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경기에는 홈과 원정이 존재한다. 홈팀은 그 경기장의 주인을 의미하고, 원정팀은 자신이 주인인 경기장을 떠나 다른 팀의 경기장에서 승부를 펼치는 상대방을 의미한다. 글자로는 겨우 한 글자 차이지만, 홈과 원정은 실제 엄청난 차이를 갖는다.

 

그 차이는 바로 Home Advantage. 홈의 이점은 분명 존재한다. 경기장을 메운 관중들의 대부분은 홈팀을 응원한다. 경기의 판정을 맡은 심판들 또한, 비슷한 상황이라면 관중들의 함성 소리와 분위기에 의해 홈팀에 유리한 판정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만큼 홈에서 경기를 치루는 팀은 큰 장점을 갖는다. 물론 큰 장점을 지닌 만큼 많은 팬들에게 승리로 보답해야 하는 책임감과 의무도 뒤따른다.

 

박병호 홈런을 기록한 넥센 박병호

▲ 박병호 홈런을 기록한 넥센 박병호 ⓒ 넥센히어로즈

 

지난 2011 한국프로야구에서는 최하위 넥센이 유별난 활약을 보여줬다. 넥센의 시즌 최종 성적은 51승 2무 80패 승률 0.389였다. 7위 한화와도 8게임차나 벌어진 여유있는 꼴찌였다. 그렇지만 넥센의 홈 성적을 보면, 이게 과연 같은 팀이 맞는지 의문일 들 정도로 다른 모습이었다. 홈에서만큼은 34승 1무 31패 승률 0.523로 5할 승률을 넘기며, 전체 4위의 성적을 기록했다. 원정 성적이 17승 1무 49패 승률 0.258였던 것에 비해, 홈에서만큼은 홈팬들에게 큰 기쁨을 선사했던 것이다. 시즌 성적이 부진하더라도, 자신들의 홈구장에서만큼은 팬들의 응원에 확실히 보답한 넥센. 이택근, 김병현을 영입하며 새로운 면모를 보이게 될 넥센이 과연 올시즌에는 원정에서도 강한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궁금하다.

 

재미 삼아 지난 시즌과 올시즌, 각 나라의 야구, 축구, 농구 리그 등에서 홈 성적이 가장 저조한 팀들을 찾아 봤다. 하나의 리그 안에서 여러 개의 지구로 나뉘어져 있는 경우에는, 모든 지구들을 합친 순위로 기록했다.

 

각 리그별 홈 최하위팀 홈에서 가장 약한 팀들

▲ 각 리그별 홈 최하위팀 홈에서 가장 약한 팀들 ⓒ 홍진표

 

 

한국프로야구에서 최종 6위를 차지한 LG가 홈 성적에서는 최하위를 기록한게 눈에 띈다. 더구다나 LG와 같은 잠실야구장을 사용하는 두산도 30승 37패로 전체 7위의 홈 성적을 기록하며, 잠실의 두 팀이 홈에서 7위와 8위로 부진했다.

 

LG트윈스 선수단 강판되는 임찬규

▲ LG트윈스 선수단 강판되는 임찬규 ⓒ LG트윈스

 

잉글랜드 축구의 볼튼, 이탈리아 축구의 US레체 등의 홈 성적은 거의 최악에 가까웠고, 프랑스 축구의 SM캉과 미국프로농구의 뉴올리언즈는 LG와 마찬가지로 최종 순위보다 홈에서의 순위가 더 낮은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2011-2012 한국프로농구! 올시즌 KBL에서는 홈에서 왠만하면 이기지 못하는 한 팀이 주목 받고 있다. 바로 삼성 썬더스다. 삼성의 올시즌 성적은 8승 31패 승률 0.205다. 그렇지만 홈에서는 14연패를 당하는 등 2승 15패 승률 0.118를 기록하며 그야말로 최악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집 떠나면 고생이라고 하는데, 이 팀은 집에 있으면 고생한다. 삼성을 응원하는 팬들은 자신들의 홈코트에서 17번 중 단 2번만 승리의 기쁨을 안고 집으로 돌아간 것이다. 공교롭게도 삼성 썬더스 또한 프로야구의 LG, 두산과 마찬가지로 잠실을 연고지로 하고 있다.

 

이정현과 김태홍 공을 향해 몸을 날리는 선수들

▲ 이정현과 김태홍 공을 향해 몸을 날리는 선수들 ⓒ KBL

 

시즌 전체의 성적이 부진하더라도, 프로야구의 넥센과 같이 홈에서만큼은 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그 팀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보답하는 최소한의 방법이다. 올시즌 앞으로 홈에서의 10경기를 남겨 놓은 서울 삼성. 부디 남은 10번의 홈경기에서는, 최악의 경기 내용 속에서도 관심을 지우지 않던 많은 팬들을 위해, 긍정적인 결과물을 안겨주길 바란다. 팬들의 사랑에 보답할 수 있는 방법은, 강한 책임감을 가지고 정신력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2.01.21 13:06 ⓒ 2012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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