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락한 YB 외에도 14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원년멤버였던 김범수와 박정현도 명예졸업함에 따라 기존 <나가수> 체제에는 변화가 불가피해진 상태다. 이들의 뒤를 이을 후임 가수로는 바비킴·인순이와 바이브의 윤민수가 유력하다.

<나가수> 원년 멤버인 YB와 김범수, 박정현. YB는 8월 14일 최종 탈락했으며 김범수와 박정현은 명예졸업했다. 세 사람이 하차한 뒤 <나가수>의 시청률은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MBC

인순이가 천하를 호령했다. <1박 2일>은 6개월 뒤 종영을 예고했다.

 

'명예졸업제도'를 통해 '블루칩' 박정현, 김범수를 떠나보낸 MBC <우리들의 일밤 -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 제작진 입장에서는 '제2의 임재범'이라고 까지 일컬어진 인순이의 등장과 함께 동시간대 경쟁프로그램의 잡음이나 종영 또한 시청률 상승의 호재가 아닐 수 없었을 것이다.

 

바이브의 윤민수나 바비킴 또한 가창력의 재발견이란 수식과 함께 화제를 모으는 한편 후발주자였던 장혜진 또한 박정현의 뒤를 이어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왜, 시청률을 반등시킬 절호의 기회를 맞은 <나가수>는 이토록 잠잠할까.

 

인순이 효과 없는 <나가수>, 시청률 정체 현상

 

<나가수> 시청률은 말 그대로 답보 상태다. 28일 방송된 <우리들의 일밤>이 2~3%대 '애국가 시청률'을 기록 중인 <내 집 장만 토너먼트 - 집드림>과 <나가수>를 분리를 하는 변화를 줬음에도, 11.0%(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 기준)에 머물렀다.

 

통상 탈락자가 나오는 2차 경연 날에 시청률이 상승하는 점, KBS 1TV로 방영된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동시간대 중계된 점을 감안한다고 해도, '인순이' 효과는 없었던 셈이다.

 

평균 15%대 시청률을 기록했던 7월, 2주 전 원년 멤버인 윤도현이 탈락했던 14일(12.7%), 박정현, 김범수의 명예졸업과 함께 155분을 편성했던 21일(12.5%)과 비교한다면 더더욱 정체 상태임에 분명해 보인다.

 

장기화됐던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몰락을 깨고 방송가와 가요계의 화제의 중심에 섰던 <나가수>. 제2의 부활 선언이 필요한 시점에 봉착한 걸까?

 

예능 프로그램으로서의 대중성, 어떻게 살리나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에 출연중인 가수 인순이

인순이는 지난 21일 방송된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에서 자신의 노래 '아버지'를 불러, 27.7%의 득표율로 '가수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 MBC

<나가수>를 태생시킨 연출자 김영희 PD는 최근 <오마이스타>와 만난 자리에서 "지금도 무척 좋은 프로그램이지만, 처음 기획했던 의도와는 약간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어 아쉬운 점도 있다"고 밝혔다. 단순히 최근 시청률 하락의 문제는 아니라는 얘기다.

 

이어 "난 음악의 전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라고 전제한 김영희 PD는 "좀 더 대중적이라면 어땠을까"하는 견해를 피력하기도 했다. 

 

실제로 <나가수>는 서바이벌 방식의 제도를 정비하고 논란을 잠재우는 동시에 전문성을 추구하는 방식으로 진화해 왔다.

 

'임재범 신드롬' 이후 폭발력인 가창력을 선보인 뒤, '가창력 경연대회로 변질됐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서바이벌이란 방식 자체에서 오는 피로감이나 제도 정착, 아이돌 출신 옥주현의 출연 같은 초기 잡음은 논외로 하더라도, 다양한 장르의 가수들이 '임재범식 창법'에 대한 피로감을 보인다는 지적은 꽤나 설득력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 시점이야말로 화제성과 맞물려 <나가수>가 지닌 대중성이 폭발했던 시점이다.

 

그렇게 이런저런 논란이 많았던 만큼, <나가수>는 전문자문의원과 청중평가단, 문자투표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가수들을 채점하고, 평가하는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노출시키는 등 꾸준히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그 사이 논란에서 벗어나 안정화에 접어든 <나가수>를 두고 '예능'에서 진정한 '음악' 프로그램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 것도 사실이다. 실제 인순이로 대중성을, 바이브 윤민수로 가창력을, 바비킴으로 장르의 다변성을 추구한 건 '황금비율'에 가까운 캐스팅이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안정화 이후다. 일요일 오후 예능이 세대를 아울러 가족 시청자층을 대상으로 한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그렇다면 과연 현재의 포맷처럼 1980~90년대 리메이크곡을 선정하는 것만으로 40대 이상 시청자들을 계속 붙잡을 수 있을까? 또 젊은 시청층은 점점 진지해져만 가는 <나가수>를 견뎌낼 수 있을까?

 

6개월 시한부 생만을 남겨 둔 '국민 예능' <1박 2일>의 행보에 모든 걸 맡겨 놓을 순 없다. 지난 3월부터 대중적인 보폭을 넓혀 온 <나가수>의 명운은 현재에 달렸다. 전문성과 더불어 대중성에 대한 고민을 넓혀 가는 것, <나가수>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2011.09.01 10:26 ⓒ 2011 OhmyNews
나는가수다 김영희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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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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