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저녁 서울 논현동 플래툰 쿤스툰할레에서 열린 영화 최종병기  활 제작 보고회에서 배우 김무열, 문채원과 김한민 감독, 배우 박해일, 류승룡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21일 저녁 서울 도산공원 인근 플래툰 쿤스툰 할레에서 열린 영화 최종병기 활 제작 보고회에서 배우 김무열, 문채원과 김한민 감독, 배우 박해일, 류승룡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 이정민

액션영화라면 꼭 등장하는 총과 달리는 자동차는 이제 식상하다. 색다른 소재와 구성으로 올여름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에 또 다른 획을 그을 것으로 보이는 한국 영화가 등장했다. 사극이라는 장르에 위나라 전통 무기인 활을 소재로 한 영화 <최종병기 활>이 그것이다.

 

"활이란 무기는 원초적 쾌감이 있습니다. 어릴 때 고향에 활터가 많았습니다. 각궁과 애깃살 등 지금까지도 전통을 이어오는 무기가 바로 활이죠. 꼭 보여주고 싶었는데 이번에 만들게 돼서 감개무량합니다."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쿤스트할레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김한민 감독은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를 언급했다. 그는 "시나리오 작업만 2년을 했다"면서 "병자호란이라는 우울한 역사에 활을 영화적으로 녹이려고 했다"고 말했다. "활에 대한 고증은 궁술원 쪽에서 많이 도와줬다"고 밝힌 김 감독은 "국경에서 살던 우리와 비슷한 민족의 역사를 발굴하고 쓰고 싶었다"고 말했다.

 

할리우드 액션과 분명한 차별점, 영화가 지닌 매력은?

 

 올 8월에 개봉할 영화 <최종병기 활> 스틸 장면. 청나라 장수 쥬신타와 그의 정예부대(니루)가 남이(박해일 분)의 뒤를 쫓고 있다.

올 8월에 개봉할 영화 <최종병기 활> 스틸 장면. 청나라 장수 쥬신타와 그의 정예부대(니루)가 남이(박해일 분)의 뒤를 쫓고 있다. ⓒ 다세포클럽

영화의 배경은 1623년 병자호란 당시다. 조선 최고의 신궁이지만 역적의 자손인 남이(박해일 분)와 청나라 정예부대 수장인 쥬신타(류승룡 분)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남이의 유일한 피붙이인 누이 자인(문채원 분)이 혼인날 그의 신랑 서군(김무열 분)과 함께 청나라 부대의 포로로 잡혀가고 이들을 구하려는 남이의 각성이 영화적 시발점이 된다.

 

조선이 버린 명궁과 청나라 장수의 대결이라지만 영화는 손쉽게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 구도를 택하지 않는다. 쥬신타 역할을 한 류승룡은 "(청나라 장수는) 악역이 아닌 덕장의 이미지를 갖고 가고자 했다"면서 "적이지만 부하를 아끼는 의리 있는 인물이다"라고 설명했다. 단순한 대결 구도가 아닌 각 캐릭터가 지닌 개성을 이용해 박진감을 살리는 구성이다.

 

방향을 예측할 수 없는 '곡사'와 시속 300㎞에 이르는 '애깃살' 그리고 크기부터 압도적인 '육량시' 역시 좋은 볼거리가 된다. 각 배우는 영화 촬영이 들어가기 전부터 손바닥이 벗겨지면서까지 활을 들고 연습했다는 후문이다. 영화에서 유일하게 활을 들지 않는 인물인 김무열은 "고생했다고는 하지만 내가 한 고생은 그 축에도 못 낀다"면서 "다른 분들이 활을 가지고 연기하느라 정말 고생하셨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작품을 하면서 액션 배우들을 존경하게 되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배우들의 연기와 호흡 역시 주목할 만하다. 류승룡은 청나라 장수 역할을 위해 실제로 변발을 했고 직접 만주어를 배웠다고 한다. 류승룡은 "변발한 모습을 보고 아들이 울더라"며 "만주어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100여 명만이 쓰고 있다는데 다행히 한국에 만주어 전문가가 있어 집중 수업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를 통해 사극에 처음 도전하는 박해일은 "처음엔 분장과 옷에 적응하느라 시간이 걸렸고 NG도 많이 냈다"면서 "영화는 시원하게 잘 찍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한민 감독은 "액션영화는 좋은 장면을 붙이는 작업이기에 NG라는 것은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김 감독은 "찍으면 찍을수록 새로움이 나오는 배우가 박해일이다"라면서 "촬영 횟수를 많이 간 거지 NG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광화문 연가> <아가씨와 건달> 등 이미 뮤지컬과 연극 등 다양한 무대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김무열과 액션연기에 첫 도전이지만 '독기어린 연기'란 평을 듣고 있는 문채원의 연기도 영화적인 풍성함을 더한다. 박해일은 "청나라 수장에게 몸을 허락해야 하는 장면에서 감정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침착하게 만주어를 구사하더라"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역사적 비극을 배경으로 활을 가지고 펼쳐지는 액션 사극 <최종병기 활>은 올 8월 중순 개봉 예정이다.

2011.06.22 14:59 ⓒ 2011 OhmyNews
박해일 류승룡 문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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