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해 2002-2003 시즌 우승 후 김주성

데뷔 첫 해 2002-2003 시즌 우승 후 김주성 ⓒ KBL


2011-2012 시즌이 끝나고 이제 농구계 화두는 올림픽 예선이다. 농구대표팀은 7월 2일부터 8일까지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최종예선을 치른다. 올림픽 직행 티켓이 없는 대한민국은 러시아, 도미니카공화국과 C조에 소속돼 있다. 총 12개 국가 중 3위까지만 런던 올림픽 본선에 오를 수 있다.

최종예선전은 대륙별 선수권대회에서 출전권을 갖지 못한 국가가 나오는 대회다. 우리가 조별 예선에서 만날 러시아는 안드레이 키릴렌코가 버티고 있다. 키릴렌코는 NBA 유타 재즈에서 뛰는 러시아 농구의 상징이다. 도미니카 공화국에는 NBA 애틀랜타 호크스에서 뛰는 센터 알 호포드가 버티고 있다.

러시아는 스페인 프랑스에 이어 지난해 유럽선수권대회 3위를 차지했다. 도미니카공화국은 아메리카선수권대회 3위로 아깝게 올림픽 본선 직행을 놓쳤다. 러시아는 FIBA랭킹 11위다. 도미니카공화국은 25위다. 한국은 31위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이 밀린다.

한국이 올림픽 본선에 나갈 가능성은 희박하다. 중국도 아직 버거운 한국에게 그 이상은 아직 버겁다. 1998년 이후 세계무대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남자 농구에 있어서는 변방국으로 밀렸다. 쓰지만 삼켜야 할 사실이다.

한국 농구 대표팀은 2008년 김남기 감독의 전임체제가 깨졌다. 이후 관례적으로 KBL 챔피언결정전 우승 감독이 대표팀을 이끌었다. '짧고 굵은' 대회 준비로 대표팀 운영을 해온 셈이다.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짧고 얇은 준비였을 수도 있다. 이번에도 대표팀 감독은 이상범 감독에게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안하게도 우승을 하면 대표팀 부담감을 끌어안아야 한다.

감독 선임과 대표팀 운영에도 문제점이 있지만, 나는 선수 선발을 주목하고 싶다. 이제 대표팀 골밑은 새로 가다듬어야 한다. 가드와 슈터 부분보다 골밑 세대교체가 더 시급하다.

김주성이 이제는 대표팀을 떠나야 할 시점이라 생각한다. 엄밀히 말하면 '김주성이 대표팀을 떠난다'가 아니라, '대표팀이 김주성을 배려한다'가 맞을지도 모르겠다. 지난해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를 마치고 김주성 대표팀 은퇴 얘기가 나왔다. 하지만 대표팀 은퇴는 시기상조라는 의견과 개인 의사보다는 '국가'가 중요하다는 가치관이 얽혀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상범 감독도 김주성 선발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김주성 없는 대표팀은 쉽지 않아 보인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 대비해 김주성은 이제 놔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1979년생인 김주성도 어느 덧 34세 노장이다. 10년 이상을 대표팀에서 활동하며 김주성은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다. 김주성은 골밑에서 파워로 승부하는 유형이 아니었고 지금도 아니다. 때문에 더욱 힘에 부쳐 보인다.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부터 체력적인 문제가 끊임없이 언급됐다.

일부 팬들은 '헐리웃'이라 김주성을 폄하하지만 김주성이 데뷔 시절과 '리즈 시절'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깔끔하게 올린 앞머리에 단정한 이미지가 강했다. 판정 항의라고는 쉽게 볼 수 없던 선수가 김주성이다. 효자에 깔끔한 매너를 갖추고 성실남의 대명사였다. 나이키 농구화가 대세던 시절에 투박한 디자인의 아디다스 농구화를 신던 수더분한 선수였다. 무엇이 김주성을 변화시켰는지 돌아볼 필요는 있다. 세월탓으로 돌리기엔 그 세월동안 너무 많은 땀을 코트에 쏟았다. 드웨인 웨이드처럼 "대표팀에서 뛰면 대가를 달라"고 한 적도 없는데 말이다. 

새 골밑 자원으로 오세근과 최진수는 필수다. 둘은 대표팀 경험도 있다. 올 시즌을 지나며 한국농구를 이끌 확실한 골밑 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최진수의 경우 3번 포지션 소화도 가능하다. 

경희대 김종규(207cm), 경복고 이종현(204cm)은 우수한 자질을 갖추고 있다. 김종규는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고 이종현은 한 경기 42리바운드 기록을 세웠다. 지금부터 차근차근 기회를 줘야한다.  

아시아 무대도 아닌 세계무대를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한 자리를 신예 선수로 채워야한다. 한국 농구대표팀이 런던에 가는 모습을 기대하는 농구팬은 드물다. 현실적인 목표도 준비도 2014 아시안게임, 혹은 그 이후를 노려야 한다.

덧붙이는 글 http://blog.naver.com/komsy
김주성 농구대표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