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는 1991년 개봉해 미국 전역에서 6개월 동안 장기 상영되며 전세계 박스오피스 3위까지 올랐던 명작이다. 1992년 제64회 아카데미에서 애니메이션 영화 최초로 작품상 후보에 올랐으며, 역대 애니메이션 중 최초로 골든글로브 뮤지컬, 코미디  부문 작품상을 수상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는 1991년 개봉해 미국 전역에서 6개월 동안 장기 상영되며 전세계 박스오피스 3위까지 올랐던 명작이다. 1992년 제64회 아카데미에서 애니메이션 영화 최초로 작품상 후보에 올랐으며, 역대 애니메이션 중 최초로 골든글로브 뮤지컬, 코미디 부문 작품상을 수상했다. ⓒ Disney


눈물까지 흘리며 봤던 영화는 다시 봐도, 같은 장면에서 눈물을 빼기 마련이다. 악당의 칼에 맞은 야수가 사랑하는 벨 앞에서 죽어가는 <미녀와 야수>의 클라이맥스 말이다. 마법이 풀려 왕자로 돌아올 수 있는 순간을 앞두고 야수는 눈을 감았다.

1991년에 만들어진 디즈니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가 11일 3D로 개봉했다. 지난해 <라이온킹 3D>가 먼저 개봉했지만, 디즈니가 3D 입체화를 시도한 것은 <미녀와 야수>가 먼저다.

20년 전 영화를 입체안경까지 쓰고 다시 봐야 하는 이유는 최신 기술보다는 여전히 과거에 호평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장점과 일치한다. 디즈니의 전문분야인 유려한 2D 셀 애니메이션의 감성과 더불어 최초로 사용된 컴퓨터 그래픽 기술의 조화, 그리고 이야기다.

물론 <미녀와 야수>의 이야기는 뻔하다. 숨을 거뒀던 야수는 벨의 진심 어린 사랑의 눈물 한 방울에 마법이 풀려 왕자로 부활하고, 사랑은 결실을 이룬다. 이는 '왕자와 공주가 만나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대요'로 압축할 수 있는 디즈니식 사랑론과 다르지 않다. 이야기를 가져온 해묵은 전래동화에서부터 애용된 소재다. 하지만 한편으로 여성들이 왕자를 꿈꾸는 한, 그러니까 거의 영원히 유효할 소재이기도 하다.

 <미녀와 야수> 속 야수의 성에는 마법에 걸린 캐릭터들이 있다. 촛대 루미에, 괘종시계 콕스워즈, 주전자 폿트 부인 등 저마다 독특한 개성을 가진 캐릭터가 재치를 더한다.

<미녀와 야수> 속 야수의 성에는 마법에 걸린 캐릭터들이 있다. 촛대 루미에, 괘종시계 콕스워즈, 주전자 폿트 부인 등 저마다 독특한 개성을 가진 캐릭터가 재치를 더한다. ⓒ Disney


재밌는 건, 20년이 지나 속세에 닳고 닳은 성인 관객으로서 본 야수의 매력이다. '짐승남'이니 '나쁜 남자'니, 거칠고 못되게 구는 남자가 도리어 인기 있는 세상에 야수씨야말로 치명적이다. "나랑 밥 먹을래, 쫄쫄 굶을래!"라고 포효한 것은 <미안하다 사랑한다> '소간지'보다 야수가 먼저였다. 소통의 방식은 차갑지만, 순정은 뜨겁다.

게다가 돈이 많다. 까짓, 추남이면 어떤가. 하루 종일 투어를 해도 모자랄 거대한 성을 소유한 땅 부자인데다가, 밥 한 끼 먹는데 오만가지 값비싼 식기 세트가 쇼까지 벌이는 마법 같은 나날이 내 것인데.

우리와 벨이 야수의 무엇에 끌려 사랑하게 되었든, <미녀와 야수>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마지막에 보상처럼 등장한 왕자에 있지 않다. 애초에 야수에 대한 벨의 사랑이 왕자로 변할 기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듯, 이 영화의 가장 큰 감동은 벨과 야수가 서로 사랑하고 있음을 알게 되는 순간에 찾아온다. 그래서 빤한 결말을 알고 봐도, 안구와 입체안경에 습기가 차는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더불어 3D 변환을 위해 다시 그린 캐릭터와 깊이감이 생기면서 주는 시각적인 감동은 덤이다. 특히 벨이 야수의 성에 들어와 첫 식사를 대접 받는 장면 '비 아워 게스트(Be Our Guest)'와 벨과 야수가 함께 춤을 추는 '뷰티 앤 더 비스트(Beauty and the Beast)'는 여전히 명불허전이다. 디즈니 특유의 뮤지컬 시퀀스는 지금은 흔히 볼 수 없어 오히려 새롭게 느껴질 것이다.    
     

미녀와 야수 애니메이션 디즈니 3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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