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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①] <이주, 그 먼 길>
이세기 씀, 후마니타스 펴냄, 2012년 4월, 304쪽, 1만3000원

'찬드라'라는 여인이 있었다. 한국말을 못한다고 정신병자 취급을 받아 7년간 정신병원에 감금된 이주노동자. 20년 가까운 세월이 흘러 이주민 출신 국회의원까지 나온 지금, 그들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이 책은 시인이자 인권활동가인 저자가 이주민의 노동과 삶, 그리고 귀환에 대해 쓴 르포집이다.

지난 3월, 불법체류 단속을 피하던 이주노동자가 또 목숨을 잃었다. 한쪽에선 다문화시대를 이야기하고 한쪽에선 '불법사람'이라 내쫓는 웃지 못할 코미디. 저자는 이주민들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통해 배제와 차별, 일방적 통합을 강요하는 우리 현실을 비판한다. 특히 본국으로 돌아간 이주민들의 목소리를 담아낸 것에 관심이 간다.

[새책②] <자본주의, 미국의 역사>
전상봉 씀, 시대의창 펴냄, 2012년 4월, 428쪽, 1만8000원

한국과 가장 가까운 나라가 어디일까? 좋든 싫든 미국을 꼽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는 미국이 '대세'라며 미국경제, 미국정치, 미국문화를 따라하는 데 열심이지만, 미국이 세계의 '짱'이 된 것은 불과 20년밖에 되지 않는다. 이 책은 경제를 중심으로 미국의 흥망사를 정리한 책이다.

1차대전 이후 냉전체제를 통해 자본주의 대표국가가 된 미국은 1991년 소련의 붕괴로 '세계제국'에 등극했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와 2011년 '월가시위'로 흔들리고 있는 '팍스 아메리카나'. 미국의 역사는 자본주의의 역사라는 점에서 경제를 중심으로 미국 현대사를 재조명했다. 그 속에 피해자 혹은 동조자로 등장하는 우리의 모습이 씁쓸하다.

[새책③] <마르크스가 내게 아프냐고 물었다>
류동민 씀, 위즈덤하우스 펴냄, 2012년 4월, 280쪽, 1만3800원

2000년대 말 세계적 금융위기 이후 자본주의의 미래에 대한 여러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와 동시에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오래된' 이름, 마르크스. 너무 어려워서, 혹은 '빨갱이'가 될까봐 쉬이 다가가지 못했던 이름이다. 이 책은 마르크스의 '한 줄' 문장을 통해 오늘날 자본주의를 고찰한 마르크스 해설서이다.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바로 '인간'이다. '위로'라는 이름으로 근거 없는 희망을 강요하거나 개인적 성찰 없이 '구조개혁'만 주장하는 상반된 현실. 저자는 인간성 회복의 관점에서 마르크스의 사상을 이야기하며 이 둘을 모두 경계한다. 오늘날의 삶 속에 찾은 이야기와 친절한 문장을 통해 마르크스에 대한 호기심을 채워준다.

[새책④] <의료 보험 절대로 들지 마라>
김종명 씀, 이아소 펴냄, 2012년 4월, 248쪽, 1만3000원

가끔씩 누가 나한테 '보험은 들어놨냐'고 물으면, 나는 농담으로 '네 개나 들어놨다'고 말한다. 그 정체는 바로 '4대보험'. 주위에서는 '민간 의료보험 하나 없이 불안하지 않냐'고들 묻지만, 보험사를 뭘 보고 믿느냐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이 책은 보험상품의 허와 실, 그리고 보험사의 꼼수를 낱낱이 파헤친 책이다.

병에 걸리면 병 때문이 아니라 돈 때문에 죽는 세상. 민간 보험사는 이런 '불안'을 팔아 돈을 번다. 하지만 저자는 '평생보장이란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라 단언하고, 국민건강보험 보장률을 높이는 것만이 의료불안을 없애는 유일한 길이라 역설한다. 치밀한 자료 분석과 현직 의사로서 겪은 경험을 통해 설득력을 더했다.

[새책⑤] <공교육 천국 네덜란드>
정현숙 씀, 한울 펴냄, 2012년 4월, 196쪽, 1만7000원

서울의 '집값 지도'를 보면, 집값이 높은 곳과 '명문학군'의 위치는 절묘하게 일치한다. 좋은 학교, 큰 학원이 있는 곳으로 '맹모삼천'의 정성을 아끼지 않는 부모들. 대학 교육까지 한 아이 양육에 평균 2억6000만 원이 든다는 우리의 현실이다. 이 책은 네덜란드의 교육문화를 소개하며 한국인들의 교육 가치관에 의문을 던지는 책이다.

대학 진학률 15%. 하지만 네덜란드 부모들은 '대학 가야 사람 된다'는 한국 부모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학원과 과외 없이 '어린이 행복지수 세계 1위'를 만든 교육 선진국 네덜란드. 10년간 네덜란드에서 세 아이를 교육시킨 저자가 자신의 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공교육 천국'의 비결을 전해준다.


이주, 그 먼 길 - 우리 사회 아시아인의 이주ㆍ노동ㆍ귀환을 적다

이세기 지음, 후마니타스(2012)


태그:#새책, #신간, #책소개, #이세기, #전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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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는 사람. <사다 보면 끝이 있겠지요>(산지니, 2021) 등의 책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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