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어 1위 '라뱅쓰리런'

검색어 1위 '라뱅쓰리런' ⓒ 네이버

어린이날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LG 이병규가 3점 홈런을 터뜨리자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는 '라뱅 쓰리런'이라는 검색어가 1위에 올랐다.

'라뱅'은 이병규의 별명이다. 마치 슈퍼에 라면을 사러 가는 것처럼 수비나 주루 플레이를 성의 없게 한다며 비꼬는 뜻의 '라면 병규'를 줄인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이병규에게 '라뱅'이란 별명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듯하다. 뛰어난 활약은 물론이고 팀의 맏형으로서 땅볼을 치고도 1루를 향해 전력질주를 하며 후배들에게 자극을 주는 등 LG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이날 이병규가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 홈런을 터뜨리자 '라뱅 쓰리런'을 순식간에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려놓았 듯 '라뱅'은 더 이상 조롱이 아닌 그를 향한 야구팬들의 애정이 담긴 별명이 되었다.

이틀간 홈런 세 방, 8타점 '폭발'

4일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이병규는 LG가 0-1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올 시즌 프로야구 최고의 외국인 투수로 불리는 더스틴 니퍼트와 맞붙어 2점 홈런을 터뜨리며 역전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두산이 다시 반격에 나서 2-3으로 역전을 당하자 이번에도 이병규가 나섰다. 9회 초 마지막 공격에서 이병규는 두산의 마무리투수 임태훈을 상대로 또 다시 역전 2점 홈런을 터뜨렸다.

비록 두산이 9회 말 다시 역전에 성공해 4-5로 패하면서 혼자서 홈런 두 방으로 4타점을 올린 활약이 빛이 바랜 이병규로서는 더욱 아쉬울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다음날 곧바로 기회가 왔다. LG가 이진영의 싹쓸이 2루타에 힘입어 9-4로 달아난 8회 초 주자 1, 3루의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병규는 두산의 구원투수 김창훈의 공을 밀어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3점 홈런을 터뜨렸다.

LG가 12-4로 대승을 거두며 전날 역전패의 아쉬움을 털어낸 이병규는 이틀간 홈런 세 방을 포함해 8타점을 올리는 '괴력'을 발휘하며 팀을 이끌었다.

'맏형' 이병규, 9년 만의 가을잔치 이끌까

 LG 이병규가 5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3점 홈런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LG 이병규가 5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3점 홈런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 LG 트윈스


일본에서의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고 지난해 '친정' LG로 돌아온 이병규는 타율 .290과 9홈런 64타점을 기록했다. 4년 만의 복귀치고는 썩 나쁜 성적은 아니었지만 이병규라는 이름값에는 어울리지 않았다.

명예회복의 필요성을 느꼈는지 이병규는 지난 겨울 훈련에 매달렸다. '라뱅'이란 별명이 말해주듯 재능은 뛰어나지만 게으르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그였지만 어느덧 30대 후반의 나이에 무섭게 도전해오는 후배들과 맞서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그 결과 이병규는 올 시즌 타율 .354와 5홈런 16타점을 기록하며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활약이다.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와 수비로 누구보다 열심히 경기에 임하며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이고 있다. 5일 경기에서 땅볼 타구 때 1루로 전력질주를 하여 두산 2루수 오재원의 송구 실책을 이끌어낸 것이 좋은 예다.

박용택, 이택근, 이진영 등 국가대표급 타선을 자랑하는 LG이지만 그만큼 이병규의 '리더'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이날 두 아들이 야구장을 찾아와 더욱 힘을 냈다며 팀의 맏형으로서 후배들을 이끌고 9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루겠다는 '라뱅' 이병규가 믿음직스럽다.

이병규 LG 트윈스 프로야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