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전당 개관 기념 영화제' 포스터

'영화의 전당 개관 기념 영화제' 포스터 ⓒ 영화의 전당


부산영화제가 끝난 지 한 달 정도 밖에 안 지났는데, 영화팬들이 부산에 가야할 일이 또 생겼다. 부산에서 규모가 큰 영화잔치 하나가 또 시작된다. 편수는 무려 222편. 상영횟수는 555회. 기간도 무려 52일간이다. 고전에서 최근 화제작까지, 그리고 칸 영화제 수상작부터  유명 인사들의 추천작까지 라인업이 화려하다.

'영화의 전당 개관기념 영화제'가 10일 개막한다. 이번 영화제는 부산국제영화제 전용관으로 만들어진 '영화의 전당'이 개관한 의미를 더하기 위해 부산국제영화제 측이 공들여 기획한 특별한 영화제다. '영화의 전당' 이름 그대로 영화들의 전당으로서 상징성을 나타내기 위한 특별한 의식이다.

유명 영화인과 함께 영화보고 대화 나누는 '백지수표'

간판 프로그램인 '백화열전'이란 이름으로 영화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게끔 빼어난 영화 100편이 선정됐고, '카르트 블랑슈' 섹션에서는 감독·배우·평론가·제작자 등 이름 있는 영화인들의 추천작이 이들의 강연과 곁들여 관객들과 만난다. 

추억의 고전 영화를 상영하는 '에픽의 향연'과 만화 영화 섹션인 '애니메이션 천국', 2000년대 예술 영화들을 엮은 '21세기가 사랑한 영화'를 비롯해, 재평가가 필요한 영화들을 모은 '한국영화, 그 미지의 보석들', 관객들이 좋아하는 취향의 작품을 모아 놓은 '관객의 선택' , '칸 비평가주간 50주년 특별전' 등 모두 8개로 섹션으로 구성된 작품들이 올해 말까지 영화의 전당을 수놓게 된다.

작품의 면면 자체도 화려한데 대표 프로그램인 백화열전에서는 1902년에 제작된 <달세계 여행>(감독 조르주 멜리에스, 2011년 복원판)을 시작으로 2008년에 발표된 480분의 대작 <멜랑콜리아>(라브 디아즈)에 이르기까지 영화사의 걸작 100편이 상영작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백지수표라는 의미의 '카르트 블랑슈'는 유명 영화인들이 함께 하는 행사라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배우 고현정, 이선균 감독 이창동·봉준호, 영화평론가 김혜리, 제작자 명필름 심재명 대표 등이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명예집행위원장 등이 관객들과 함께 자신이 추천한 영화를 본 후 대화 시간을 갖는다.

개막일인 10일 젊고 트렌디한 예술영화 <나는 인어공주>를 추천한 고현정씨가 첫 주자로 나서고, 11일에는 이선균씨가 <시네마천국> 상영후 '청춘 잔혹 이야기'를 주제로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게 된다. 이어 심재명 대표와, 김혜리, 이동진, 김동호 순으로 영화계 명사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마련된다.

222편의 상영작에는 <아라비아의 로렌스>, <닥터 지바고>, <대부> 등 추억의 명작부터 <피아니스트> <엘리펀트>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사랑해 파리> 등 2000년대 화제의 예술영화를 비롯해  벨라 타르 감독의 문제작 <사탄 탱고>, 허우샤오시엔의 <남국재견>, 걸작들이 망라돼 있다.

 카르트 블랑슈 섹션에서 상영되는 배우 고현정 추천작 <나는 인어공주다>

카르트 블랑슈 섹션에서 상영되는 배우 고현정 추천작 <나는 인어공주다> ⓒ 영화의 전당


 영화의 전당 개관 기념 영화제에서 상영될 <시네마 천국>

영화의 전당 개관 기념 영화제에서 상영될 <시네마 천국> ⓒ 영화의 전당


"프로그램이 압도적, 이번 기회 놓치면 평생 후회"

부산국제영화제 김지석 프로그래머는 프로그램이 "압도적"이고 이번 기회 놓치시면 평생 후회하게 될 것"이라며 "100년에 한번 올까말까 하는 기회를 놓치지 말기"를 영화팬들에게 당부했다.

그는 특히 프로그램의 핵심인 '백화열전'에 대해 "걸작 100선이기는 한데 기존의 100선과는 다른 대안적 100선"이라며 "이를테면, 제르맹 뒬락 걸작선이나 앙드레 뒤퐁, 텍스 에이버리 애니메이션, 사샤 기트리, 후안 안토니오 바르뎀, 다니엘 슈미트 등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생애의 거의 유일한 기회"라고 말했다.

11월 10일 개막하는 '영화의 전당 개관 기념 영화제'는 오는 12월 31일까지 부산 영화의 전당 내 중극장과 소극장, 시네마테크 3곳에서 상영된다. 갓 지어진 상영관들이 편안한 좌석과 음향 시설이 뛰어나 작품을 즐기기에는 최적의 조건을 제공하고 있다.

영화의 전당은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중 비로 인한 누수 문제 등이 지적됐으나 다행히 실내 극장 상영에 큰 지장이 없다는 진단이 내려져 행사를 치르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의 전당 개관 기념 영화제'는 두 달 가까이 여유 있게 진행된다는 점에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놓친 관객들에게는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화 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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