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1, 2위 팀인 원주 동부와 안양 KGC 인삼공사가 최후의 승자를 놓고 챔피언결정전에서 한판 승부를 펼치게 됐다. 양팀의 승부는 관록과 패기의 대결로 요약할 수 있다. 챔피언결정전 1차전은 3월 28일 원주치악체육관에서 열린다.

'질식 수비' 자랑하는 동부

 전자랜드 정병국의 슛을 저지하는 동부 김주성(오른쪽)

'동부산성'의 한 축, 김주성(흰색 유니폼). ⓒ KBL


동부는 설명이 필요없는 역대 최강팀. 김주성이 입단한 2002년 전신 TG 시절 이후 10년간 무려 세 차례나 정상에 올랐고, 아홉 번의 플레이오프 진출과 여섯 번의 4강 진출, 두 차례 준우승을 기록한 바있다. 올시즌에는 정규시즌 44승 10패로 역대 최다승-최고승률을 기록함과 동시에 16연승이란 대기록을 작성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김주성-윤호영-로드 벤슨으로 이어지는 막강 트리플 타워는 '동부산성'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정규시즌 사상 최초로 60점 대 평균 실점(67.9점)을 기록한 동부는 가공할 '질식 수비'를 자랑한다, 박지현-황진원-안재욱에 이광재까지 가세한 외곽도 수준급이다.

2년 연속 챔피언전 진출에 성공한 동부 강동희 감독은 지난해 챔프전에서 준우승에 그친 아쉬움을 만회하고 선수-코치-감독으로서 모두 우승을 차지하는 KBL 첫 번째 기록에 도전한다.

떠오르는 신흥 강호 KGC

 정통 빅맨 KGC 크리스 다니엘스(가운데)

정통 빅맨 KGC 크리스 다니엘스(가운데) ⓒ KGC 누리집


이에 맞서는 안양 KGC 인삼공사는 오랫동안 비주류의 설움을 덜어내고 '창단 첫 챔피언전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낸 신흥 강호다. 인삼공사는 전신인 SBS나 KT&G 시절 주로 중하위권을 맴돌며 변변한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2년간 과감한 리빌딩을 통해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세대교체에 성공하며 환골탈태했다. 동부의 놀라운 기세에 가려지기는 했지만, 인삼공사의 정규시즌 준우승도 SBS 시절이던 1997년 프로 원년 준우승 이후 15년만의 최고성적이다.

김태술-양희종-박찬희-이정현-김성철-오세근으로 이어지는 토종 선수층은 국가대표급 라인업이다. 여기에 동부전을 염두에 두고 정규시즌 막바지에 외국인 선수를 정통 빅맨 크리스 다니엘스로 교체하며 플레이오프를 대비했다.

이상범 감독은 SBS 시절부터  선수와 코치를 거쳐 감독까지 구단의 역사와 함께해온 대표적인 '인삼공사맨'이다. 프로 원년당시 개막전에서 사상 첫 득점과 3점슛 등 프로농구 첫 역사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양팀의 주축인 김주성-오세근은 중앙대 선후배 지간이고, 양희종-윤호영은 대학 시절부터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 대표팀 동료들간의 인연도 눈길을 끈다.

KGC와 동부, 극단적인 저득점 농구 펼쳐

양팀 모두 공격보다 수비에 무게 중심이 모아지는 팀 컬러를 가지고 있기에 이번 챔프전은 역대 최고의 '수비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정규시즌 여섯 차례의 맞대결에서 양 팀 모두 어느 쪽도 70득점 이상을 넘기지 못한 극단적인 저득점 농구를 펼쳤다.

객관적인 전력은 역시 동부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동부는 정규시즌 상대 전적에서도 인삼공사에 5승 1패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지난 1월 11일 5라운드 맞대결에서는 인삼공사에 정규시즌 최소실점(41점)이라는 굴욕을 안기기도 했다.

인삼공사는 정규시즌 6번의 대결에서 동부를 상대로 평균 56.7득점을 뽑아내는데 그쳤다. 시즌 평균(76.6득점)과 20점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동부 역시 61.8득점으로 시즌 평균(75.2점)에 비하면 크게 부진했다.

수비에 강하다는 점은 유사하지만, 스타일은 차이가 있다. 동부는 전술적 움직임에 의한 팀 수비에, 인삼공사는 선수들의 개인능력을 극대화한 수비에 가깝다. 동부가 로드 벤슨-김주성-윤호영으로 이어지는 기동력과 높이를 겸비한 장신 트리오를 앞세워 세트 오펜스에서 변칙적인 지역방어와 함정수비에 강하다면, 인삼공사는 크리스 다니엘스-오세근으로 이어지는 정통 빅맨 2명이 안정적으로 골밑을 지키면서 김태술-양희종-박찬희 등 젊고 대인방어 능력이 좋은 백코트 진이 하프코트에서부터 강력한 압박으로 볼을 뺏거나 패스운영을 차단하는 스타일의 수비에 능하다.

농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