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을 끝으로 사퇴 의사를 밝힌 SK 와이번스의 김성근 감독

올 시즌을 끝으로 사퇴 의사를 밝힌 SK 와이번스의 김성근 감독 ⓒ SK 와이번스

 

'야신' 김성근 감독이 사퇴 의사를 밝힌 SK 와이번스가 대패했다.

 

SK는 인천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서 박석민에게 3점 홈런, 최형우에게 만루 홈런을 얻어 맞는 등 마운드가 무너지며 0-9로 패했다. 경기 전 김성근 감독이 올 시즌을 끝으로 사퇴하겠다고 밝힌 '폭탄 선언'의 충격이 선수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진 듯 했다.  

 

삼성은 1회초부터 SK 선발투수 개리 글로버를 두들겼다. 김상수의 우전안타와 박한이의 내야안타로 무사 1, 2루 찬스를 만든 삼성은 박석민이 좌측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터뜨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삼성의 공세는 멈추지 않았다. 2회초 주자 만루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최형우는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생애 첫 만루 홈런을 터뜨리며 가뜩이나 충격에 빠진 SK를 더욱 궁지로 몰아넣었다.

 

글로버는 3회초에도 실점을 하는 등 2⅓이닝 동안 피홈런 2개를 포함해 11피안타 8실점으로 2009년 한국 무대 진출 이후 최악의 투구를 보여주며 조기 강판당했다. 경기 초반부터 대량 실점한 SK는 결국 1점도 올리지 못하고 후반기 들어 처음으로 영봉패의 수모를 당했다.

 

반면 삼성 선발투수 덕 매티스는 7이닝 동안 8피안타를 내줬지만 노련한 위기관리로 SK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승리투수가 된 매티스는 시즌 3승째를 올리며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이날 경기장을 찾은 SK 홈팬들을 슬프게 한 것은 패배가 아닌 김성근 감독의 사퇴 소식이었다. 경기 도중 한 관중이 그라운드로 난입해 SK 유니폼을 벗어 던지며 구단 측에 항의하다가 관리 요원들에 의해 끌려나왔다.

 

또 다른 홈팬들은 김성근 감독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과 '용마를 돌려주세요'라고 새겨진 글귀를 내걸었다. 용마는 SK 구단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용틀임마당'의 줄임말로 최근 게시판이 폐쇄되면서 팬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사퇴 의사를 밝힌 김성근 감독은 올 시즌까지는 팀을 이끌 계획이지만 가뜩이나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이는 SK 선수들은 물론 홈팬들이 받은 충격은 좀처럼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2011.08.18 08:31 ⓒ 2011 OhmyNews
SK 와이번스 김성근 최형우 개리 글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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