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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의 카다피 정권이 몰락 일보 직전이라는 소식을 들은 시리아 시민들이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사진 속 인물)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리비아의 카다피 정권이 몰락 일보 직전이라는 소식을 들은 시리아 시민들이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사진 속 인물)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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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의 카다피 정권이 몰락 일보 직전이라는 소식에 고무된 시리아 시민들이 다시 거리에 나섰다.

BBC는 22일(현지 시각), 시리아 중서부 도시 홈즈의 시민 수천 명이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홈즈는 얼마 전, 민주화 시위가 일어났다는 이유로 시민들이 탱크를 앞세운 시리아군의 표적 공격을 받은 곳 중 하나다.

이들은 시내 중심부의 시계광장에 모여 외쳤다. "카다피가 쫓겨났다. 바샤르, 다음은 당신 차례다."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은 아버지인 하페즈 알 아사드에게서 권력을 넘겨받았다. 하페즈-바샤르 부자는 대를 이어 40년 넘게 시리아를 다스리고 있다. (관련 기사 : 안과의사 꿈꿨던 대통령, 국민을 쏘다)

시리아 시민들은 3월 중순부터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했다. 그러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은 탱크 등 중화기를 동원해 민주화 요구를 유혈 진압했다. (시리아 당국의 유혈 진압에 대해서는 <퍽! 퍽! "네 주인이 누구냐"... "대통령입니다">, <성기 잘린 13세 이어 눈이 사라진 15세 주검>, <아버지는 2만 명 학살, 아들은 무차별 탱크 공격>, <"저격수, 아홉 살 소녀 사살... 곳곳에 시신 더미">, <"탱크에 이어 군함까지... 움직이는 건 다 표적">, <누가 3세 여아 눈에 총탄을 쐈나> 참조.)

시리아 정부는 22일에도 시민들의 목소리를 힘으로 눌렀다. 시계광장에서 시위가 벌어지자, 시리아군과 친정부 민병대로 가득 찬 차량이 시계광장으로 왔다. 군과 민병대는 시민들을 향해 발포했다. 시리아 현지의 민주화 운동가들은 이 발포로 시민 3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민주화 열망하는 시민들, 고집스레 핏빛 진압 계속하는 정부

나바네템 필레이 유엔인권고등판무관사무소 인권고등판무관은 22일, 3월부터 계속된 시리아 정부의 강경 진압으로 2200명이 넘는 시민이 죽었다고 밝혔다. 또한 이 중 350명은 이슬람권에서 성스러운 달로 여기는 라마단이 시작된 후 목숨을 잃었다며 시리아 당국의 폭력을 비판했다.

민간인에 대한 학살이 계속되자, 국제인권단체들은 물론 미국과 유럽연합 국가들의 정상들도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시리아 정부는 요지부동이다.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각) 서구 국가들이 뭐라고 하든 간에 "퇴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또한 만약 서구가 리비아에 한 것처럼 시리아에 대해 무력으로 개입한다면 "감당할 수 없는 역풍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리아는 같은 시아파 이슬람 국가인 이란과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다. 레바논의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도 밀접한 관계다. 이런 점에서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은 독불장군식 행보를 펼치며 아랍권의 다른 나라들과 껄끄러운 관계를 맺었던 리비아의 카다피 정권과는 상황이 다르다. 이 때문에 서구 국가들이 무력으로 개입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말부터 서아시아와 북아프리카는 '재스민 혁명'으로 뜨거웠다. 튀니지(1월)와 이집트(2월)에서 시민들은 독재자들을 몰아냈다. 그러나 그 후 변혁은 주춤하는 듯했다. 그러한 변혁의 바람이 카다피 정권의 사실상 몰락을 계기로 다시 불어올지 주목된다.


태그:#시리아, #아랍 민주화, #바샤르 알 아사드, #재스민 혁명, #카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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