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을 상대로 완벽한 승리를 거둔 맨시티.

리버풀을 상대로 완벽한 승리를 거둔 맨시티. ⓒ 맨시티

격세지감(?)이랄까? 4일 새벽(한국시각)에 열린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맨시티와 리버풀간의 리그 2차전은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리버풀을 압도한 경기였다. 3-0의 스코어가 말해주 듯 경기내용에서 결과에서 맨시티는 이제 더 이상 무너진 리버풀이 넘을 수 있는 상대가 아닌 것처럼 보였다. 최소 이번 경기를 놓고 본다면 말이다.

 

인종차별 관련 징계로 결장한 수와레즈의 공백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한 선수의 공백으로 이날 완패를 설명하기엔 리버풀은 이미 너무 멀리 와 있었다. 스쿼드 면에서, 경기내용면에서 예전 Big4의 강력한 위용은 리버풀에서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그것이 현실이다.

 

이날 맨시티는 중앙수비에서 레스콧 대신 콜로투레, 두 경기 연속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출장한 에딘제코를 제외하면 맨시티의 필승 멤버(?)들이 대부분 경기에 나섰다.

 

반면, 리버풀은 수와레즈 대신 캐롤이 최전방, 중앙수비에 아게르와 스쿠르텔이 호흡을 맞췄고, 부상에서 복귀한 제라드는 벤치에서 전반을 맞았다.

 

경기가 시작되면서 리버풀은 다우닝의 측면을 활용해 공격을 이어갔고, 맨시티는 측면에서 중앙으로 움직이는 아구에로에게 실바의 패스가 연결되면서 일진일퇴의 공방을 이어갔다. 그렇게 점유율은 대등하게 유지했지만 문전에서 집중력을 발휘한 맨시티가 좀 더 위력적인 모습을 만들어갔다.

 

팽팽한 경기양상을 보여준 전반전, 2-0의 스코어는 집중력과 리버풀 선수들의 실책성 플레이가 만들어낸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전반 결정적인 골찬스를 먼저 만들어 낸 것은 리버풀이었다. 전반 7분, 공간패스를 이어받은 다우닝이 골키퍼와 맞서는 완벽한 찬스를 맞았지만 조하트의 선방에 막히면서 골찬스를 무산시켰다. 집중력과 결정력이 아쉬운 순간이었다.

 

반면, 맨시티는 카윗의 드리블을 끊어낸 이후 실바에 아구에로에게 연결했고 지체없이 날린 중거리슛이 골로 연결되면서 1-0 앞서가기 시작하다. 카윗의 드리블 실수에 레이나의 보이지 않는 실수까지 나오면서 첫골을 허용하고 만 리버풀.

 

첫 번째 골 이후 맨시티는 상대 진영에서부터 강력한 압박을 구사하며 리버풀의 공격 작업을 힘겹게 만들었다. 상대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한 리버풀은 초반 이후 별다른 골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전반, 리버풀에게 가장 아쉬웠던 대목은 캐롤의 높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캐롤에게 이어지는 패스의 높낮이 조절뿐만 아니라 캐롤의 머리에서 이어진 세컨볼에 동료들의 접근도 눈에 띄지 않았다. 전반 막판 카윗의 슈팅 정도가 전부라 할 만큼 캐롤의 높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이렇게 캐롤의 머리가 침묵하는 사이 맨시티의 두 번째 골이 야야투레의 머리에서 나온다. 32분 코너킥 상황에서 콤파니의 헤딩슛을 선방한 레이나가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는가 싶었지만 곧바로 이어진 두 번째 코너킥에서 야야투레의 헤딩슛을 막아내지 못하면서 두 번째 실점을 기록한다.

 

만회골을 뽑아내지 못한 채 전반을 마친 리버풀은 적극적인 공세로 후반전을 시작했다. 하지만 리버풀의 세밀함은 여전히 아쉬웠다. 공격 전개과정에서 패스는 부정확했고 캐롤을 향한 롱패스도 제대로 이어지지 못했다.

 

결국 제라드와 벨라미를 동시에 투입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맨시티의 탄탄한 압박을 뚫어내지 못하면서 패스는 뒤로 밀려나기 일쑤였다.

 

72분 힘겹게 만회골을 노리던 리버풀에게 경기흐름을 바꿔 놓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 온다. 맨시티의 베리가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수적인 우위를 점하게 된 것이다.하지만, 수적인 우위를 채 누리기도 전 야야투레가 PK를 얻어냈고 밀러가 침착하게 성공시키면서 3-0. 그것으로 경기는 끝이었다.

 

여유로운 리드를 잡은 맨시티는 수적인 열세에도 탄탄한 수비를 보여주며 리버풀의 일방적인 공격을 적절히 막아냈다. 어찌보면 급해진 리버풀의 공격이 중앙으로 집중되면서 수비를 도와주는 꼴이 되고 말았다. 답답한 리버풀에 비해 맨시티는 모든 선수들이 수비에 가담한 후 야야투레와 제코만을 활용한 역습으로도 리버풀의 수비를 위태롭게 만들었다.

 

리버풀의 모든 선수들이 공격쪽으로 치우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90분 내내 리버풀의 수비는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상대와 몸싸움에서 밀리는가 하면 스피드와 포백의 라인 관리마저 흔들리면서 아구에로와 야야투레에게 골찬스를 내주고 말았다.

 

이번 시즌 맨시티는 리버풀을 상대로 두 번 모두 수적인 열세 속에서 경기를 치르는 힘겨운 상황을 연출했지만 1차전은 무승부, 2차전은 3-0 완승을 거두면서 두 팀간의 달라진 위상을 확인시켜주었다.

 

까다로운 상대, 리버풀을 상대로 3-0 대승을 일궈낼 맨시티는 자신들의 리그 선두 이유를 확실히 보여준 한 판이었다. 선두경쟁을 벌이고 있는 맨유보다 한 경기를 더 치른 상황에서 다시 승점 3점을 앞서 나가면서 박싱데이 이후 이어진 빡빡한 일정 중 가장 힘겨운 위기를 벗어나게 되었다. 이로써 당분간 선두경쟁에서 맨시티가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2.01.04 08:32 ⓒ 2012 OhmyNews
맨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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