훈 감독이라면 그간 <범죄의 재구성> <타짜> <전우치>를 통해 화려한 액션과 영상미를 선보인 사람이다.

이번 영화엔 올스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화려한 배우진이 대거 몰렸다. 김윤석·김혜수·이정재·전지현·김해숙·오달수·김수현 등 최동훈 감독의 숙원이었던 배우들이 모두 합류한 것. 그만큼 그에 어울리는 강한 캐릭터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12일 오전 서울 소공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영화 <도둑들> 제작보고회에서 팹시 역의 배우 김혜수와 마카오박 역의 배우 김윤석이 다정한 모습으로 입장하고 있다.

12일 오전 서울 소공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영화 <도둑들> 제작보고회에서 팹시 역의 배우 김혜수와 마카오박 역의 배우 김윤석이 다정한 모습으로 입장하고 있다. ⓒ 이정민


마카오박의 원조는 쿠웨이트박? 그리고 김혜수 보고 팹시라니...

영화 <도둑들>의 제작보고회가 12일 오전 서울 소공동의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최동훈 감독은 영화 캐릭터들의 별명에 대해 "극중 캐릭터가 관객들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면서 자신의 의도를 분명히 말했다. 출처도 다르고 유래도 다르지만 계속 듣고 되뇌다 보면 관객들 머리 속에 콕 박힐 수 있을 것이란 심산이었다.

최동훈 감독에 따르면 영화의 중심인물 중 하나로 범죄 전체를 설계하는 마카오박(김윤석 분)은 쿠웨이트박에서 왔다는 정황이 강했다. 쿠웨이트박이라 하면 1980년대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왕릉일기>에서 배우 최주봉이 맡았던 캐릭터. 쿠웨이트 킬러로 불리는 국가대표 축구선수 박주영을 쿠웨이트박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 역시 최주봉의 쿠웨이트박에서 딴 이름이다.

극 중 팹시는 김혜수가 맡은 캐릭터다. 전문 금고털이범인 팹시는 자태 역시 매혹적이었는데 알고 보니 팹시는 감독과 스태프들이 과거 김혜수가 연애를 할 당시 그를 두고 불렀던 별칭이었다. 일종의 은어였던 셈.

 12일 오전 서울 소공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영화 <도둑들> 제작보고회에서 뽀빠이 역의 배우 이정재와 예니콜 역의 배우 전지현이 다정한 모습으로 입장하고 있다.

12일 오전 서울 소공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영화 <도둑들> 제작보고회에서 뽀빠이 역의 배우 이정재와 예니콜 역의 배우 전지현이 다정한 모습으로 입장하고 있다. ⓒ 이정민



 12일 오전 서울 소공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영화 <도둑들> 제작보고회에서 뽀빠이 역의 배우 이정재가 질문에 답하는 동안 팹시 역의 배우 김혜수가 바라보고 있다.

12일 오전 서울 소공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영화 <도둑들> 제작보고회에서 뽀빠이 역의 배우 이정재가 질문에 답하는 동안 팹시 역의 배우 김혜수가 바라보고 있다. ⓒ 이정민


 12일 오전 서울 소공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영화 <도둑들> 제작보고회에서 앤드류 역의 배우 오달수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12일 오전 서울 소공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영화 <도둑들> 제작보고회에서 앤드류 역의 배우 오달수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이정민


전지현은 애니콜 아닌 예니콜...오달수는 영국왕자?

이정재의 뽀빠이라는 캐릭터는 그냥 예전부터 감독이 쓰고 싶었던 이름이었단다. 일종의 숙원이기도 했는데 극중 한국 도둑들의 두목인 만큼 그에 어울리는 이름을 배치한 셈. 한편 매번 입에 껌을 달고 사는 김해숙의 씹던껌 캐릭터는 감독이 방바닥에 붙은 껌을 보고 착안한 이름이었다.

줄타기의 달인인 예니콜은 전지현의 캐릭터였다. 이름에서 휴대폰 상표를 연상하기 십상인데 역시 그것이었다. 최동훈 감독은 "상표 이름이고 해서 그대로 쓸 수는 없었고, 원래는 범죄를 실행한다고 하면 예! 하고 달려간다는 느낌에서 따왔다"고 그 기원을 밝혔다.

다소 황당하게 생긴 별명도 있었다. 예를 들면 뭔가 있어 보이는 오달수의 앤드류라는 이름은 그냥 실존하는 영국 왕자의 이름이었다. 또한 막내 김수현이 맡은 잠파노는 이탈리아의 거장 페델리코 펠리니 감독의 영화 <길>(1953)에서 앤서니 퀸이 맡았던 배역의 이름에서 가져온 것.

개성 있는 캐릭터들의 이름만큼 각 배우들은 저마다 맡은 액션을 대역 없이 실제로 소화했다는 후문이다. 김혜수는 밀폐된 공간에서 잠수를, 김윤석과 전지현은 와이어를 달고 고공 낙하를 직접 선보였다. 긴박한 액션과 드라마로 관객의 눈과 마음을 훔치겠다는 각오가 돋보이는 영화 <도둑들>은 오는 7월 25일 개봉한다.

 12일 오전 서울 소공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영화 <도둑들> 제작보고회에서 씹던껌 역의 배우 김해숙과 잠파노 역의 배우 김수현이 다정한 모습으로 입장하고 있다.

12일 오전 서울 소공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영화 <도둑들> 제작보고회에서 씹던껌 역의 배우 김해숙과 잠파노 역의 배우 김수현이 다정한 모습으로 입장하고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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