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400m 우승. 24일 중국 상하이 오리엔탈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11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400m 자유형 결선에서 박태환이 1레인의 불리한 조건을 넘어 1등을 차지한 후 관중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박태환 400m 우승. 24일 중국 상하이 오리엔탈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11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400m 자유형 결선에서 박태환이 1레인의 불리한 조건을 넘어 1등을 차지한 후 관중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마린보이' 박태환이 '로마쇼크'를 이겨내고 다시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태환은 24일(이하 한국시간) 중국 상하이 오리엔탈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11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2초04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2007 멜버른 대회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차지한 후 2009 로마 대회에서 최악의 부진에 빠졌던 박태환은 4년 만에 '월드 챔피언''에 복귀하며 '마린보이'의 명성을 되찾았다.

예선 7위로 결승진출, 생애 첫 1번 레인 배정

경기가 일찍 끝나는 단거리 종목과는 달리 4분 안팎의 레이스를 펼치는 400m는 준결승 없이 예선에서 기록이 좋은 8명이 곧바로 결승에 진출한다.

박태환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장린, 쑨양 등 경쟁자들을 의식하지 않기 위해 일부러 예선 기록을 조금 떨어 트려 결승 레이스를 2번 레인에서 편안하게 치를 수 있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과 세계 선수권은 분명히 수준 차이가 있다. 자칫 예선에서 전략적인 레이스를 펼쳤다가는 2년 전 '로마의 악몽'(전 종목 예선 탈락)이 재현될 수도 있다.

예선 6조에 속한 박태환은 2008 베이징 올림픽 1500m 금메달리스트인 우사마 멜루리(튀니지)와 함께 레이스를 했다.

박태환은 예선에서 3분 46초74의 기록으로 6조 3위, 전체 7위로 결승에 진출했다. 예선탈락은 간신히 면했지만, 자신의 최고 기록(3분 41초 53)에 5초 이상 뒤지는 다소 부진한 기록이었다.

반면에 박태환의 강력한 라이벌로 꼽히는 쑨양(중국)은 7조에 출전해 3분44초87을 기록해 전체 1위로 결선에서 4번 레인을 배정받았다. 예선 2위는 5조에 속했던 피터 반더카이(미국, 3분45초02)였다.

레인 배정 불리함 이겨낸 금빛질주

 박태환의 초반부터 치고 나가는 전략은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도 통했다.

박태환의 초반부터 치고 나가는 전략은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도 통했다. ⓒ 국제수영연맹


박태환이 결승에서 배정받은 레인은 1번. 중학생이던 2004년 아테네 올림픽부터 무수한 국제대회를 경험한 박태환이지만, 국제대회에서 1번 레인에 배정받은 것은 생애 처음이다.

기록이 좋은 순서대로 4-5-3-6-2번 순으로 레인이 결정되는 수영 경기에서 1번 레인 선수는 아무래도 주목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중앙 레인에 비해 물의 저항이 큰 점도 레이스에서 불리하게 작용한다.

중앙 레인에 몰려 있는 경쟁자들의 레이스를 체크할 수 없는 박태환은 초반부터 빠르게 치고 나갔다. 이는 이미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자유형 400m 결승에서도 주효했던 작전이다.

박태환은 150m 지점까지 세계 신기록 페이스를 유지하며 선두로 치고 나가다가 200m에서 2위로 밀려났지만 다시 300m 지점에서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박태환은 끝까지 역영한 끝에 3분 42초04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박태환의 400m 금메달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박태환은 2009년 로마 세계 선수권대회의 부진을 만회하고 세계 수영계에 '올림픽 챔피언'의 귀환을 강렬하게 알렸다. 이로써 박태환은 2012 런던 올림픽에서도 자유형 400m의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오르게 됐다.

또한 주종목에서 일찌감치 명예 회복에 성공함으로써 남은 일정을 치르는 데도 한층 여유가 생겼다. 예선부터 결승까지 하루에 치러진 400m와는 달리 100m, 200m는 각각 이틀에 걸쳐서 경기를 치른다.

200m는 미국의 '수영황제' 마이클 팰프스가 출전하지만, 2007 멜버른 대회 동메달. 2008 베이징 올림픽 은메달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냈던 종목이라 400m 금메달의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200m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대할 만 하다.

한편 박태환에 앞서 여자 접영 100m 경기에 출전했던 안세현은 자신의 최고 기록(1분00초41)에 미치지 못하는 1분00초76으로 예선 탈락하며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수영 세계 선수권 대회 박태환 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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