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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방송된 KBS 2TV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에 출연한 노브레인

26일 방송된 KBS 2TV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에 출연한 노브레인 ⓒ KBS


"나는 나는 나는 너의 기쁨이야"

26일 방송된 KBS 2TV <불후의 명곡2-전설을 노래하다>(이하 <불명>)에서는 윤복희·윤항기 남매가 불렀던 곡들이 후배 가수들에 의해 새롭게 리메이크됐다. 가수 윤복희 '여러분'의 한 소절처럼 <불명>은 매주 토요일 저녁 시청자의 기쁨이 되고 있다.

시즌 1 격이었던 <불후의 명곡>(2007)은 매주 한 가수를 선정해 그의 히트곡을 듣고 배우는 프로그램으로, MC 탁재훈에게는 KBS 연예대상까지 안겨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이후 그 이름을 물려받은 <불명>이 방영됐을 때 시청자들의 첫 반응은 극과 극이었지만, 방송이 거듭될수록 <불명>는 성장해 나갔다.

이는 바로 장르의 다양성을 추구한 덕이었다. 대중가요 위주라는 혹평은 임태경·소냐와 같은 실력파 뮤지컬 배우들이 합류하면서 무마됐고, 아이돌 일색이라는 평가도 린·노브레인 같은 선배 가수들의 출연으로 보완되었다. 자리에 함께한 '전설'들 역시 후배들의 무대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원작자도 감동하는 무대에 명곡판정단도 환호한 것은 물론이다.

긴 녹화 시간 속에서 빛나는 MC 신동엽의 '미친 존재감'

 지난 19일 방송된 KBS 2TV <불후의 명곡2-전설을 노래하다>의 한 장면

지난 19일 방송된 KBS 2TV <불후의 명곡2-전설을 노래하다>의 한 장면 ⓒ KBS


<불명>에는 총 세 명의 MC가 있다. 경연 현장에서는 개그맨 신동엽이, 대기실에서는 가수 문희준과 전현무 아나운서가 분위기를 주도한다. 그중에서도 신동엽은 <불명>의 기둥 같은 존재다. 안방에서 방송을 볼 때, 무대 간의 시차는 길어도 5분 정도다. 하지만 방송 현장에서 무대가 바뀔 때는 15분에서 20분 정도 준비 시간이 소요된다.

1시간 30분가량의 방송분량을 위해서는 5시간의 녹화방송이 필요하다고 한다. 신동엽은 긴 녹화 시간 동안 500명의 명곡판정단과 전설로 초대된 게스트들이 지치지 않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도 명곡 공연과 더불어 신동엽의 현장 진행에 감동 받았다는 방청객들이 많다. 대기실·제작진·게스트 그리고 방청객까지 아우르는 MC 신동엽에게 '미친 존재감'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주고 싶다.

<불명>은 매주 후배 가수들이 전설의 노래를 각자의 스타일로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이뿐이라면 여타 음악 방송과 <불명>은 특별히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신동엽의 위트 넘치는 진행은 <불명>을 토요일 예능 일인자가 되는데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

전현무, '김구라 대행' 딱지를 떼기 위해선 갈 길이 멀다

 지난 19일 방송된 KBS 2TV <불후의 명곡2-전설을 노래하다>의 한 장면

지난 19일 방송된 KBS 2TV <불후의 명곡2-전설을 노래하다>의 한 장면 ⓒ KBS


<불명>에는 갑작스럽게 하차한 사람이 있다. 바로 MC 김구라다. 김구라는 막말 사태로 물의를 빚은 후 잠정적으로 방송중단을 선언한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 대체 MC로 들어온 사람이 전현무 아나운서다. 분명 전현무 아나운서는 현재 방송 삼사를 통틀어 소위 가장 잘 나가는 아나테이너다(아나운서+엔터테이너의 줄임말).

하지만 일부 시청자들은 그를 불편해하고 있다. 김구라는 MBC <황금어장-라디오 스타>에서도 작곡가이자 가수인 윤종신에게도 밀리지 않을 정도의 해박한 음악지식을 가지고 있는 MC였다. 동시에 베테랑 MC이자 프로그램의 맏형으로 대기실의 분위기를 주도해나갔다. 신동엽·김구라가 있었기에 <불명>이 자신만의 입지를 구축할 수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김구라의 자리에 전현무 아나운서는 아직 어색한 존재다.

<불명>은 어느 정도의 음악적 지식이 필요한 프로그램이다. 지난 19일 방송에서 전현무는 홍경민이 부른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에 대해 예의 그 '깐족대는' 태도로 혹평을 늘어놓았던 것이 단적인 예다. 전현무의 혹평에 린은 "가수들이 정말 열심히 연습한 걸 그렇게 쉽게 말씀하시냐"고 말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다.

전현무 아나운서가 홍경민과 무대 뒤에서는 얼마나 친분이 있는 사이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그것과 관계없이 홍경민이 진지하게 열창하는 모습을 희화하고, 나아가 곡이 전하는 감동을 격하시킨 자세는 MC로서 썩 바람직한 것은 아니었다. 하루 빨리 '김구라 대행 MC'가 아닌 MC 전현무로 입지를 굳혔으면 한다.

불후의 명곡2 전설을 노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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