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의 공격을 이끈 나니 답답했던 경기, 화려한 드리블로 맨유 공격을 이끈 나니

▲ 맨유의 공격을 이끈 나니 답답했던 경기, 화려한 드리블로 맨유 공격을 이끈 나니 ⓒ UEFA 홈

23일 새벽에(현지시간 22일)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라운드에서 벤피카(포르투갈)를 홈으로 불러들인 맨유(잉글랜드)가 아쉬운 2-2 무승부를 기록하고 말았다. 이로써 맨유는 12월에 펼쳐진 바젤(스위스) 원정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여부가 가려지게 되었다.

 

리그가 시작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바젤은 그리 위협적인 팀이 아니었다. 하지만 바젤은 예상과는 달랐다. 현재 2승 2무 1패로 조 3위지만 승점 8점으로 맨유의 턱밑까지 쫓아와 있다. 맨유의 홈구장 올드트레포드에서 펼쳐진 1차전에서 3-3 무승부를 기록할 정도로 탄탄한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게다가 그들의 홈에서 맨유를 상대하는 만큼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벤피카전 홈 무승부가 더욱 아쉽다. 그만큼 벤키파에게는 중요한 무승부였다.

 

맨유는 부상으로 빠진 루니의 자리에 영을, 치차리토 대신 베르바토프 카드로 벤피카를 맞았다. 측면에는 나니와 발렌시아가 나서면서 박지성은 벤치를 지켜야 했다. 벤피카는 수비의 루이장과 중원의 아이마르를 중심으로 공수를 조율하며 맨유를 압박했다.

 

루니의 공백 메운 나니의 고군분투

 

초반 맨유를 강하게 압박하던 벤피카가 행운의 첫 골을 기록한다. 측면돌파에 이은 크로스가 에브라의 다리 사이를 통과하며 골문 앞을 지키던 필 존스의 자책골이 나오고 말았다. 다급해진 상황, 맨유에서 홀로 빛난 것은 나니였다. 나니는 전반 답답한 경기 흐름을 깨뜨리는 화려한 드리블로 맨유 공격의 물꼬를 텄다.

 

전반 30분 터진 베르바토프의 동점골도 나니의 발끝에서 시작된다. 측면으로 연결된 볼을 나니가 크로스로 연결하면서 베르바토프의 머리에 정확히 전달되었다. 이 골을 계기로 맨유는 벤피카를 강하게 몰아 붙인다.

 

곧바로 베르바토프와 영이 패스를 주고 받으며 벤피카의 수비를 돌파했고 골키퍼와의 1 대 1 상황에서 영의 슈팅이 골키퍼에 걸리면서 역전골을 넣는 데 실패했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아쉬운 장면 중에 하나였다.

 

영은 후반에도 측면에서 연결되는 몇 번의 결정적인 기회를 무산시키는 등 루니의 공백은 커보였다. 영이 중앙과 측면을 부지런히 오가며 경기를 풀어내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다소 긴 드리블, 상대수비를 제압하는 파워와 골 결정력 면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후반은 맨유의 일방적인 공격이 이어졌다. 맨유는 볼을 잡은 선수들의 드리블이 전체적으로 길었지만 다행히 수비를 빗겨가며 패싱게임을 이어갔다. 분위기를 잡은 맨유는 측면에서 나니와 발렌시아의 돌파와 크로스가 중앙으로 연결되면서 몇 번의 결정적인 골 찬스를 맞았지만 번번히 골키퍼 선방에 막히고 만다.

 

일방적으로 몰아 붙이던 맨유의 추가골은 벤피카의 중앙수비를 지키던 루이장이 교체되는 순간 터졌다.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가 뒤로 흘렀고 수비라인이 채 정비되기 전 나니의 크로스가 플래처에 발에 걸렸고 끝가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플래처가 골을 성공시켰다.

 

비디치의 공백, 전체적인 수비호흡 문제 드러내

 

2-1, 맨유의 홈 승리가 눈앞에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채 2분도 지나지 않아 동점골을 허용하고 만다. 오랜만에 측면으로 연결된 벤피카의 공격을 차단한 필 존스가 데 헤아에게 백패스를 연결하면서 문제가 발생하고 만다.

 

순간, 데 헤아는 길게 걷어내는 것보다 패스로 플레이를 이어가는 것을 선택했다. 하지만 볼은 상대 공격수에게 넘어갔고 결국 아이마르가 동점골을 성공시키면서 퍼거슨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발렌시아를 빼고 치차리토를 투입하면서 베르바토프와 치차리토, 2명의 공격수에게 골을 기대했지만 생각처럼 경기는 풀리지 않았다. 경기 막판 맨유에게 승리의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78분경 파비우의 패스를 받은 베르바토프가 골키퍼와 맞서는 결정적인 장면에서 또 다시 기회를 무산시키면서 맨유의 아쉽게도 홈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홈에서 3골을 기록하고도 2-2 무승부를 기록한 맨유. 결정적인 순간 수비의 집중력 부족과 골 결정력이 못내 아쉽다. 비디치와 루니의 공백이 그만큼 컸다고 해야 할까?

 

필 존스의 자책골은 상대의 크로스가 워낙 강했고, 에브라의 다리 사이를 뚫고 나오면서 방향까지 바뀌면서 제대로 대처할 수 없었다 하더라도 두 번째 골은 좀 더 집중했어야 했다.

 

전반 자책골 이후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던 필 존스가 데 헤아에게 연결한 패스도 다소 불안했고, 상대 공격수들이 수비에 접근해 있는 상황에서 패스는 무리였다. 좀 더 쉽게 갈 수 있는 방법을 택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수비불안이 아쉬지만, 그에 못지 않게 최전방 공격수들의 골 결정력도 아쉬웠다. 그 만큼 추가골을 넣을 수 있는 장면들은 많았다. 그것도 골키퍼와 맞서는 골이나 다름없는 장면이 다수였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베르바토프, 퍼거슨에게 믿음을 주지 못했다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베르바토프는 귀중한 동점골을 터뜨리기는 했지만 이후 이어지는 찬스에서 한계를 드러내면서 퍼거슨에게 믿음을 주지 못했고, 중앙에서 루니의 역할을 대신했던 영의 결정력도 실망스러웠다.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린 박지성의 출장은 아이마르의 골과 함께 사라졌다. 추가골이 필요한 상황에서 보다 공격적인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었던 퍼거슨, 수비적인 장점이 부각되어 있는 박지성 카드를 꺼내 들 기회가 없었다.

 

홈승리가 반드시 필요했던 맨유! 그 기회를 날려버린 맨유! 이제 마지막 남은 바젤 원정길은 선수나 감독에게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게 되었다. 하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 분명 한 발 앞서 있는 맨유이기에 원정이라는 변수가 있다 하더라도 긍정적인 전망은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2011.11.23 10:48 ⓒ 2011 OhmyNews
챔피언스리그 맨유 벤피카 박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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