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FA도 이렇다 할 트레이드 시장도 형성되지 않았던 지난겨울 프로야구계를 강타한 사건이 있었다. 바로 한화 이글스의 프랜차이즈로 활약하며 FA자격 취득 후 일본 무대에 진출했다가 1년 만에 국내에 복귀한 이범호의 KIA행이었다.

FA자격 취득 후 해외에 진출했기 때문에 국내복귀 시 친정팀인 한화행이 유력했지만 한화와의 여러 차례 협상에서 뜻하는 바를 이루지 못한 이범호는 KIA와 일사천리로 계약을 마무리 지으며 호랑이 유니폼을 입게 되었다.

빈약한 공격력을 강화하기 위해 영입한 이범호 FA로 일본진출 후 1년만에 국내에 복귀하며 친정팀 한화가 아닌 호랑이굴에 들어간 이범호가 최강의 선발마운드를 보유하고도 빈약한 공격력탓에 2010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KIA에 시원스런 해법을 제공할 수 있을까?

▲ 빈약한 공격력을 강화하기 위해 영입한 이범호 FA로 일본진출 후 1년만에 국내에 복귀하며 친정팀 한화가 아닌 호랑이굴에 들어간 이범호가 최강의 선발마운드를 보유하고도 빈약한 공격력탓에 2010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KIA에 시원스런 해법을 제공할 수 있을까? ⓒ KIA타이거즈


KIA의 이범호 영입은 사실 도박에 가까운 모험이다. KIA의 3루 자리에는 수비력에서는 조금 뒤쳐질지 모르지만 2009시즌 친정팀으로 복귀 후 홈런왕과 MVP를 거머쥐며 3루수 부분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던 김상현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격력 극대화라는 궁극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디펜딩 챔피언으로서의 자존심을 모두 잃은 채 가을야구에도 나서지 못했던 지난 시즌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KIA는 내부 성장보다는 외부 수혈을 선택하게 되었다.

긴장감에서 위기감으로 뒤바뀐 주전경쟁

이범호 영입은 곧 KIA선수단에 미묘한 긴장감을 불러 일으켰다. 무엇보다 주전 3루수로 확실히 자리잡았던 홈런왕 출신 김상현이 뜻하지 않게 자신의 텃밭이 3루에서 외야로 밀려나며 그 누구도 주전 자리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김상현의 외야 전향이 확실히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전지훈련 기간에 외야 수비훈련과 연습경기에서 외야수로 출전했다는 것만으로도 그 가능성은 충분하다.

주전 경쟁에 따른 위기감은 곧 내부 경쟁으로 이어지며 이는 자연스럽게 주전과 비주전간의 기량 차이가 줄어드는 부수적인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물론 주전이 보장된 이용규 외에 남은 두 자리를 놓고 치열한 외야경쟁을 했던 외야 후보군들에게 김상현의 외야 전향은 반갑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KIA는 이범호의 영입으로 조성환-이대호-홍성흔으로 이어지는 막강 화력을 갖춘 롯데를 견줄만한 클린업트리오를 완성하게 되었다. 찬스에 강하고 컨택능력이 좋은 이범호는 한화시절에도 3번보다는 5번에 자리하며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KIA에서는 5번보다는 3번에 자리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KIA는 이범호-최희섭-김상현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L-C-K포를 중심타선에 배치하고 나지완과 김주형을 예비자원으로 활용하며 공격력을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최상의 시나리오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일본진출 후 제대로된 경기를 많이 뛰어보지 못한 이범호의 실전감각 회복과 김상현의 성공적인 외야 전향이 뒤따라야 한다. 만약, 이범호의 슬럼프가 길어지고 김상현이 외야수 전업에 실패할 경우 KIA는 또 다시 중심타선에 대한 고민에 빠지게 되고 투수력에 의존한 야구를 할 수밖에 없게 된다.

KIA는 2009시즌 우승 이후 별다른 전력보강 없이 맞이했던 지난 시즌 업계 최강의 선발진을 보유하고도 빈약한 공격력 탓에 디펜딩 챔피언으로서의 체면을 구기며 포스시즌 진출에 실패했고 그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겨울 내내 공격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리고 이범호라는 대어를 영입하며 액면으로는 최상의 공격력 강화를 이루어 냈다.

호랑이가 연상되는 범호라는 이름에 걸맞게 호랑이굴로 들어간 이범호가 최희섭-김상현과 함께 최강 클린업트리오를 구성하며 빈약한 KIA타선에 시원스런 해법을 제공해 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범호 타선보강 2011프로야구 김상현 KIA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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