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000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에서 배우 김여진과 1인저널리스트 '미디어몽구'(본명 김정환) 등이 소셜네크워크를 통해 모은 성금으로 마련한 승합차의 키를 들어보이고 있다.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000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에서 배우 김여진과 1인저널리스트 '미디어몽구'(본명 김정환) 등이 소셜네크워크를 통해 모은 성금으로 마련한 승합차의 키를 들어보이고 있다. ⓒ 유성호



1992년 1월 8일부터 매주 수요일마다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 대사관 앞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모인 '수요시위'가 열린다. 이들은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와 전범자 처벌, 전쟁범죄 사실 기록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일본 정부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2011년 12월 14일 이 수요시위가 천 회를 맞이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함께 활동하고 있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이날 일본의 범죄 행위를 영원히 기억하자는 의미로 10대 소녀의 형상을 한 '평화비'를 일본 대사관 앞에 세웠다. 이 가운데 가수 이효리·배우 김여진과 이서진 등이 수요시위와 관련된 글을 게재하거나 집회에 참석하는 등의 행보를 보여 관심을 끌었다.

권해효·김여진·이서진은 1000회 맞은 수요시위 현장 찾아

먼저 이효리는 지난 13일 트위터에 "그리웠어요 고향의 밤하늘이, 머리위로 날리던 풀내음이, 가난했지만 따듯했던 어머니의 웃음이,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당신의 체온이"로 시작하는 시를 인용했다. 해당 시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만화 <다시 태어나 꽃으로> 마지막 부분에 실린 작품이다.

이어 이효리는 "내일이 위안부 할머니들 수요집회가 1000회째 되는 날이다"라며 "잊혀져 가는 할머니들을 한 번 더 생각하는 밤이 되길 바란다"고 적었다. 이어 그는 14일 오후 자신이 한 누리꾼으로부터 받은 글을 게재했다. 이 글에는 "상식적으로 그 당시 위안부는 어쩔 수 없었다"며 "위안부는 기억만 해준 걸로도 고마워 절을 해야 할 판이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효리는 이에 대해 "자국민도 이러니…"라며 씁쓸한 심정을 드러냈다.

 14일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수요시위 1000회에 참석한 배우 이서진.

14일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수요시위 1000회에 참석한 배우 이서진. ⓒ 엄지뉴스


배우 김여진과 이서진, 그리고 권해효는 14일 수요시위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권해효는 이날 수요시위의 사회를 맡았다. 그는 "20년을 차가운 길바닥에서 보내야 했던 할머니들이 다음 주에도 다시 수요집회를 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는 말로 해당 집회의 의미를 분명히 했다.

김여진은 임신 7개월째의 무거운 몸을 이끌고 현장을 찾았다. 그는 무대에 올라 위안부 피해자들의 삶을 다룬 시를 낭독하고 생존 할머니들이 이용하는 승합차가 낡았다는 소식에 누리꾼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마련한 승합차를 전달하는 자리에 함께 했다. 김여진과 드라마 <이산>에서 함께 했던 이서진은 시위 현장 한 곳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 이날 시위를 지켜본 한 참가자는 "이서진의 모습이 보여 공개적으로 발언을 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렇지는 않았다"며 "한 쪽에서 조용히 집회를 지켜봤다"고 전했다.

한편 수요시위 1000회를 하루 앞둔 13일, 또 한 분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이제 한국 정부에 등록된 254명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이제 63명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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