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시작은 소설가 공지영 작가의 영화 <범죄와의 전쟁> '비호감 트윗'이었다.

공 작가는 지난 6일 자신의 트위터에  "('범죄와의 전쟁') TV조선이 투자했단 말에 급호감 하락"이라는 글을 올렸다. 많은 이들이 동의하거나 불쾌감을 표하는 중에 한 영화 피디가 이 트윗에 반박했다. 영화 제작 투자는 제작자가 선택할 수 없다는 취지였다.

<범죄와의 전쟁>과는 무관하다고 밝힌 이 피디는 "(영화에 대한 투자는) 메인 투자사가 전체 관리를 하며 (이들이) 개인투자를 비롯해 각종 창투사들의 투자를 유치한다"고 공 작가의 트윗을 비판했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 한 장면

영화 <범죄와의 전쟁> 중 한 장면 ⓒ 팔레트픽처스


공지영 작가 트윗, 여러 영화인들이 반박하는 이유는?

공지영 작가의 말은 개인 의견으로서는 충분히 던질만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것이 트위터를 통해 확대 재생산되며 많은 비판과 논쟁이 있었다. 그간 공 작가가 피겨스케이트 선수 김연아와 가수 인순이가 종편 프로그램에 참여한 데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는 점을 상기하면 이번 역시 그 연장선으로 볼 수 있을 법했다.

문제는 이번 공 작가의 말에 여러 영화인들이 반박과 우려의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서 비롯됐다. 공 작가의 말대로 영화 <범죄와의 전쟁>엔 종편인 TV조선의 자금이 들어가 있다. 정확히는 TV조선과 대성상생투자가 서로 조합을 결성해 마련한 자금이었다.

공 작가에게 반박한 피디 말대로 영화 제작에 있어 투자 부분은 제작자 손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영화 투자는 주로 메인 투자사가 들어오면 그 이름을 믿고 중소 투자사가 함께 참여하는 형식이다. 주로 메인 투자사의 투자 조합원들이 그 대상인 셈이다.

또한 이들이 영화에 투자를 하는 목적 역시 영화 판권 확보, 콘텐츠 제휴에서부터 단순 수익 목적까지 여러 가지다. 일례로 국내 개봉되는 여러 한국 영화엔 SBSi, MBC 등 지상파 관련 자금이 투자되기도 했다. 영화 콘텐츠를 방송사에서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12일 저녁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린 광주인화학교문제해결과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을 염원하는 시민문화제 "분노의 도가니에서 환희의 도가니로"에서 영화 <도가니>의 원작 소설 지은이인 공지영 소설가가 참석, 소설<도가니>에 대해 이야기했다.

작년 10월 광주인화학교문제해결과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을 염원하는 시민문화제 참석 당시 공지영 작가 ⓒ 이정민


"공지영 작가, 잘 모르고 한 말...<도가니> 역시..."

공지영 작가 말대로 종편 자금이 문제라면 국내에서 제작되는 영화 중 볼 수 있는 건 몇 남지 않는다.

심지어 공지영 작가 소설을 원작으로 한 <도가니> 역시 종편 자금이 들어갈 수 있었다. <도가니> 주요 투자사였던 소빅창업투자가 지난 해 11월 채널A, MBN등과 함께 소빅글로벌콘텐츠 투자조합을 결성했기 때문이다. 만약 이런 일이 <도가니> 제작 당시였다면, <범죄와의 전쟁>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었던 셈이다.

문제가 된 TV조선 대성창투조합도 올해 1월 결성된 조합이다. 이렇게 각 투자자들이 서로 조합을 맺고 투자를 하는 상황에서 종편자금을 걸러내기란 쉽지 않은 것이다.

<범죄와의 전쟁>의 한 관계자는 <오마이스타>와의 통화에서 "메인 투자사인 쇼박스를 중심으로 투자 조합원을 통해 투자를 받은 것 같은데, TV조선 역시 조합원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TV조선을 따지자면 간접적으로 참여했고 금액 역시 미비했다"며 "이들과는 판권 계약도 콘텐츠 제휴도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가니>에 참여한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각자 이해관계를 위해 참여하는 것이다"면서 "<도가니> 역시 CJ를 창구로 해서 투자를 받은 것일 뿐, 어떤 조합원들이 참여했는지 까진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마도 공 작가님이 영화 투자 부문에 대해선 다소 잘 모르기에 그런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경기도문화의전당 이사장직을 맡은 배우 조재현.

2010년 9월 <오마이뉴스> 인터뷰 당시 조재현 ⓒ 유성호


조재현의 반박, 논란 커질까?

공지영 작가의 트윗은 배우 조재현의 반박으로 인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9일 조재현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떤 이유로든 상처를 주는 건 나쁩니다"라며 공 작가의 최근 트윗을 정면으로 비판했기 때문이다.

조재현은 "국민의 딸을 개념 없는 딸로 만들지 말았어야 합니다"라면서 공 작가의 앞서 '김연아 트윗'과 비슷한 연장선으로 비판했다. 조재현은 "(공지영 작가의 비판은) 마치 초등학교 6학년생이 지나가는 1학년생에게 '너 왜 그 동네 살어? 너 왜 그런 부모한테 태어났어?'와 뭐가 다를까요"라고 주장했다.

현재 공 작가는 "자살하는 연예인 마음을 이해하겠다"며 지난 8일 이후 잠시 트위터 활동을 접은 상태다. 조재현은 이에 대해서도 "이기심에 최첨단을 달린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공지영 범죄와의 전쟁 조재현 종편 하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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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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