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SBS의 토크 버라이어티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의 신년특집에 출연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스피드퀴즈를 하고 애창곡으로 거북이의 '빙고'를 부르는 등 그간 '얼음공주'라고 불린 차가운 이미지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기 위해 노력했다.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SBS의 토크 버라이어티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의 신년특집에 출연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스피드퀴즈를 하고 애창곡으로 거북이의 '빙고'를 부르는 등 그간 '얼음공주'라고 불린 차가운 이미지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기 위해 노력했다. ⓒ SBS


스피드 퀴즈에서 '안철수' '나꼼수' 등의 문제가 나오자 박근혜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의 표정이 찰나의 변화를 보였다. 1970년대 독재에 맞서는 시위가 한창일 당시 무엇을 했느냐는 날카로운 질문이 꽂히기도 했다. 당시는 박근혜 위원장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체제가 지속되고 있었다. 

2일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SBS 토크 버라이어티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의 2012년 첫 손님으로 나섰다. 이날 방송은 토크나 게임과 같은 가벼운 형식 속에 사회·정치적인 사안을 녹이거나, 개인적인 이야기를 듣는 식으로 구성됐다. 박근혜 위원장은 '냉장고에 코끼리를 넣는 법'과 같은 다소 옛날 유머를 선보여 MC들의 썰렁한 반응과 맞닥뜨렸고, 정치인으로서의 고민과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잃은 슬픔을 털어놓기도 했다.

연예인들의 '힐링(치유)'를 목표로 하는 <힐링캠프>는 신년특집으로 2주에 걸쳐 정치인인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의 토크를 준비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섭외도 시도했으나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힐링캠프> 연출을 맡은 최영인 PD는 3일 <오마이스타>와의 통화에서 두 사람의 섭외에 대해 "정치인이냐 연예인이냐에 상관없이 현재 우리 사회가 주목하는 인사들을 초대했고, 나름의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박근혜·문재인 두 분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종합편성채널에서 '박근혜 특집'으로 대담을 마련했던 것에 대해 최 PD는 "그런 프로그램과는 다르게 '힐링'이라는 우리만의 방식으로 풀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간 말을 아끼며 '얼음공주'로 불릴 수밖에 없었던 '정치인 박근혜'에게서 '인간 박근혜'를 끌어내기 위한 것에 목표가 있었다.

최 PD는 "박근혜 위원장 역시 '나는 편한 사람이다'고 알리며 시청자와의 소통을 원했던 것에 포인트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정치인들이 예능 프로그램을 대하는 방식도 달라졌다"며 "요즘에는 뉴스에서의 딱딱한 대담만이 아닌 다른 소통의 방식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날 <힐링캠프>에서 박근혜 위원장이 문제를 내거나 맞춰야 하는 스피드퀴즈의 소재로 '안철수' '나꼼수' 등의 예민한 단어들이 나오기도 했다.

이날 <힐링캠프>에서 박근혜 위원장이 문제를 내거나 맞춰야 하는 스피드퀴즈의 소재로 '안철수' '나꼼수' 등의 예민한 단어들이 나오기도 했다. ⓒ SBS


정치인 박근혜와 '통'했나?

박근혜 편이 방송되기 전부터 시청자들이 게스트 못지않게 주목한 것은 MC 중 한 명인 김제동과의 충돌이었을 것이다. 대중에게 진보적인 색채를 가진 연예인으로 각인된 김제동과 한나라당 전 대표와의 토크에 분명 이격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최근 10.26 재보선 당시 투표독려 행위로 고소를 당하기도 한 김제동은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에 두려움을 느껴서는 안 된다"고 직접적인 대화를 시도했지만, 박근혜 위원장은 "그런 생각을 하지 않도록 정치권이 노력해야 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박근혜 위원장은 오히려 김제동에 대한 호의를 지속적으로 표현하며 각을 세우지 않았고, 정치인으로서의 소통은 제대로 되기 어려웠다는 점이 아쉬웠다. 

반면 다음 주 예정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의 토크에서는 다른 방식의 소통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최영인 PD는 "박근혜 편에서 김제동이 긴장감을 조성하는 역할을 했다면, 문재인 편에서는 다른 입장을 취하게 될 것이다"라며 "아무래도 시청자들이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으니 더 조심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예고했다.

문재인 이사장의 <힐링캠프> 녹화는 4일로 예정돼 있다. 문재인 편에 대해 "방송을 통해 확인하라"고 웃으며 말을 아낀 최 PD는 "아마도 문재인이라는 사람에 대해 좀 더 알게 되는 토크쇼가 될 것이다"라고 귀띔했다.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문재인 편은 오는 9일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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