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KBS 2TV <대국민토크쇼 안녕하세요>에 정다혜씨가 소개한 게임중독 친구는 현실과 게임을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했다. 사진은 게임중독 증상을 보이고 있는 정다혜씨 친구의 모습.

26일 KBS 2TV <대국민토크쇼 안녕하세요>에 정다혜씨가 소개한 게임중독 친구는 현실과 게임을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했다. 사진은 게임중독 증상을 보이고 있는 정다혜씨 친구의 모습. ⓒ KBS


[기사수정 27일 12시 50분]

"게임세계와 현실을 혼동하는 <게임폐인>이라는 개그 코너 많이들 아시죠? 여러분은 그런 게임폐인이 존재할까 싶겠지만, 진짜 있습니다. 제 9년 단짝친구가 딱 그 모양이에요. 게다가 남자도 아닌, 21살의 여자가(중략)..."

지난밤(26일), KBS 2TV <대국민토크쇼 안녕하세요>에서는 '게임 중독 친구'를 둔 정다혜(21)씨의 사연이 전파를 탔다. 그 사연의 내용은 시청자들을 경악시키기 충분했다. '현실과 게임 속을 구분하지 못할 정도였기 때문이다. 정씨가 말하는, 친구의 게임중독 증세는 충격 그 자체였다.

"사람이 많이 북적되는 곳에 함께 있으면, (친구는) '왜 이렇게 사람이 많아? 내가 수류탄 한방으로 싹 다 정리해주겠어. 수류탄 투척!'(이라고 합니다) 게임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게임 폐인 친구는 그 자리에서 물병을 던져버렸어요."

인파가 많은 곳을 게임 속으로 착각해 물병을 던지고, 지하철에서 노약자석에 앉은 학생에게 들고 있던 삼단 우산으로 공격을 하는 정씨의 이야기는 믿기 힘들 정도였다. 게다가 평소, 대답대신 '롸저댓'(알겠음)이라는 표현을 쓴다는 점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다. 자연히 의심이 들었다.

그동안 방송에서는 가짜 사연으로 인기행세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정씨 친구의 사연도 크게 과장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 밖에 했다.

정다혜씨가 소개한 친구, 진짜 리얼한 게임중독자의 모습

하지만 스튜디오에 등장한 주인공은, 이런 의심을 희석시키기에 충분했다. 정씨 친구가 말하는 게임 중독 증상은, '리얼하다'는 표현이 딱 어울렸다. '준장(별)' 캐릭과 보조캐릭으로 소령을 가지고 있다는 그녀는 2년 동안 8~15시간 넘게 게임을 한다고 했다. 이정도면, 게임중독이라는 표현이 전혀 과장은 아니었다.

평소 게임 캐릭터의 모습을 따라하는 걸음걸이, 2AM과 자연스레 게임용어를 섞어 대화를 하는 정다혜씨 친구의 모습은 연출이라고 하기엔, 너무 사실적이었다.

"아까 전에 가위바위보 하실 때 진짜 심장이 떨리는 거에요. 티셔츠 안에 흰티 입으신 팀이 한 팀, 안 입으신 분이 한 팀, 팀 전을 하고 있는 것 같은거에요. (중략) 예. 도끼를 들고 싶었어요."

급기야 촬영장이 게임 속 같다고 말하며, 게임 속 무기인 '도끼를 들고 싶다'는 정씨 친구의 말에 스튜디오 안은 웃음으로 초토화됐다. 결국 '게임과 현실을 구분 못하는 게임 중독 친구' 사연은 128라는 큰 표를 얻어 <대국민토크쇼 안녕하세요>에서 1승을 차지했다.

현재 사연은 온라인 상에서도 큰 화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 없는 것은 이것이 단지 한 사람의 고민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많은 이들이 고민하고 있는 '게임중독 증상'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최근 게임중독으로 인한 살인, 방화등 사회문제가 늘고 있는 세태이기에 더욱 그랬다.

그렇기에, 방송에서 정씨 친구의 이야기를 웃음소재로 만드는 것도 좋았지만, 여기에 덧붙여 좀 더 진지한 조언과 진심어린 당부를 했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아쉬움이 남는다.

"이제 스무살 됐으니까, 공부도 하고 너가 하고 싶은 것 많잖아. 그걸 이루기 위해서 공부하자."
"어, 알겠어, 생각해줘서 고맙고, 많이 고칠게!"

정다혜씨는 게임중독 친구에게 '공부하자'라는 진심어린 부탁을 했다. 그 말에 21살 정씨친구도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답했다. 그 장면은  웃음을 넘어 훈훈한 감동을 전해줬다. '롸저댓(알겠음)'이 아닌, 진지하게 '알겠어'라고 대답하는 모습에서 희망을 가져본다.

정다혜씨 친구의 꿈은 '세계에서 한 획을 긋는 모델'이라고 했다. 정다혜씨의 당부처럼, 게임을 조금 줄이고, 꿈을 향해 나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안녕하세요 정다혜 게임중독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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