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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네스티인터내셔널은 납치된 후 처참한 주검으로 발견된 18세의 시리아 소녀 자이납 알 호스니의 사례를 공개했다.
 앰네스티인터내셔널은 납치된 후 처참한 주검으로 발견된 18세의 시리아 소녀 자이납 알 호스니의 사례를 공개했다.
ⓒ 앰네스티인터내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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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에서 민주화 시위가 시작된 지 7개월째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아버지에게서 권력을 물려받은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안과의사 꿈꿨던 대통령, 국민을 쏘다> 참조)은 민주화 요구를 힘으로 누르고 있다.

그 과정에서 민주화 요구 시위에 참가한 이들뿐만 아니라 그 가족들도 고통을 당하고 있다. 국제 인권 단체인 앰네스티인터내셔널은 민주화 운동에 참가한 사람의 가족이 목숨을 잃은 사례를 23일 공개했다.

앰네스티인터내셔널이 제시한 사례는 18세 소녀 자이납 알 호스니(이하 자이납)의 가족이다. 자이납은 시리아 중서부 도시 홈즈에 살고 있었다. 홈즈는 민주화 시위의 중심지 중 하나다(<"카다피가 쫓겨났다, 다음은 바샤르 당신 차례"> 참조). 그 때문에 홈즈 시민들은 탱크를 앞세운 시리아군의 표적 공격을 당하기도 했다(표적 공격에 관해서는 <아버지는 2만 명 학살, 아들은 무차별 탱크 공격>, <"저격수, 아홉 살 소녀 사살... 곳곳에 시신 더미">, <"탱크에 이어 군함까지... 움직이는 건 다 표적">, <누가 3세 여아 눈에 총탄을 쐈나> 참조).

고문 흔적 역력한 아들 시신, 목과 양팔 잘린 딸 주검

자이납은 7월 27일(현지 시각) 보안군으로 추정되는 사복 차림의 요원들에게 납치됐다. 앰네스티인터내셔널은 이들이 자이납을 납치한 것은 자이납의 오빠인 무함마드 디브 알 호스니(27세, 이하 무함마드)에게 자수하라는 압박을 가하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무함마드는 홈즈에서 민주화 시위를 조직해 온 활동가였다. 여동생이 납치된 후, 무함마드는 '네가 반체제 활동을 그만둬야만 여동생이 풀려날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무함마드는 9월 10일(현지 시각) 체포됐다.

그로부터 사흘 후인 9월 13일(현지 시각), 보안군이 무함마드의 어머니를 소환했다. 어머니는 군(軍) 병원에서 아들의 시신을 찾아가라는 통보를 받았다. 무함마드의 시신에는 고문을 당한 흔적이 역력했다. 등에는 멍 자국이 있었고, 몸 곳곳에는 담뱃불로 지진 흔적이 남아 있었다. 오른쪽 팔과 다리에 총을 맞았고 가슴에도 세 발의 총상이 있었다. 보안군은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악명이 높다(<퍽! 퍽! "네 주인이 누구냐"... "대통령입니다">, <성기 잘린 13세 이어 눈이 사라진 15세 주검>, <"그들은 내 성기에 전기 고문을 했다"> 참조).

무함마드의 어머니는 아들의 시신이 있던 병원 영안실에서 우연히 딸의 주검도 발견했다. 납치된 후 생사를 알 수 없었던 딸은 참혹한 시신으로 변해 있었다. 자이납은 목이 잘리고 양팔이 절단되고 피부가 벗겨진 처참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시리아 당국은 자이납의 시신을 가족들에게 바로 돌려주지 않았다. 당국은 '무장한 범죄 집단이 자이납과 무함마드를 납치·살해했다'고 적힌 문서에 서명할 것을 두 사람의 어머니에게 요구했다. 그동안 국제 사회에서 민간인 학살을 비판할 때마다, 시리아 당국은 '무장한 범죄 집단'과 '테러리스트'에 맞서 싸우고 있을 뿐이라고 반박해왔다.

무함마드의 어머니는 나흘 후인 9월 17일(현지 시각)에야 자이납의 시신을 집으로 옮겨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다. 그렇게 자이납은 납치된 지 52일 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 <알 자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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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시위 이후 2700명 사망... 그중 103명은 구금 상태에서"

앰네스티인터내셔널은 무함마드가 "구금 상태에서 고문을 받고 살해된 것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시리아에서 민주화 시위가 시작된 이래 무함마드처럼 구금 상태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이 103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자이납도 구금 상태에서 살해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앰네스티인터내셔널은 "자이납이 구금 상태에서 죽었다는 것이 확인된다면, 이는 우리가 지금까지 봐온 그러한 사례 가운데 가장 충격적인 것 중 하나일 것"이라고 밝혔다.

앰네스티인터내셔널은 "시리아에서 고문과 살인이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이어 인륜에 반하는 범죄가 계속되는 것을 막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시리아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3월 중순 민주화 시위가 시작된 이래 시리아 당국의 강경 진압으로 적어도 2700명이 숨졌으며 이 중 100명은 어린이라고 19일 발표했다.


태그:#시리아, #아랍?민주화, #민간인 학살,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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