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은 21일 밤 8시 창원축구센터에서 ‘2012 런던 올림픽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A그룹 오만과의 경기에서 2-0으로 이겼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은 21일 밤 8시 창원축구센터에서 ‘2012 런던 올림픽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A그룹 오만과의 경기에서 2-0으로 이겼다. ⓒ 강순중


플레이 메이커 윤빛가람, 마침 경기 장소가 자기 소속 팀(경남 FC)의 안방이었기에 그나마 괜찮았다. 아무리 유럽에서 뛰고 있는 간판 선수들(지동원, 구자철, 손흥민, 남태희)이 합류하지 못했다고 하지만 2-0의 결과가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머나먼 서아시아 방문 3경기 일정을 감안하면 한두 골을 더 보탰어야 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은 21일 밤 8시 창원축구센터에서 벌어진 2012 런던 올림픽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A그룹 오만과의 안방 경기에서 2-0으로 이겼다.

윤빛가람, "여기는 나의 앞마당이다!"

 MF 윤빛가람

MF 윤빛가람 ⓒ 한국프로축구연맹

'고무열-배천석-조영철'을 맨 앞에 내세워 4-3-3 포메이션을 만든 홍명보 감독은 공격적 의지를 내보였지만 뜻을 이루기에는 조직적 준비가 모자라 보였다. 셋이 따로 노는 장면이 더 많이 보였고 2선의 미드필더들과 합심하여 공간을 만들어가는 것도 금방 한계를 드러냈다.

K-리그에서 주목받는 공격수 중 한 명인 고무열을 너무 측면으로 겉돌게 만들었으며 오른쪽 측면에서 주로 움직인 조영철은 크로스 타이밍이나 정확성 모두 문제를 드러냈다. 여기에 가운데 공격수 배천석까지 오만 수비수들 사이에서 자주 고립되었으니 뜻대로 공격이 풀리지 않았다.

그 아래에 배치된 세 명의 미드필더들은 부여받은 역할만큼 또렷하게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며 그나마 괜찮은 평가를 받을 만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은 듬직하게 뒤에서 중심을 잡아 윤빛가람이 비교적 마음 편하게 공격적 연결 고리가 되게 만들어주었고 비교적 어린 백성동은 자신만의 재기발랄함을 군데군데에 보여주었다.

그 중에서도 윤빛가람의 활약은 절대적이었다. 두 골 장면이 그의 모든 것을 말해주었다. 윤빛가람은 경기 시작 23분만에 자신이 얻어낸 벌칙구역 왼쪽 모서리 밖 프리킥 기회에서 위력적인 오른발 감아차기 실력을 자랑하며 오만 골문 오른쪽 톱 코너를 꿰뚫었다. 공의 속도까지 빨랐기 때문에 상대 문지기는 도저히 손을 쓸 수 없었다.

그는 74분의 추가골 과정에도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보여주었다. 오만 골잡이 알 사디의 공을 가로챈 윤빛가람은 침착한 공간 드리블을 통해 상대 수비수들의 최종 선택 폭을 줄였고 김보경이 원하는 방향으로 정확한 찔러주기를 보내줘 기분 좋은 골을 만들어냈다. 그곳이 자신의 앞마당이라는 것을 큰 목소리로 외치는 듯했다.

'3-0' 그 이상을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까?

두 골 차이로 완승의 분위기가 무르익자 우리 선수들은 마음이 조금 풀어지기 시작했다. 장현수와 홍정호가 버틴 가운데 수비의 빈 틈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 것. 추가골을 넣고 9분 만에 실점이나 다름없는 위기를 넘겨야 했다.

83분, 문지기 하강진의 선방이 빛났다. 바꿔 들어온 오만 골잡이 알 사디가 위험지역으로 빠져들어가는 것을 우리 수비수들이 제대로 잡아내지 못했고 그의 오른발에서 위력적인 돌려차기가 나왔다. 각도를 잘 잡고 몸을 날린 하강진의 손에 그 공이 걸려 다행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은 21일 밤 8시 창원축구센터에서 ‘2012 런던 올림픽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A그룹 오만과의 경기에서 2-0으로 이겼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은 21일 밤 8시 창원축구센터에서 ‘2012 런던 올림픽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A그룹 오만과의 경기에서 2-0으로 이겼다. ⓒ 윤성효


더 심각한 상황은 그로부터 1분 뒤에 찾아왔다. 김보경이 공 처리를 분명하게 하지 못해 위험지역에서 공을 빼앗겼고 오만 미드필더 바마실라의 오른발 중거리슛이 우리 골문을 노렸다. 공이 아슬아슬하게 왼쪽 기둥을 벗어났지만 절체절명의 위기 순간이었다. 

후반전 시작부터 바꿔 들어와 추가골을 넣는 등의 활약을 펼친 김보경이었지만 분명히 심각한 상황을 초래했다. 김보경은 87분에 불필요한 노란 딱지를 받아 앞으로 남은 다섯 차례의 최종 예선 일정에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게 되었다.

오만 벌칙구역 안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내기 위한 시늉을 하다가 이르마토프(우즈베키스탄) 주심에게 딱 걸렸다. 오른쪽 더 좋은 공간에 동료가 자리를 잡고 있었지만 그의 무리한 드리블 욕심은 오히려 나쁜 결과를 낳았다.

빠른 패스 타이밍으로 추가골을 하나 더 만들어낼 수 있는 흐름이었기에 이 결과는 더욱 아쉽게 남았다. 2득점 0실점이라는 결과가 결코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경기 장소가 안방이었다는 사실과 A그룹 나머지 두 팀이 서아시아의 강호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이기 때문에 골 득실차를 더 만들어야했다.

우리 선수들의 다음 예선 일정은 11월 23일로 예정된 카타르 방문 경기다. 이것 말고도 두 차례나 더 서아시아 방문 경기(2012년 2월 5일 vs 사우디, 2012년 2월 22일 vs 오만)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린다.

덧붙이는 글 ※ 2012 런던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결과, 21일 밤 8시 창원 축구센터

★ 한국 2-0 오만 [득점 : 윤빛가람(23분), 김보경(74분,도움-윤빛가람)]

◎ 한국 선수들
FW : 고무열(65분↔김민우), 배천석(83분↔김현성), 조영철(46분↔김보경/87분-경고)
MF : 정우영, 윤빛가람, 백성동
DF : 홍철, 장현수, 홍정호, 오재석
GK : 하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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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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