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 버팔로스의 박찬호

오릭스 버팔로스의 박찬호 ⓒ 오릭스 버팔로스


오릭스 버팔로스의 '한국 콤비' 박찬호와 이승엽이 나란히 1군으로 올라와 복귀전을 치렀다.

지난주 함께 2군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1군에 복귀한 박찬호와 이승엽은 22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 각각 선발투수와 4번 타자로 동반 출격했다.

오릭스의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은 자신을 홀대했던 '친정팀' 요미우리와의 맞대결에 강한 동기 부여를 갖고 있는 타격 부진에 시달리는 이승엽을 1군에 복귀하자마자 4번 타자로 앞세우는 승부수를 띄웠다.

짧게 깎은 머리... 각오 다진 박찬호

일본 최고의 인기구단 요미우리와 처음으로 맞붙은 박찬호는 2군에서 새롭게 각오를 다진 듯 머리를 짧게 깎고 나와 공격적인 투구로 나섰다. 이날 요미우리의 선발투수 역시 공교롭게도 한국 무대에서 활약했던 세스 그레이싱어가 나섰다.

열흘 만에 다시 선발 등판의 기회를 잡은 박찬호는 큰 흔들림 없이 3회까지 요미우리 타자들을 막아냈지만 4회말 위기가 찾아왔다. 선두타자 알렉스 라미레스에게 안타를 맞은 뒤 후속 타자들 역시 안타와 사구로 출루시키며 주자 만루가 된 것이다.

하지만 폭투를 던졌다가 오히려 3루 주자 라미레스를 잡아내는 행운으로 한숨을 돌린 박찬호는 타석에 들어선 상대투수 그레이싱어를 2루수 앞 땅볼로 처리하며 만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겼다.

길었던 4회말 수비가 끝나자 곧바로 안정을 되찾은 박찬호는 5회말과 6회말 수비를 모두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아내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요미우리와 마찬가지로 그레이싱어의 호투에 막혀 침묵하던 오릭스는 7회초 주자 1, 3루의 기회를 잡자 타석에 들어서려던 박찬호를 대타와 교체했다. 박찬호로서는 투수도 타석에 들어서야 하는 센트럴리그 규정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오릭스는 사카구치 토모타의 희생 플라이로 힘겹게 선취점을 올리며 아쉽게 마운드에서 내려간 박찬호에게 승리투수 자격을 안겨주었다. 박찬호는 6이닝 3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고 평균자책점은 4.13에서 3.49로 대폭 낮췄다.

극심한 타격 부진을 겪고 있는 이승엽은 2회초 첫 타석에서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난 뒤 4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는 볼넷, 6회초 세 번째 타석에서는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아무래도 요미우리에서 수년간 한솥밥을 먹었던 상대 포수 아베 신노스케가 이승엽의 약점을 잘 알고 있는 듯 했다.

하지만 이승엽은 끝내 안타를 뽑아내는데 성공했다. 8회초 네 번째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은 상대 구원투수 알바라데조로부터 중전 안타를 터뜨린 후 대주자와 교체됐고 이날 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무실점 역투에도 허무하게 날아간 승리

그러나 오릭스는 끝내 박찬호의 승리를 지켜내지 못했다. 오릭스는 9회말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마무리투수 기시다 마모루가 대타로 나선 야노 겐지에게 뼈아픈 적시타를 얻어 맞으면서 1-1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다행스럽게도 오릭스는 연장 10회초 공격 때 야마사키 고지의 2타점 적시타를 포함해 3득점을 올리고 10회말 수비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4-1로 승리했다.

비록 최고의 '해피엔딩'은 아니지만 박찬호는 1군에 복귀한 첫 경기에서 요미우리를 상대로 무실점 역투를 선보였으며, 이승엽은 끈질긴 타격으로 안타를 뽑아낸 것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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