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중 주어진 시간에 팬들에게 이야기를 전하는 장근석.

공연 중 주어진 시간에 팬들에게 이야기를 전하는 장근석. ⓒ 트리제이 컴퍼니


혹시 당신 프린스의 초대장을 받았는가? 당신은 그를 응원하고 힘이 되어줄 한 마리의 장어가 될 각오는 됐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장근석의 함정에 빠진 게다.

26일 오후 4시 장근석의 도쿄돔 단독 콘서트 <2011 THE CRI SHOW IN TOKYO DOME  'THE BEGINNING'>이 막을 올렸다. 장근석에겐 오래 전부터 꿈꿔 오던 일이 현실이 되었고, 팬들은 장근석의 매력을 단단히 맛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나의 키즈나(인연), 우나기다치(장어들: 장근석의 팬을 지칭)! 소중한 당신들을 모두 프린스 월드에 초대합니다!"

그의 영상이 나오자 4만 5천의 관객이 일제히 기립했다. 장근석과 팬들이 함께 채운 돔구장은 어떤 명승부가 있었던 경기 때보다 더욱 뜨거운 함성으로 채워졌다. 팬과 스타가 만나는 자리니 오죽하겠는가.

침실·정원·클럽·마당까지 '프린스 월드' 곳곳을 누비다      

장어들 안녕 공연 중 장근석이 그에게 환호하는 팬들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 장어들 안녕 공연 중 장근석이 그에게 환호하는 팬들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 이선필

이번 공연의 콘셉트는 '성으로의 초대'다. 지난 10월에 있었던 아레나 투어가 평범했던 장근석이 프린스가 돼가는 과정을 그렸다면 이번은 프린스가 된 장근석이 자신의 성에 팬들을 초대해 함께 즐기는 모습을 담았다.

부제가 'The Beginning'인 이유는 곧 데뷔 20주년을 맞이하는 그가 새로운 면모로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을 함께 담았기 때문이다. 그의 일본 공식 팬클럽도 다음달 12일에 1기가 끝나고 새로운 기수를 맞이한다는 점도 시작이라는 카테고리에 함께 묶을 수 있다.

드라마 <매리는 외박중> OST에 수록되었던 Hello Hello 함께 공연은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무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장근석은 드라마에서의 느낌을 되살리는듯 노래와 함께 디테일한 표정연기까지 소화하고 있었다.

잔잔했던 발라드 타임이 지나 '힙합 뮤직'(주석)으로 공연은 슬슬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프린스의 친구들'이라는 소제로 평소 장근석이 좋아했고 함께 하고 싶었던 인물들이 하나씩 모습을 드러냈다. 주석을 필두로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래퍼 버벌진트가 흥을 더욱 돋우었다. "장근석 덕분에 내 생애 가장 큰 무대에 서게 됐다"고 운을 뗀 버벌진트는 노래 중간에 "장근석! 사랑해!"를 팬들에게 외치게 하며 사심(?) 담긴 무대 매너를 보이기도 했다.

이날 무대에서의 상큼함은 배우 박신혜가 담당했다. 장근석과 함께 드라마 <미남이시네요> 수록곡인 'Lovely Day'와 '여전히'를 소화한 박신혜는 이날 공연에 등장한 유일한 여성이었다. 혀를 삐쭉 내밀며 "일본에서 스캔들 난 거 알고 있죠?"라고 살짝 장근석을 도발하다 결국 장근석에 의해 퇴장당하고 말았다.

바통을 이어받은 '빅브라더'는 장근석과 함께 라운지의 세계를 보여줬다. 특히 'Shake It'가 흐르던 때엔 무대 중앙에서 두 대의 크레인이 둘을 태워 사방으로 움직였다. 번쩍번쩍 레이저를 쏘면서 무대를 장악했던 '빅브라더'는 장근석과 함께 라운지 H라는 팀으로 활동하기도 했음이 이날 밝혀졌다. 참고로 여기서 이니셜 H는 이들의 모교인 '한양대'를 뜻한다.

'Let me Cry', '부탁해 Bus'가 지나고 내년 초 일본에 발매할 장근석의 정규 앨범 미발표곡인 '수호성'이 흐르기까지 공연은 어느새 막바지였다. 여기까지 장근석은 와이어에 달려 공중에서 등장하거나, 자전거를 타고 무대를 출발해 도쿄돔을 한 바퀴 돌기도 했다. 그리고 마지막 곡인 'Promise(드라마 <미남이시네요>)'가 절정이었다. 이윽고 장근석이 열기구를 타고 공중을 한 바퀴 돈 것. 공중에서 노래를 하던 그는 관객을 향해 작은 공을 던지는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다. 그야말로 상하좌우 도쿄돔 구석까지 장근석의 자취가 남지 않았던 곳이 없던 공연이었다.

팬들, 근짱의 '매력'이 뭐예요?

 팬들과 함깨 즉석에서 노래를 만들고 있는 장근석의 모습이다.

팬들과 함깨 즉석에서 노래를 만들고 있는 장근석의 모습이다. ⓒ 이선필


 장근석이 마차를 타고 공연 무대로 입장하고 있다. 이날 도쿄돔 단독 콘서트는 오후 4시부터 시작되었다.

장근석이 마차를 타고 공연 무대로 입장하고 있다. 이날 도쿄돔 단독 콘서트는 오후 4시부터 시작되었다. ⓒ 트리제이 컴퍼니


이날 장근석의 4만 5천 팬들은 나이대도 다양했다. 모녀 혹은 부녀지간 등 가족이 함께한 이들도 많았다. 전체적으로 팬들은 장근석의 매력을 당당함으로 꼽았다. 딸과 함께 공연장을 찾은 준코(50)씨는 "장근석이 귀여우면서도 힘찬 모습이 좋다"며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였다.

마유코와 미타(26)씨는 "주변에선 장근석의 말씨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의 도발적이면서도 엉뚱한 모습이 오히려 매력이다"라고 전했다. 특히 이들은 "장근석이 연기와 노래 등 다양한 활동을 보여줘서 좋은데 기본적으로는 가수보단 배우로서의 이미지가 좋다"며 나름 객관적인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둘은 "장근석의 노래는 노래방에서 나오면 따라 부르는 정도지 즐겨서 부르진 않는다"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또 다른 팬인 미치오씨는 "한국 스타들 특히 장근석은 근육이 없는 몸매가 아닌데 선이 곱다"며 나름 섬세한 감각을 보였다. 이어서 그는 "본래 매운 음식을 잘 못먹는데 한국 드라마를 보고 좋아하게 됐다"고 전해주었다.

이바라키 현에서 아빠와 언니와 함께 온 모시모토 아야카(9세·여아)는 "장근석의 얼굴이 좋다"며 어린 얼굴에 어울리지 않는 반응을 보여 조금 놀라기도 했다. 그의 아버지는 "모시모토만 좋다면 기쁘게 허락하겠다"며 유쾌하게 웃으며 답했다.

장근석 도쿄 단독 콘서트가 남긴 의의와 과제?


장장 세 시간이 넘는 공연이었다. 약속대로 장근석은 팬들을 위해 여러가지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장어'(장근석 팬들에 대한 애칭)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한 준비였다. 또한 이번 도쿄돔 공연은 4만 5천 전석 매진이라는 기염을 토하며 장근석에게도 큰 의미가 있는 공연이다. 거품인기가 아닌 티켓파워가 증명됨에 따라 앞으로 향후 일본에서 활동할 수 있는 토대를 굳건하게 마련했다는 평가다.

또한 이번 공연으로 일본 내 한류의 방향이 상대적으로 낮은 연령대까지 흐르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그의 일본 진출 성공과 함께 장근석 인기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린나라에서도 활발한 활동이 필요하다. 과거 한류스타들이 일본활동에 전념하면서 한국에서의 활동을 상대적으로 등한시 해 거품처럼 사그러든 예가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장근석 공연의 제작비는 총 48억이었다. 9800엔 전좌석이 동일한 입장료였다. 공연에선 무대 곳곳에서 터진 폭죽만 한번에 3천만 원, 열기구 한 대가 뜨는 데만 1억원이 들었다고. 그만큼 퍼포먼스에 신경을 썼다는 이야기다. 


장근석 도쿄돔 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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