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토마' 이병규가 만루 홈런을 쏘아 올리며 승부조작 홍역을 치른 LG 트윈스의 개막전 승리를 이끌었다.

LG는 7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2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지난 시즌 통합 챔피언 삼성 라이온즈를 6-3으로 꺾었다.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와의 대결에서 거둔 '꼴찌 후보' LG의 예상을 뒤엎은 값진 승리였다. 

LG 타선은 1회부터 삼성 선발투수 차우찬을 괴롭혔다. 비록 주자 1, 3루의 찬스를 득점으로 연결시키진 못했지만 차우찬은 20개가 넘는 공을 던지고 나서야 힘겹게 1회 수비를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LG의 기회는 다시 찾아왔다. 3회초 선두타자 이대형의 볼넷과 최동수의 우전안타, 정성훈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만들었다. 곧이어 타석에 들어선 이병규는 차우찬의 높은 직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만루 홈런을 터뜨렸다.

지난 시즌 삼성과의 맞대결에서 무려 4할7푼이 넘는 타율을 기록한 '삼성 킬러' 이병규의 진가가 드러난 장면이자 프로야구 역대 개막전 7호 만루 홈런이었다.

LG는 4회초에도 선두타자 오지환이 우전안타로 출루한 뒤 박용택의 중전안타, 최동수의 몸에 맞는 볼 등으로 다시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4번 타자 정성훈이 차우찬의 직구를 받아쳐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LG는 6-0으로 달아났다.

LG, 달라진 '뒷문'으로 승리 지켜내

마운드에서는 선발투수 벤자민 주키치의 활약이 빛났다. 박현준이 승부조작으로 팀을 떠났고, 레다메스 리즈가 마무리 투수로 전업하면서 어깨가 더욱 무거워진 주키치는 정교한 변화구로 삼성 타선을 막아냈다.

6회 박석민에게 솔로 홈런을 맞은 것을 제외하고는 큰 위기 없이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주키치는 승리투수 자격을 갖추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LG의 위기는 뒤늦게 찾아왔다. 8회 구원투수로 등판한 이상열이 최형우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았고 박석민에게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 내주며 6-3으로 추격당했다. 삼성의 저력으로 볼 때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점수였다.

그러나 LG는 새로운 '뒷문' 리즈가 있었다. 9회말 마운드에 오른 리즈는 공 12개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세이브를 따냈다. LG 신임 사령탑 김기태 감독의 데뷔 첫승이었기에 더욱 뜻깊은 개막전 승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