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영과 오세근의 매치업 승부

윤호영과 오세근의 매치업 승부 ⓒ KBL

원주 동부가 2월 14일 3위 KT와의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두며 역대 최단 기간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동부의 우승이 확정됨으로써 이제 KBL 팬들의 관심은 '누가 MVP를 차지하는가'로 옮겨 가게 됐다. 과연 이번 시즌 MVP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KBL 원년인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MVP는 총 16명이 배출됐다. 지금까지 진행된 시즌이 총 15시즌이였지만, 2005-2006시즌에는 모비스의 양동근과 삼성 소속이었던 서장훈이 공동 수상했기 때문에 16명이 MVP를 수상한 것. 

 

총 16명의 수상자 중, 정규리그 1위 팀 소속 선수는 총 12명이다. 1999-2000시즌 SK 소속의 서장훈, 2000-2001시즌 LG의 조성원, 2005-2006시즌 삼성 소속의 공동 수상자 서장훈 등은 2위 팀 출신으로 MVP를 수상했다.

 

그리고 2008-2009시즌 KT&G 소속의 주희정은 KBL 역사상 최초로 2위 이하의 팀 소속이자 플레이오프 탈락 팀 멤버로써 MVP를 수상했다. 당시 뛰어난 활약을 보인 선수들이 없었고, 주희정이 득점 2위, 어시스트와 스틸 1위, 리바운드 5위를 달성한 것을 높게 평가 받은 것이다.

 

대개 1위팀 선수가 MVP 선정... 주희정은 예외

 

주희정 같은 특별한 케이스를 제외하고는, MVP는 1위 팀 선수에게 돌아가는 것이 KBL의 관례였다. 2위 팀 선수가 수상한 경우도 총 3번이 있고, 1위 팀 선수와 2위 팀 선수가 공동 수상한 전례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2005-2006시즌 2위 삼성의 서장훈은 1위 모비스의 양동근보다 개인 성적에서 월등한 우위를 보였기에, 공동 수상이라는 특별한 경우를 만들어냈다.

 

최근 5년 동안의 선정 추세를 보면, 주희정을 제외하고 모두 1위 팀 선수들이 MVP로 선정됐다. 평균 출장 시간에서는 공통적으로 최소 31분 이상씩을 뛰었고, 평균 득점에서는 15점 내외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의 강력한 MVP 후보는 1위 KT의 박상오와 2위 전자랜드의 문태종이었다. 두 선수 모두 소속 팀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사실상 팀 공헌도에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던 것이다. 아래의 표를 보면 MVP 선정에서 팀 성적에 대한 프리미엄이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다.

 

 2010-2011 MVP 후보 박상오와 문태종의 기록 비교

2010-2011 MVP 후보 박상오와 문태종의 기록 비교 ⓒ 홍진표

객관적인 기록 면에서는 분명 문태종이 박상오보다 비교적 우위를 보였다. 그렇지만 1위 팀의 프리미엄을 안고 있던 박상오는, 기자단 투표에서 43표를 획득하며 29표에 그친 문태종을 제치고 MVP를 수상했다.

 

윤호영 수상 가능성 커... 다만 득점이 아쉽다

 

이번 시즌 1위 동부에서는 윤호영이 MVP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팀 선배 김주성이 윤호영의 단독 후보 진출을 언급하고 있기에, 사실상 동부에서는 윤호영을 MVP로 밀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2위가 유력한 KGC에서는 오세근이, 3위 KT에서는 조성민 정도가 후보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그밖에 개인 성적만으로 본다면 전자랜드의 문태종, KCC의 전태풍, 모비스의 양동근, LG의 문태영, 삼성의 이승준, SK의 김선형 등도 뛰어난 활약을 보였기에 후보에 가능성이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1, 2위 팀 선수 외에도 뛰어난 기록을 보인 선수들이 많지만, 과거의 전례로 볼 때 1위와 2위 팀 선수 간의 각축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동부 윤호영과 KGC 신인 오세근 정도의 대결 구도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2011-2012시즌 윤호영과 오세근 기록 비교

2011-2012시즌 윤호영과 오세근 기록 비교 ⓒ 홍진표

어떻게 보면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은 참 유사하다. 기록적인 수치로는 2위 팀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가 1위 팀에서의 MVP 후보보다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또한 두 선수 모두 각각의 소속 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같다.

 

지난 시즌의 결과를 통해 본다면, 1위 팀인 동부의 윤호영이 수상할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가장 크다. 1위 팀의 프리미엄을 절대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윤호영은 기록 이상의 활약을 펼치는 선수. 그렇지만 그동안의 MVP 수상자들의 개인 성적과 비교 해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득점 면에서 많이 아쉬운 게 사실이다.

 

MVP 선정의 정확한 답은 무엇일까? 1위 팀 선수들 중 압도적으로 좋은 기록을 보인 선수가 없을 때, 과연 어떤 선수에게 MVP가 돌아가는 것이 옳을까. 팀을 1위로 이끈 공헌도를 가장 높게 평가해야 할까, 아니면 개인 기록상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를 높게 평가해야 할까.

 

가장 확실한 답은, 1위 팀에 속한 선수가 압도적인 활약을 보여주는 것이 최고의 답이 아닌가 생각된다. 윤호영은 이번 시즌 들어 그 누구보다 크게 발전한 모습을 보여줬고, 오세근 또한 전혀 신인답지 않은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두 선수 모두 크게 가치 있는 선수들이다. 그렇지만 누가 MVP를 수상하든지 이번 시즌에도 MVP 수상에 대한 논쟁은 KBL 팬들 사이에서 끊이지 않으리라고 전망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2.02.15 18:49 ⓒ 2012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윤호영 오세근 MVP KBL 원주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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