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일본 도쿄 부도칸에서 열린 콘서트 <식스 뷰티풀 데이즈>에서 2PM 멤버들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31일 일본 도쿄 부도칸에서 열린 콘서트 <식스 뷰티풀 데이즈>에서 2PM 멤버들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 JYP엔터테인먼트


신출내기 기자로 일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현장을 다니며 좋은 점이 하나 있다. 바로 스타의 다양한 모습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는 것.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에서 만났던 이들을 멀면 5m, 가까우면 50cm 앞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생경한 경험이다. 여기에 더해, 현장에서만 일어나는 재미있는 일화들도 일하는 즐거움 중 하나다.

일본 부도칸에서 열린 2PM 콘서트를 취재하면서 이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볼 기회가 있었다. 현지 팬들의 2PM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일도 있었다. 5개의 기사를 썼지만, 그 속에 다 담을 수 없는 것들이었다. 그래서 따로 마련했다. 왜 '좋은 것은 나누면 배가 된다'는 말도 있지 않나. 굳이 주제를 밝히자면 '2PM 부도칸 콘서트, 이런 일도 있었다!'쯤 될까나. 

#1. '울상준호', 잘하겠다는 마음에 박자가 그만…

"아, 잘하려는 마음에 (박자가) 앞서간 거예요. 진짜 연습 열심히 했는데!"

31일 일본 도쿄. 이날 콘서트 솔로 무대에서 드럼을 연주했던 2PM 준호는 연신 안타까워했다. 한국 취재진들이 이날 공연을 관람하게 됐다는 소식을 미리 전해 들은 준호는 내심 '다 죽여버리겠다'(!)는 마음이었단다.

그런데 정작 실전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마음이 앞섰던 탓인지 박자가 빨라지고 말았던 것. 준호는 뒤풀이 자리에서 이 일화를 전하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동석한 취재진들이 "아니다, 진짜 멋있었다" "우리는 몰랐다"며 엄지손가락을 추어올리자, 그제야 준호의 얼굴엔 미소가 어렸다.

 31일 일본 도쿄 부도칸에서 열린 콘서트 <식스 뷰티풀 데이즈>에서 2PM 멤버들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31일 일본 도쿄 부도칸에서 열린 콘서트 <식스 뷰티풀 데이즈>에서 2PM 멤버들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 JYP엔터테인먼트


#2. 세상 떠난 아버지 그린 준수의 노래에 멤버들은 '엉엉'

"무대에서 내려왔는데 다들 엉엉 울고 있는 거예요. 깜짝 놀랐지 뭐에요."

6일간 치러진 2PM 일본 부도칸 공연에서, 멤버들은 각각 하루씩을 맡아 솔로 무대를 선보였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 이 중 30일 솔로 무대를 선보였던 준수는 자신이 직접 작사·작곡한 노래를 불렀는데, 그 중 하나가 '편지를 쓴다'는 곡이었다.

이는 지난 1월 급작스럽게 유명을 달리한 그의 아버지에게 바치는 노래. 준수는 피아노를 치며 담담하게 노래를 불렀고, 무대에서 내려간 순간 놀라운 광경을 보았다고 한다. 바로 멤버들이 그의 노래를 들으며 눈물을 쏟고 있었던 것. 스태프들도 북받치는 감정에 모두 숙연했다고. 후에 준수는 '울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멤버들이 다 우는데) 나까지 울면 안 될 것 같아서 오히려 꾹꾹 참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3. 2PM 신곡 '뷰티풀' 안무, 어디서 봤더라? 

최근 2PM이 일본에서 발매한 신곡은 '뷰티풀'(Beautiful)이다. 우영의 말을 빌려 설명하자면 "선을 강조하는 안무"가 담긴 노래다. 또 하나의 포인트가 바로 후렴구에 등장하는 '의자춤'. 의자를 등지고 손을 짚은 채 웨이브를 넣거나 의자를 타고 넘는 동작이 인상적이다. 그런데 이 동작, 어디서 본 것 같다. 바로 1989년 촬영된 배우 이종원의 스포츠 브랜드 광고다!

이 이야기를 듣고 "그건 몰랐다"며 크게 웃던 우영은 안무에 얽힌 비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처음 '의자가 나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속으로 '이번엔 좀 편하겠구나'라고 생각했다는 우영. 연습에 들어가곤 그 생각이 잘못된 것임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안무를 보는데) 의자를 갖고 던지고 받고 타고 넘고 난리가 났더라"며 "솔직히 의자를 밟고 넘어갈 땐 조금 무섭기도 하다"고 털어놓아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비교를 위해 준비했다. 왼쪽은 배우 이종원이 1989년 찍은 '리복'광고, 오른쪽의 두 사진은 2PM의 일본 싱글 '뷰티풀'의 장면들이다.

비교를 위해 준비했다. 왼쪽은 배우 이종원이 1989년 찍은 '리복'광고, 오른쪽의 두 사진은 2PM의 일본 싱글 '뷰티풀'의 장면들이다. ⓒ (좌)리복/(우)JYP엔터테인먼트


#4. 일본에도 '사생팬'은 있었다

"여러분, 지금 차 세 대가 따라붙었답니다. 길을 빙빙 돌아가고는 있지만 아시다시피 버스가 승용차를 따돌리기에는…."

현지 팬 중에도 '사생팬'이 있었다. 31일 2PM의 콘서트가 끝나고 뒤풀이를 향해 이동하던 길. 버스 안에서 현지 가이드를 맡은 분이 돌연 마이크를 잡고 위와 같이 말했다. 한국 취재진들이 탄 버스임을 안 팬들이 뒤풀이가 있을 것이라 짐작했던 것. 실제로 이들은 목적지까지 따라와 술집 한켠에 자리를 잡았다. 물론, 멀리서 2PM을 바라보기만 했을 뿐 별다른 행동을 하지는 않았다.

이렇듯 적극적이면서도 역동적인 한국 팬들과는 달리, 일본 팬들은 좀 더 일사불란하고 정적이었다. 공연 관람 도중에도 이들은 기립한 상태에서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질서를 지켰다. 다만, 이 질서가 흐트러지는 순간이 있었으니 바로 천장에서 폭죽과 꽃잎이 내려올 때였다.

사람들이 이리저리 움직이자 경호원이 이를 주워 건네주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이유는 후에 밝혀졌다. 우영에 따르면 그 속에는 멤버들의 친필 메시지가 들어 있었다고. 그러니까 이는 자신을 사랑해 주는 팬들에 대한 2PM의 작은 보답이었던 셈이다.

2PM 부도칸 한류 이종원 사생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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