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제1전시실에서 시민들이 고 노무현 대통령 추모 전시회를 관람하고 있다. 방송인 김제동 역시 오후 4시 50분에 현장에 도착해 시민들과 관람 후 약 1시간 뒤 돌아갔다.

9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제1전시실에서 시민들이 고 노무현 대통령 추모 전시회를 관람하고 있다. 방송인 김제동 역시 오후 4시 50분에 현장에 도착해 시민들과 관람 후 약 1시간 뒤 돌아갔다. ⓒ 이선필


고인은 말이 없지만 시민들은 하나같이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화관 제1전시실에선 지난 28일부터 고 노무현 대통령 추모 전시회가 열리고 있어요. 올해가 벌써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3주기였거든요.

9일 오후 해당 전시실을 찾았습니다. '노무현이 꿈꾼 나라'라는 이름으로 고 노무현 대통령의 사진과 영상 자료를 비롯해 각종 유품들이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평일 오후인데도 꽤 많은 시민들이 현장을 방문했어요. 학생으로 보이는 이들을 비롯해 주변 직장인, 아기를 업고 온 주부, 하얗게 센 머리의 노 부부 등, 성별과 연령층이 매우 다양했습니다.

 방송인 김제동

방송인 김제동 ⓒ 권우성

실은 방송인 김제동씨도 깜짝 방문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갔던 터였습니다. 본래 조용히 관람을 하다 마주치면 인사를 하려 했는데 현장에 도착한 이후 여러 기자들이 하나둘 모여 어느새 '취재진 그룹'이 만들어졌던 상황이었어요. 그래서인지 오후 4시 무렵 방문한다던 김제동씨의 모습은 오후 5시가 넘어서도 찾기 어려웠습니다.

확인해보니 이미 김제동씨는 현장에 있었답니다. 그의 소속사인 다음기획 김영준 대표와 함께 취재진을 피해서 방문을 한 셈이었죠. 김영준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일정으로 방문한 것이고 추후 일정도 없습니다"라는 말이 돌아왔어요.

슬쩍 인터뷰라도 할 수 있을까 기대했지만, 방송인이기 이전에 그 역시 우리나라의 한 국민이자 구성원으로 방문한 것이라니 그 이상 재촉할 수는 없어보였습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 추모 3주기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제1전시실 전경.

고 노무현 대통령 추모 3주기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제1전시실 전경. ⓒ 이선필


'노무현이 꿈꾼 나라' 찾은 시민들, 여전히 그를 추모하고 그리워하고 있었다

김제동씨를 기다리며 여러 시민들을 만났어요. 많은 사람들이 한 손엔 카메라를 쥐고 저마다 전시회장을 거닐며 사진과 영상을 보고 있었죠.

아, 참고로 자원봉사자 분에게 물으니 평일엔 평균 3천 명 이상이 방문한다고 합니다. 지난 주말에만 하루 5천 명씩 들어왔대요. 새삼 대단한 열기였습니다. 오늘(9일)은 그나마 조금 방문자 수가 적은 상황이었어요. 오후 4시 30분까지 약 850명 정도 관람객이 들었습니다.

전시회장을 거닐며 '아이패드'로 열심히 사진을 찍고 계시는 분이 있기에 만나봤습니다. 서해열(41)씨는 "노무현 대통령을 사랑한다"며 잔잔한 목소리로 답하셨어요. 물어보니 통합민주당 당원이시라며 "절대 총선 때 새누리당을 뽑으면 안 된다. 조현오 전 청장 조사도 확실히 해야 한다"며 강하게 주장하시기도 했어요. 직장에서 잠시 쉬는 시간을 내 관람을 하고 계셨습니다.

'혹시 고등학생 커플?'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앳돼 보이는 커플도 있었어요. 쑥스러워 하시는 걸 어렵게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무료로 한다고 하기에 들어왔다"며 "마음이 짠하고 대단하신 분 같았는데 보고싶다"고 답하시는데 알고 보니 21살 대학생 커플이었어요. 투표권도 엄연히 있답니다. 아쉽게 이번 총선 때 투표는 못했다는데 올해 대선 땐 꼭 투표하시길!

또 홀로 전시회장을 거닐고 있는 학생 분을 만났어요. "여자 친구도 많이 좋아하고 나에게도 괜찮았던 대통령 꼽으라면 세 손가락 안에 그 분을 꼽을 수 있다"고 말하던 훈남 대학생이었어요. 하정우가 아닌 허정우(26)씨. "한산한 줄 알았는데 사람들이 많아서 아직까지 희망은 있구나 생각했다"라며 "사회에 나가면 꼭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나름의 각오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기억할게요!

많은 이슈들이 터졌던 9일 반나절, 서울 광화문 한켠에는 이렇게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추모하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기사를 정리하다 전화 한 통이 왔네요. 노무현 재단 관계자 분을 알아두길 잘했습니다. 김제동씨는 4시 50분 정도에 현장에 오셨다가 조용히 관람을 하시고 돌아가셨대요. 그 감흥, 참 궁금하지만 가슴 깊이 간직한 채 추후 다시 뵐 때 물을게요. 참 이번 전시회는 오는 14일까지 진행한답니다.

 9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제1전시실에서 시민들이 고 노무현 대통령 추모 전시회를 관람하고 있다.

9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제1전시실에서 시민들이 고 노무현 대통령 추모 전시회를 관람하고 있다. ⓒ 이선필


김제동 노무현 조현오 힐링캠프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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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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