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체조요정' 손연재(세종고등학교)가 꿈에 그리던 런던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손연재는 23일 밤(한국시각) 프랑스 몽펠리에에서 열린 세계리듬체조선수권 개인종합 결선 무대 B그룹(13~24위 출전)에서 침착하게 자신의 가량을 펼치면서 B그룹 1위로 런던 올림픽 출전 티켓을 따냈다.

이로써 한국 리듬체조는 베이징 올림픽의 신수지(세종대)에 이어 2회 연속으로 올림픽 본선무대에 자력으로 진출하는 쾌거를 만들어 냈다.

리듬체조의 김연아가 되라는 대중들의 무책임한 비난

 손연재는 무책임한 비난 여론에도 꾸준히 자신을 단련해 꿈을 이뤘다.

손연재는 무책임한 비난 여론에도 꾸준히 자신을 단련해 꿈을 이뤘다. ⓒ KBS 화면캡처


사실 손연재는 그동안 국내에서 성원과 격려 만큼이나 많은 비난도 함께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손연재는 광장 중학교 시절부터 절친한 선배이기도 한 신수지와 함께 국내 리듬체조를 양분해 왔다.

손연재는 귀여운 외모와 남다른 스타성으로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고, 어느 순간부터 손연재는 리듬체조 라이벌 신수지가 아닌 '피겨여왕' 김연아와 비교되기 시작했다.

실제로 김연아가 모델로 있는 제품의 라이벌 업체에서는 손연재를 모델로 기용해 김연아와 손연재의 대결구도를 부추기기도 했다. 하지만 세계 피겨계를 주름잡던 김연아와의 비교는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었다.

김연아는 올림픽과 세계 선수권, 월드그랑프리 파이널을 모두 석권한 피겨 스케이팅의 여왕이지만, 손연재는 유럽 선수들의 전유물인 리듬체조에서 홀로 힘겹게 고군분투하는 유일한 동양 선수다(아시아 정상의 위치에 있는 카자흐스탄 선수들은 옛소련에서 분리된 '사실상' 유럽 선수들이다).

하지만 무책임한 일부 대중들은 그런 현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왜 손연재가 세계 대회에서 메달을 따내지 못한다고 비난했다. 특히 손연재가 지난 6월 갈라쇼에 나섰을 때 비난 여론은 절정에 달했다.

리듬체조 불모지 한국, 신수지 이어 2회 연속 올림픽 출전 쾌거

 올림픽 출전은 손연재 커리어의 또다른 시작으로 기억될 것이다.

올림픽 출전은 손연재 커리어의 또다른 시작으로 기억될 것이다. ⓒ KBS 화면캡처


하지만 선수들은 종목별로 각자 위치가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년 넘게 세계 정상을 지켜 온 양궁은 메달을 따내지 못하면 '실패'로 간주하지만, 최근 중국과 중동세에 밀리고 있는 남자 농구는 아시아 대표로 올림픽 본선에만 진출해도 대성공이다.

손연재도 마찬가지. 유럽의 쟁쟁한 선수들이 득실거리는 리듬체조에서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다는 것은 동양 선수로는 대단히 훌륭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손연재 역시 주변의 따가운 시선에도 언제나 자신의 목표는 '런던 올림픽 출전'이라는 소신을 밝혀 왔다.

그렇게 손연재는 자신을 꾸준히 단련해 왔고 결국 세계 선수권대회를 통해 올림픽 출전 티켓이라는 값진 열매를 얻어 냈다. 소녀의 첫 번째 꿈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리고 손연재 역시 올림픽 출전만으로 자신의 모든 꿈이 다 이루어 졌다고 생각하진 않을 것이다. 결코 느리지 않은 속도로 차분하게 성장하고 있는 욕심 많은 17세 소녀의 꿈을 향한 도전에 아낌 없는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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