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박인영이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서병원 영아병실에서 입양을 앞둔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매주 목요일마다 한서병원을 찾는 탤런트 박인영은 1년째 봉사활동을 계속 하고 있다.

탤런트 박인영이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서병원 영아병실에서 입양을 앞둔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 이정민


'이특 누나'로 대중들에게 더 잘 알려진 탤런트 박인영.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딱 드는 첫인상은 상대의 기분마저 행복하게 만드는 '해피바이러스'의 소유자라는 것이다. 구김 없이 밝게 인사를 건네며 인터뷰 내내 사랑스러운 미소로 성심성의껏 답변을 했다. 매주 목요일마다 찾는 한서병원 영아실로 봉사활동을 동행취재하기에 앞서 박인영을 16일 오후 2시 그녀의 소속사에서 만났다.

본격적으로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박인영은 우선 걱정스러운 마음부터 조심스럽게 털어놨다. 지난해부터 자신이 좋아서 시작한 봉사활동이 공개되는 것에 있어 부끄러운 마음도 있고 또한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선이 두려운 모양이었다. 좋은 일을 하는 이들이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오히려 숨겨야 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지난해 겨울부터 영아원에 다니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그냥 착한 일을 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의지로 시작을 했는데 지금은 갈수록 아이들이 마냥 예쁘고 제 아이 같은 생각이 들어서 매주 가게 돼요. 제가 있는 영아실은 입양을 앞둔 아이들 중에서도 아픈 아이들이 있는 곳인데 일 년 동안 아픈 아이가 있어서 그 애가 자꾸 눈에 밟혀요. 현수라고,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이입니다. 다만 제가 좋아서 하는 이런 일들이 알려지면 사람들이 왜곡된 시선으로 볼까봐 조금 두려운 마음이 있는 게 사실이에요."

박인영은 일주일에 한번 3시간씩 동료 탤런트인 주아민과 함께 아이들을 돌본다. 적으면 15명, 많으면 20여 명. 미혼모의 아이들로, 입양을 앞두고 있거나 아직 입양가족을 찾지 못한 아이들을 돌보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밥을 먹이고 기저귀를 갈아주고 아파서 칭얼거리는 아이들은 약을 먹여주고 안아준다. 젖병도 소독하고 아이들 먹일 분유도 타며 여느 엄마가 하는 일을 고스란히 하며 아이들에게 그 시간만큼은 엄마의 역할을 거뜬히 해내고 있다.

 탤런트 박인영이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서병원 영아병실에서 입양을 앞둔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매주 목요일마다 한서병원을 찾는 탤런트 박인영은 1년째 봉사활동을 계속 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마다 한서병원을 찾는 탤런트 박인영은 1년째 봉사활동을 계속 하고 있다. ⓒ 이정민


"아이들을 워낙 좋아해서 어릴 때도 사촌동생들을 잘 데리고 놀았어요. 그래서 아이들을 돌보는 두려움은 없었는데 다만 제가 일주일에 한 번씩 시간을 내서 빠지지 않고 갈 수 있을까라는 걱정은 들었어요. 스케줄이 들쭉날쭉하니까 걱정을 했는데 신기한 게 정말 목요일에는 딱 맞춰 스케줄이 빠지게 되더라고요. 처음에는 아이들을 돌봐주는 게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고 봉사활동을 하고 나면 힘들어서 아무것도 못하고 그랬어요. 하지만 그것도 하다 보니 익숙해져서 많이 수월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능력이 되면 아이들도 입양할 계획입니다"

봉사활동, 아이들을 돌보는 개념이 아니라 정말 볼수록 아이들이 예뻐서 계속 영아실을 찾게 된다는 박인영은 그럼에도 마음이 많이 아팠을 당시를 떠올렸다. 지인의 아이 돌잔치가 있어서 참석했었는데 그때 영아실 아이들이 떠올랐다는 것.

"제가 아는 분의 돌잔치가 있어서 갔는데 그 아이는 부모님과 그리고 초대된 지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축하를 받고 있었어요. 저도 많이 축하해주고 왔는데 그때 제 아이들이 생각났어요. 너무 마음이 많이 아팠고 그 아이들도 부모님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입양에 대해서 긍정적이지 않았던 박인영은 아이들을 돌보면서 입양에 대해서도 마음이 많이 바뀌었다고 했다. "처음에는 제 아이가 아닌 아이들을 어떻게 잘 키울 수 있을까, 생각을 했었는데 아이들을 돌보면서 나도 입양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낳은 정도 필요하지만 기르는 정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도 능력이 되면 제 아이도 낳고 입양도 해서 마음으로 아이들을 기르고 싶어요."

박인영은 한서병원 영아실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것뿐만 아니라 한 달에 한번 '밥퍼'(무료급식) 봉사활동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 아프리카 아이들을 돕기 위한 비전도 가슴에 품고 있었다. 이렇듯 자신의 일 외에도 봉사활동도 쉼 없이 행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가끔 힘들기도 하지만 하고 나면 뭔가 마음이 따뜻해지고 힘이 나는 것 같아요. 아이들을 돌보면서 아이들한테 오히려 제가 힘을 받는 것 같고, 밥을 퍼주고 오면 거기 오시는 분들이 맛있게 드시고 고맙다는 인사를 하면 그게 너무 큰 힘이 됩니다. 그때 내가 더 열심히 살아서, 나만 좋다고 사는 게 아니라 더불어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봉사를 할수록 긍정적인 힘이 솟아나서 계속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열심히 일 해서 베풀며 살고 싶어요"

 탤런트 박인영이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서병원 영아병실에서 입양을 앞둔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매주 목요일마다 한서병원을 찾는 탤런트 박인영은 1년째 봉사활동을 계속 하고 있다.

▲ "맘마 먹자~" ⓒ 이정민


"세상이 너무 메말라 있잖아요. 그 메마르고 갈라진 땅에 물 한 방울이 톡하고 떨어지는 것, 봉사는 그런 것 같아요. 저는 아이들을 너무 좋아해서 돌보지만 그 외에 봉사할 일들은 널려 있는 것 같아요. 단 한두 시간이라도 그런 시간을 내면 자신의 삶도 더 풍요로워질 거예요."

박인영은 아침마다 요가도 하고 헬스도 하는 등 매일매일 운동을 열심히 한다고 했다. 일단 자신의 몸이 건강해야 일도 열심히 하고 그리고 아이들도 더 잘 돌볼 수 있고 긍정적인 힘이 더불어 생긴다고. 체력이 너무 좋다며 싱그러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녀의 해피바이러스의 근원은 다부진 체력과 그리고 봉사활동에 대한 비전이었음을 인터뷰를 하는 동안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살며시 아프리카에 대한 소망을 조심스럽게 털어놨다.

"아이들도 돌보고 밥퍼 봉사도 꾸준히 하면서, 미래에는 아프리카 아이들을 도와주고 싶어요. 예전에 아프리카로 단기 선교를 갔는데 환경은 너무 안 좋고 척박한데 아이들은 너무 예뻤어요. 눈동자와 마음이 너무 맑은 아이들을 보면서 그 아이들을 나중에 꼭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 혼자 잘 사는 게 아니라 열심히 활동하고 열심히 돈 모아서 베풀면서 살고 싶어요. 일 열심히 해야죠."

인터뷰를 마친 박인영은 빨리 아이들을 보러 가고 싶은 눈치인 모양이었다. 아이들을 돌본 적도 그리고 봉사활동이라고는 살면서 한 번도 안 해본 기자는 '처음'이라는 두려움에 "제가 잘 할 수 있을까요?"라고 연신 물어댔지만 그녀는 "그럼요. 처음에는 안 해보셔서 두려운 마음이 있을 수 있지만 막상 부딪치면 아이들이 너무 예뻐서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를 거예요."라고 긍정이 힘을 '확' 불어넣어줬다. 그렇게 우리들의 봉사활동 동행취재는 시작됐다.

연예인 '남몰래' 봉사활동, 숨기지 마세요~ 


<오마이나눔기획> 시리즈를 준비하면서 알게 됐던 한 가지는 많은 연예인들이 남몰래 봉사활동과 나눔을 실천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다만 연예인 본인과 그들의 소속사는 대중들에게 받은 사랑, 또는 평소부터 꾸준히 관심이 있어서 소외된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으로 봉사를 하고 있지만 공개됐을 때 네티즌들의 '시선'이 어느 방향으로 튈지 몰라 공개를 꺼려하고 있었다.

노블레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를 실천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안에서 선행을 하는 연예인들을 향해 '이미지 관리' 차원의 쇼로 매도하는 악플러들 때문에 그들의 따뜻한 마음과 손길이 공개되지 못하고 있었다. 간혹 사건사고 직후에 이미지 쇄신을 위해 봉사활동을 시작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런 사건사고가 없어도 평소에 '나눔의 미션'을 수행하는 연예인들에게도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것은 안타까웠다.

착한 뜻을 품은 연예인들의 봉사활동과 나눔이 공개되고 대중들에게 따뜻한 감흥을 전달해 선순환을 일으켜 베풀며 사는 미덕과 긍정의 힘이 더욱 살아나길 기대해 본다. 박인영씨가 말했듯이 '메마르고 척박한 땅에 톡하고 떨어지는 한 방울의 물방울'이 촉촉한 단비로 이어지기를.

덧붙이는 글 <오마이스타>의 '오마이나눔기획'은 함께 하는 나눔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자, 연예인과 취재하는 기자라는 구분 없이 함께 봉사에 나서는 '나눔취재'입니다. 사회단체 및 함께 하고픈 모든 분들의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박인영 이특 누나 봉사활동 입양 한서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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