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방영한 MBC <일밤-나는가수다2>에 출연한 가수 한영애

지난 10일 방영한 MBC <일밤-나는가수다2>에 출연한 가수 한영애 ⓒ MBC


"나는 가수인데 왜? 나를 모르는 대중과 인사하고 싶었다."

지난 10일 MBC <일밤-나는가수다2>(이하 <나가수2>)에 모습을 드러낸 가수 한영애. '소리의 마녀'로 불리는 그녀는 정확히 데뷔 35년차 가수다.

'누구 없소', '코뿔소', 10일 <나가수2>에서 함께 경쟁선상에서 경연을 펼친 JK 김동욱에 의해 재해석된 '조율'까지.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한 이력답게 허스키하면서도 풍부한 발성. 카리스마 넘치는 남다른 목소리는 대한민국 가요계의 한 획을 그었다. 그래서 한영애가 <나가수2>에 모습을 드러낸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짐짓 귀가 의심스러웠다. 작년 <나가수>에 임재범, 인순이가 등장했을 때와는 또 다른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한영애는 평소 그녀다운 목소리로 '이별의 종착역'을 열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하위권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들여야했다. 전설의 귀환치곤 다소 실망스러운 순위다. <나가수2>를 들었다 놨다 하는 호평. 그녀의 노래를 듣고 기립 박수를 친 청중평가단이 더러 보였지만 천하의 한영애 마저도 첫 무대의 저주(?)를 깨트릴 수 없었다.

그러나 정작 한영애 본인은 순위에 초연한 자세를 보여 눈길을 끈다. 그녀에게 <나가수2>는 반드시 승전보를 울려야하는 전쟁터가 아니라 재미있는 게임이었다. 애초부터 그녀가 <나가수2> 청중평가단과 몇몇 시청자들이 주는 점수에만 연연했다면 35년 전설이 구태여 <나가수2>에 자진왕림을 선택했을까 싶기도 하다. 한영애는 그녀의 말처럼 이미 가수고 한영애다. 그녀가 하필이면 첫 등장에 첫 무대에 나서 운이 없게 '고별 가수전'으로 밀려나도 어느 누구도 관록의 한영애를 하위권 가수로 생각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30년이 넘은 세월동안 뮤지션으로서 대중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한영애는 이번 <나가수2>를 통해 자신을 모르는 대중들과 인사하고 싶어서 출연을 하였다고 고백한다. 그런데 한영애는 아이돌 일색은 공중파 음악 프로그램에서만 보기 힘든 가수였을 뿐, 지금까지도 계속 무대에서 자신의 노래를 해왔고 그녀의 노래를 찾아준 관객들과 호흡해왔다. 그러나 더 많은 사람들, 그리고 자신의 노래와 이름조차 잘 모르는 젊은 대중들을 만나기 위해 한영애는 굳이 레전드 가수에게는 위험 부담이 커 보이는 <나가수2> 출연을 택했다.

한영애 뿐만 아니라, 탈락에서 오는 극도의 긴장감에 불면증에 시달릴 것을 각오하면서 실력파 가수들이 <나가수2>의 문을 두드리는 것은 <나가수2>만큼 더 많은 대중들과 교류할 수 있는 열린 장소가 변변치 않은 것도 크다.

공연장에서도 대중을 만날 수 있고, KBS <열린 음악회> 등 다른 음악프로그램에서도 노래를 부를 수 있지만, <나가수2>처럼 다양한 귀를 가진 관객들 앞에서 진지하게 음악에 몰두할 수 있는 무대는 흔치않다. 그래서 전설 급으로 추앙받는 한영애도, 인디 계에서 조용히 실력을 쌓았던 떠오르는 신성 국카스텐도 <나가수2>의 무대 위에서 자신들을 잘 모르는 대중들의 감정을 움직이기 위해 진심을 다해 목소리를 낸다.

지난 주 3일 열린 <나가수2> A조 경연에서 1위를 차지하여 일약 스타가 된 국카스텐. 지난 10일 대표곡 '거울'로 특별 무대를 꾸민 국카스텐은 <나가수2> 출연 이후 대중들과 호흡하는 법을 배웠다며, 순위보다 값진 가수의 의미를 되짚어낸다.

 지난 10일 MBC <일밤-나는가수다2>에서 특별무대를 선사한 국카스텐

지난 10일 MBC <일밤-나는가수다2>에서 특별무대를 선사한 국카스텐 ⓒ MBC


"진심으로 노래를 불러서 성대로 사람들을 감동을 주는 게 가수다." (국카스텐 보컬 하현우)

<나가수2>에 출연하기 이전까지 국카스텐은 자신들만 최선을 다해서 잘 하면 된다 싶었다고 한다. 그러나 국카스텐이란 밴드가 낯설법한 연세 지긋한 어르신들도 생소한 자신들에게 박수치고 호응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자신들이 대중들에게 편견을 가진 것은 아닌지 많은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들을 응원하는 대중들에게 더 큰 감동을 안겨주기 위해 음악을 더욱 열심히, 부지런히 해야겠다는 다짐과 각성을 가지게 하는 무대. 그게 가수들이 <나가수2>에 올라서는 주된 이유가 아닐까.

한영애는 <나가수2>의 출연을 두고 '새옹지마'라고 평했다. 상위권, 하위권결과에 관계없이 한영애 답게 <나가수2> 자체를 즐기고 싶단다. <나가수2> 무대를 통해 대중들에게 자신의 노래를 알리고,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한영애.

어떤 경우라도 한영애인 한영애 에게 표면적인 순위부여는 무색할 뿐이다. 한영애 같은 전설의 가수가 <나가수2>에 출연하여 그녀의 진심어린 목소리로 감동을 주는 것만으로도 <나가수2> 시청자에게는 '행복'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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