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KGC인삼공사의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됐다. 인삼공사는 프로 출범 후 두 번의 우승을 차지한 강팀이지만, 정규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처음이다.

챔피언 결정전에 직행한 인삼공사는 남은 3경기에서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우승팀이 정해진 만큼 이제 관심은 3위까지 주어지는 플레이오프 티켓의 주인공에게 집중되고 있다.

승부조작 파문으로 주전센터와 리베로를 잃은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5위)가 5연패의 늪에 빠지며 순위싸음에서 뒤로 밀려 났지만, 2위부터 4위까지는 각각 4경기씩 남겨 놓은 상황에서 승점 3점 차이로 초접전을 벌이고 있어 시즌 막판 흥미를 더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제니스] '미녀거포' 이바나 있음에

 황민경은 화려한 공격력에 비해 언제나 불안한 수비가 아쉬움으로 남는다.

황민경은 화려한 공격력에 비해 언제나 불안한 수비가 아쉬움으로 남는다. ⓒ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제니스

도로공사는 지난 시즌에도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3위 흥국생명에게 덜미를 잡히며 챔프전 진출에 실패한 바 있다. 이번 시즌에는 지난 시즌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승점 41점으로 2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도로공사는 최근 5경기에서 4승1패를 기록했을 정도로 최근 분위기가 좋다. 특히 대체외국인 선수 이바나 네소비치는 '거포부재'를 말끔히 해결하며 도로공사의 복덩이로 급부상했다.

리그 최고의 리베로 김해란의 존재도 든든하다. 김해란은 서브리시브와 디그를 합친 수비 부문에서 세트당 8.29개로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을 정도로 탄탄한 수비력을 과시하고 있다.

센터로 변신한 2년 차 표승주 역시 새 포지션에 대한 적응력이 빠른 편이고 언제나 기복 없는 플레이로 도로공사를 이끄는 '맏언니' 임효숙도 팀에서 결코 없어서는 안 될 전력이다.

시즌 막판 도로공사의 운명을 쥐고 있는 선수는 역시 왼쪽 공격수 황민경이다. 공격과 서브에서는 어느정도 제 역할을 해주고 있지만, 37.9%에 불과한 서브리시브성공률을 끌어 올리지 못하면 남은 경기에서 상대의 집중공략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삼각편대의 힘' 일단 올라가기만 하면

 위기의 순간에는 언제나 황연주가 '해결사'로 나선다.

위기의 순간에는 언제나 황연주가 '해결사'로 나선다. ⓒ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지난 시즌 통합 챔피언 현대건설은 이번 시즌 외국인 선수 셰리사 리빙스턴의 부진과 황연주, 윤혜숙의 국가대표 차출로 인해 시즌 내내 중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새 외국인 선수 브란키차 미하일로비치가 팀에 적응하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승점을 쌓아가고 있다. 현대건설의 가장 큰 장점은 왼쪽과 오른쪽, 그리고 중앙에 확실한 공격옵션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왼쪽 공격수 브란키차는 노련미에서 다소 약점을 보이고 있지만, 191cm의 뛰어난 신장과 탁월한 파워는 대단히 위력적이다. 팀 합류가 다소 늦었지만, 경기당 평균 21.1득점을 올리며 주공격수 노릇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중앙에는 리그 최고의 센터 양효진이 버티고 있다. 양효진은 발목인대파열 부상의 후유증으로 최상의 몸상태가 아님에도 득점 5위(420점), 블로킹 1위(세트당 0.97개)를 달리고 있다. 특히 작은 페인트모션으로 상대 블로킹을 따돌리는 개인시간차는 양효진의 전매특허다.

왼쪽과 중앙에 확실한 무기가 있음에도 승부처에서 염혜선 세터는 항상 오른쪽으로 토스를 한다. 현대건설의 오른쪽에는 챔프전 우승 4회에 빛나는 '꽃사슴' 황연주가 있기 때문이다. 특유의 대담한 공격에 노련함까지 더한 황연주의 위력은 국내 공격수들 중 단연 최고 수준이다.

몬타뇨 마델레이네 같은 확실한 거포가 없다는 것이 약점이긴 하지만, 몬타뇨의 공격력에 크게 의존하는 인삼공사로서는 챔프전에서 가장 만나기 싫은 상대가 바로 공격옵션이 가장 다양한 현대건설이다.

[IBK기업은행 알토스] 신생팀 돌풍, 플레이오프까지 넘본다

 고교 시절부터 라이벌이었던 박정아(왼쪽)와 김희진은 프로에서도 신인왕 자리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고교 시절부터 라이벌이었던 박정아(왼쪽)와 김희진은 프로에서도 신인왕 자리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 IBK기업은행 알토스


이번 시즌 처음으로 리그에 참가한 신생팀이 시즌 막판까지 순위싸음을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기업은행은 충분히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여기까지 올라온 이상 플레이오프를 포기할 수는 없다.

기업은행의 힘은 역시 '젊음'이다. 나란히 국가대표에 선발되기도 했던 왼쪽 공격수 박정아와 센터 김희진은 신인왕 자리를 놓고 집안 싸움을 벌이고 있다. 주전 리베로 김민주 역시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어린 선수다.

하지만 역시 팀의 기둥은 외국인 선수 알레시아 리귤릭이다. 여자부 최장신(196cm) 알레시아는 팀 공격의 상당부분을 책임지면서도 47.23%(2위)라는 높은 공격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현대건설에서 은퇴했다가 기업은행으로 복귀한 박경낭은 남지연(GS칼텍스), 오아영(현대건설) 같은 전문 리베로들을 제치고 수비 부문 전체 3위에 올라있을 정도로 수비에서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한 가지 불리한 점은 4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이미 인삼공사와의 6라운드 경기를 모두 소화했다는 점이다(2승4패). 기업은행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려면 우승이 확정된 인삼공사가 시즌 끝까지 총력전을 펼치며 경쟁팀들을 잡아 주길 기대할 수밖에 없다.

프로배구 여자부 플레이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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