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교를 브라운관이나 기사로만 접할 수 있는 대중들, 혹은 공식석상에서는 그의 얼굴을 볼 수 있지만 사적으로 깊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 연예계 관계자들은 그녀에 대해서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누구누구의 열애'라는 제목의 기사가 클릭수가 가장 높은 이 연예계. 거기서 송혜교가 어떤 드라마나 영화에서 자신의 직업에 걸맞게, 연기를 제대로 충실해 해냈다고 한들 대중들은 그에 대한 관심이 '그녀의 연애담' 보다는 높지가 않다.

 오는 10월 27일 개봉하는 이정향 감독 연출의 영화<오늘>에 출연하는 배우 송혜교.

이정향 감독이 송헤교에 대해 "엄청난 노력파에요. 잔소리가 필요 없을 정도로 열심히 연습을 합니다."라고 호평했다. ⓒ 민원기

그래서 송혜교의 많은 기사 중에서도 대중들은 그녀의 연애담에 대해 더 많이 기억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녀를 어느 순간 배우 송혜교가 아닌 그냥 예쁜 연예인, 함께 호흡을 맞췄던 남자 배우와 교제를 했던 그런 여배우쯤으로 뇌구조에 자리 잡게 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그녀에 대한 오해는 대중들에게도, 그녀를 깊이 있게 모르는 연예계 관계자들에게도 자리 잡았다.

그런 오해를 받고 있는 배우 송혜교가 영화 <오늘>로 돌아왔다. 약혼자를 뺑소니로 치고 죽게 만든 사람이 17세 소년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용서를 빨리 해버린 다혜 역할을 맡았다. <미술관 옆 동물원><집으로...> 이후 9년 만에 돌아온 이정향 감독이 송혜교를 여주인공으로 캐스팅해 몇 개월간 함께 촬영하며 동고동락했다.

누구보다 가깝게 그녀를 지켜봤던 이정향 감독이 송혜교에 진짜 모습이 어떤지 전해줬다.

노력파·착한학생...송혜교를 만나기 전과 만난 후 달라졌다

"엄청난 노력파에요. 잔소리가 필요 없을 정도로 열심히 연습을 합니다. 심지어 크랭크인 전날, 과거형에서 현재형으로 문장을 고치는 게 있었어요. 한 글자만 빼면 되는 게 있었는데 그것도 미리 문자로 보내줬어요. 분명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올 것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도 미리 알려줬습니다. 송혜교는 항상 연습을 열심히 해오는 착한 학생이에요."

영화는 10월 27일에 개봉했다. 일명 '퐁당퐁당(교차상영을 뜻함)' 개봉으로 인해 스크린 확보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관객들이 영화를 어느 때고 가서 볼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았고, 영화가 전하는 주제와 무게감으로 호불호가 갈리는 관객들도 있었다.

하지만 관객들은 송혜교의 연기에 대해서는 함부로 왈가왈부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는 그녀가 얼마나 극중 다혜가 되기 위해 애를 쓰고, 깊은 내면을 보여주기 위해 치열했는지 영화를 통해 드러났기 때문이다.

여기엔 분명 <오늘>이라는 작품이 전하는 진정성도 있겠지만 연출을 맡은 이정향 감독의 역할도 컸다. <미술관 옆 동물원>으로 심은하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기기도 했던 이정향 감독은 <집으로...>에서는 연기를 한 번도 해 본적 없는 할머니에게 연기를 가르쳐 실감나면서도 진짜 '내 할머니' 같은 감동을 전했다. 이 감독을 만나면 배우들의 연기가 더욱 살아나고 빛을 낸다.

 배우 송혜교가 영화 <오늘>로 돌아왔다. 약혼자를 뺑소니로 치고 죽게 만든 사람이 17세 소년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용서를 빨리 해버린 다혜 역할을 맡았다. <미술관 옆 동물원><집으로...> 이후 9년 만에 돌아온 이정향 감독이 송혜교를 여주인공으로 캐스팅해 몇 개월간 함께 촬영하며 동고동락했다.

배우 송혜교가 영화 <오늘>로 돌아왔다. 약혼자를 뺑소니로 치고 죽게 만든 사람이 17세 소년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용서를 빨리 해버린 다혜 역할을 맡았다. <미술관 옆 동물원><집으로...> 이후 9년 만에 돌아온 이정향 감독이 송혜교를 여주인공으로 캐스팅해 몇 개월간 함께 촬영하며 동고동락했다. ⓒ 롯데엔터


"캐스팅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성이라고 봅니다. 무엇보다 중요시 여기는 것은 겸손하고 성실한가입니다. 그게 되게 중요해요. 그게 기본적으로 갖춰지면 연기는 잘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런 바탕이 없이 연기만 잘 하는 사람은 A가 되지 못하고 B+ 정도에서 묻힐 것 같아요.

인간성 다음에 보는 것은 '그 역할에 어울리느냐 아니냐' 입니다. 여태까지 작품에서 캐스팅을 하면서 그 배우의 흥행성이 있느냐 없느냐를 본 적은 없었어요. 기본적으로 인성이 좋고 역할에 잘 어울리면 두 말 없이 바로 하자고 합니다. 할머니랑 유승호도 크랭크인 날까지 한 번도 연기 테스트를 한 적은 없어요. 송혜교라는 배우 역시 너무 착하고 인성이 좋은 배우입니다."

그리고 송혜교와 <오늘> 속 다혜가 어울리는지에 대해 고민할 차례가 왔다. 이정향 감독은 실제 만난 송혜교가 다혜와 너무 비슷해서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송혜교를 처음에 만났는데 그녀가 '저랑 비슷한 구석이 많아요'라고 했을 때 그 말이 틀리지 않다는 것을 알았어요. 송혜교가 처음에는 저에 대한 호감으로 이 작품을 하고 싶어 했지만 시나리오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했어요. 너무 하고 싶은 작품이라고, 그 때부터 저희들의 인연이 좋게 시작됐던 것 같아요. 송혜교는 정말 목숨을 걸었다는 표현이 생각날 정도로 욕심을 냈습니다."

촬영을 하면서는 어떻게 배우의 연기를 최상의 상황으로 끌어 올렸을까. 

"<집으로...>를 찍을 때는 할머니와 승호가 신인이라서 제가 원하는 연기가 나올 때까지 끄집어냈다면 이번에는 많이 지켜봤어요. 우선 촬영 전에 작품에 대한 설명을 많이 했고 그들도 역시 많은 준비와 고민을 해 왔을 테니까 많이 간섭하거나 잔소리를 하지 않았어요. 둘이서 만들어 온 다혜와 지민(남지현)을 보면서 제 생각과 많이 다르지 않았기 때문에 어려움 없이 촬영을 했습니다. 

그 다음에는 배우들이 최상의 컨디션에서 연기할 수 있도록 판을 만드는 것에 주력을 했어요. 엄마와 같은 심정으로 그들의 연기를 지켜봤어요."

직접 만나기 전까진 송혜교라는 배우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다던 이정향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크게 놀랐다는 사실을 전했다.

"그녀가 작품을 준비하면서 보여줬던 성실함과 열정, 그리고 기본적인 착한 심성이 그녀를 더욱 좋은 배우로 커가게 하는 바탕이 될 것 같아요."

 8일 오후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 문화홀에서 갈라 프레젠테이션 영화 ‘오늘’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이정향 감독과 배우 송혜교, 남지현이 취재진에 포즈를 취하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중에 <오늘>의 갈라 프레젠테이션이 열린 가운데 이정향 감독과 배우 송혜교, 남지현이 취재진에 앞에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민원기


송혜교 이정향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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