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PR전 루니의 활약으로 2-0으로 승리한 맨유.

QPR전 루니의 활약으로 2-0으로 승리한 맨유. ⓒ EPL


드디어 영국 프리미어리그 지옥의 레이스가 시작된다. 박싱데이(Boxing Day)가 바로 그것. 박싱데이는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12월 26일을 가리키는 휴일로, 가난한 사람들에게 자선을 배풀던 전통에서 유래된 날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박싱데이는 12월 26일 하루를 지칭한다기 보다는 크리스마스 전후부터 연초로 이어지는 기간으로 다소 의미가 확장됐다고 할 수 있다.

박싱데이의 유명세는 상당하다. 그 기간 동안 빅매치가 많이 열린다는 점 외에도 3~4일 간격으로 경기가 치러지다 보니, 순위 판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프리미어리그에서 상당히 중요한 기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번 박싱데이 기간의 빅매치는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12월 23일 새벽(한국시각)에 벌어질 토트넘과 첼시의 경기, 내년 1월 4일 새벽(한국시각)에 열리는 맨체스터시티(맨시티)와 리버풀의 경기 정도가 전부다.

2011/12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 경기일정

 17라운드 일정

17라운드 일정 ⓒ 전제은


박싱데이 시작을 알리는 17라운드에서 가장 주목받는 경기는 3위와 4위팀간의 대결인 토트넘 대 첼시의 경기다. 이 경기를 제외하면 맨체스터유나이티드(맨유)와 맨시티는 풀럼과 스톡시티를 각각 상대하게 된다.

선두경쟁을 벌이는 두팀은 반드시 승점 3점을 확보해야 한다. 그만큼 부담감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겨야 하는 팀을 상대로 무승부 혹은 패배를 당한다면, 순위 변화를 떠나 팀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가능성도 높다.

스톡시티를 만난 맨시티는 다가오는 경기가 부담스럽다. 맨유에게 승점 2점차로 쫓기고 있는데다가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앞서 있지만 스톡시티는 껄끄러운 상대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맞대결에서 1승 1무로 앞서 있지만 쉽지 않은 경기를 펼쳤다. 맨시티에게 다행스러운 것은 홈에서 경기를 치른다는 것. 지난 시즌의 1승도 홈에서 일방적인 경기 운영으로 승리를 따냈기 때문이다.

풀럼을 상대하는 맨유도 맨시티와 비슷한 상황.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 있지만 풀럼은 언제나 맨유를 쉽게 놔두지 않았다. 지난 시즌 1승 1무로 맨유가 앞서 있지만, 원정 경기에서는 힘겨운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번 경기는 풀럼의 홈 구장인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열린다.

두 팀 모두 승점 3점을 반드시 확보해야 하지만,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어느 한 팀이 17라운드에서 무승부 혹은 패배를 당한다면, 순위가 바뀌거나 선두와 더욱 멀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두 팀 모두 어떤 라이벌팀보다 스톡시티와 풀럼전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17라운드에는 자존심 대결을 펼쳐질 또 다른 경기가 있다. 바로 블랙번과 볼튼의 탈 꼴찌 경기가 바로 그것. 16라운드 현재 블랙번이 2승 4무 10패(승점 10점), 볼튼이 3승 13패(승점 9점)로 각각 19위와 20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에도 블랙번은 하위권에서 맴돌았다. 반면, 볼튼은 중위권에 이름을 올리면서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지난해 같은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코일 감독의 말처럼 이청용의 공백이 크다고는 하지만 강등권까지는 아니었다.

여전히 팬과 구단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코일에 비해 블랙번의 스티브 킨 감독은 팬들의 사퇴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박싱데이 기간이 마무리 된 후 순위에 따라 어느 한 팀의 감독은 더 이상 모습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를 일이다.

박지성, 박주영, 지동원의 출전여부도 관심사다. 박지성은 박싱데이 기간 최소 2경기 이상 선발출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박주영과 지동원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 선수들은 출장 기회가 찾아오면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는 수밖에 없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http://ccead.blog.me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프리미어리그 박싱데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