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서울 종로 보신각앞에서 파업 7주차인 서울 MBC노조원과 전국 20개 지역 MBC에서 상경한 노조원 1천여명이 총집결해 '김재철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는 가운데 문지애,김정근, 손정은, 최현정 아나운서 등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12일 오후 서울 종로 보신각앞에서 파업 7주차인 서울 MBC노조원과 전국 20개 지역 MBC에서 상경한 노조원 1천여명이 총집결해 '김재철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는 가운데 문지애,김정근, 손정은, 최현정 아나운서 등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권우성


최근 MBC 총파업과 관련, 여론과 일부 언론에 뭇매를 맞고 있는 이진숙 MBC 홍보국장이 12일 불거진 '<PD수첩> 한미FTA 보도 제작 중단 지시' 논란과 관련, 일부 매체 보도에 대해 반박했다.

이진숙 국장은 12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오마이뉴스와 연합뉴스 등 언론은 '객관적'으로 회사의 설명을 잘 반영했다고 생각한다"고 전제한 뒤 "기자들의 질문은 FTA 아이템이 왜 나가지 않았느냐는 것이었고, 답은 '관련국의 책임자(데스크)가 그렇게 판단했다'는 것이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이 국장은 "애초 1월에 FTA 아이템이 나왔을 때는 '해보자'라는 판단이었는데, (FTA가) 어느새 총선의 최대 쟁점으로 변질, 여권으로부터도 야권으로부터도 비난받으면서, 정치적으로 이용당할 아이템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담당국 책임자가 총선 뒤로 미루자고 PD와 상의했다는 설명이었다"고 풀이했다.

이 국장은 다시 "말하자면 데스크의 판단이었다는 것"이라며 "기자가, 그렇게 판단한 배후에 '권력으로부터의 압력이 없었나' 의혹을 제기하기에, 의혹만 가지고 의심하지 말라, 의혹은 위험한 것이다, 생사람 잡을 수도 있다, (담당국장이) 그러니 의혹 말고 사실을 가지고 오라고 이야기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이진숙 "내 기사는 모두 공정보도이므로 무조건 보도해야 한다?"

 이진숙 MBC 홍보국장

이진숙 MBC 홍보국장 ⓒ 연합뉴스

이어 이 국장은 MBC 노조측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공정 방송'과 '진실 보도'에 대해서도 입장을 피력했다.

"노사가 '공정방송'을 가지고 대립하는 파업 상황에서, 한쪽에서 '사측이 외부의 압력을 받았거나 자기검열을 통해 마땅히 보도해야 할 기사를 막았다'고 주장하면, '선명한 주장'은 될 수 있을지언정, 그것이 상황을 설명하는 '진실'은 아닙니다.

'내가 가지고 오는 기사는 모두 공정보도이므로 무조건 보도해야 한다', 이는 누가 정하는 원칙일까요? 언론사의 데스크는 왜 존재하는 것이며, 그의 권한과 책임은 무엇일까요? 기자와 언론의 기본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안타까운 것은 '대화와 토론'이 실종된 양 극단에서, 서로에게 손가락질만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지요. Either you are with us, or you are with the enemy(내 편이 아니면 적의 편)이라는 불편한 진실."

MBC 노조 "홍보국장은 파업 이유 모르나?"

이에 대해 MBC 노동조합 측은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MBC 노동조합은 13일 오전 트위터를 통해 "담당PD는 데스크에 보고하고 승인받으며 지극히 정상적 절차로 취재했다"며 "그런데 편집본도 보지 않고 갑자기 바로 그 데스크들이 방송불가 판정을 했다. 심지어 '취재가 잘 안 되어 방송 불가능하다고 말해 달라'는 회유까지 PD에게 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노조는 "'내가 가지고 오는 기사는 공정보도'라고 말하기도 전에, 내용도 안 보고 방송을 막은 것"이라며 "'FTA는 무조건 방송 안 된다'는 데스크 혹은 그 윗선의 입장이 아니면 설명이 안 된다. 심지어 담당PD는 노조원도 아닌 고참PD"라고 강조했다.

또한 노조는 "대화와 토론? 이런 식으로 방송 불가 판정 받은 <PD수첩> 아이템이 1년간 20건 가까이 된다"며 "라디오에서 일방적으로 쫓겨난 사람이 수 명, 뉴스데스크 아이템 막힌 게 수십 개...  칼자루를 쥔 사람들이 일방적으로 휘두르면서 '대화와 토론'을 하자니...지금 왜 파업이 벌어지고 있는지 홍보국장은 모르는 걸까요?"라고 반박했다.

끝으로 노조는 "'FTA가 총선의 최대쟁점으로 변질, 여권·야권 모두 비난받으면서 정치적으로 이용당할 것'이라는 판단에 기자 출신 이진숙 국장은 동의를 하십니까? 총선 내내 쟁점 보도는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는 말과 다름이 없다"고 갈무리했다. 

한학수 PD "압력 없었는지 묻는 것은 합리적 의심"

 한학수 MBC PD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한학수 MBC PD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 이정환

이 같은 논쟁에 최근 <나는 꼼수다> '봉주 8회'에 출연하기도 했던 한학수 PD 또한 "김영호 PD는 담당부장과 국장의 승인 하에 멕시코와 캐나다 해외취재를 한 것이다. '해보자' 정도가 아니라, 회사의 절차를 밟아 취재를 마치고 돌아온 것"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한 PD는 또 "1월에 승인되어서 해외취재를 마치고 온 PD에게 방송불가 통보를 한 '사실'에 대해서 우리는 말하고 있다. 더군다나 담당부장이 '생각보다 취재가 잘 안 돼 방송이 불가능할 것 같다고 얘기하면 어떻겠냐'는 부당한 제안까지 했다는 담당 PD의 증언에 기초하고 있다"면서 "이쯤 되면 압력이 없었는지 묻는 것은 합리적 의심이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처럼 이진숙 국장의 글이 트위터 상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트위터 아이디 @doax는 "대화와 토론이 실종됐다는 MBC 이진숙 홍보국장(@leejinsook)의 트윗. 김재철이 오기 전 MBC는 대화와 토론으로 결정했다는 뜻이 된다"며 "그러면 대화와 토론의 실종 책임은 김재철에게 물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종군기자의 추억까지 사라진 듯"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파업 7주차를 맞은 MBC 노동조합은 12일 오후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서울 MBC노조원과 전국 20개 지역 MBC에서 상경한 노조원 1000여 명이 총집결, '김재철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MBC 이진숙 F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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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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