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카타르스 스포츠 클럽에서 열린 <2011 AFC 아시안컵> B조 2차전에서, 일본이 시리아를 혈투 끝에 2대 1로 제압하고 조별 예선 통과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이날 경기는 양 팀 선수 모두 한 명씩 퇴장당하고 페널티킥 찬스도 서로 1차례씩 내주는 변수 속에, 치열한 공방전으로 이어졌다.
 
일본은 1대 1을 기록하며 접전을 펼치던 후반 80분. 혼다 케이스케의 천금 같은 페널티킥 결승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하세베 마코토, 혼다 케이스케의 골로 시리아를 잡고 기사회생한 일본은 1승1무로 조1위를 기록, 조별 예선 통과의 발판을 마련했다.
 
한편 같은 조 사우디아라비아와 요르단의 경기는 이변이 연출됐다. 사우디의 우세가 점쳐지던 당초 예상을 깨고 1대 0. 요르단의 승리로 끝이 난 것이다. 요르단의 중거리 슛 한 방에 무너진 사우디는 결국 2패를 기록, <2011 AFC 아시안컵> 최초 탈락이라는 불명예를 안아야 했다. 
 
첫 경기 후, 감독이 경질당했던 사우디에게는 또 하나의 불운으로 기록될 만했다. 요르단은 일본전 무승부에 이은 사우디전 승리로 1승1무를 기록, 일본에 득실차에 밀려 조 2위를 기록하며 조별 예선 통과 전망을 밝게 했다.

 

만만찮던 시리아, 일본 하세베의 골로 분위기 반전

 

 FIFA 홈페이지 캡쳐

FIFA 홈페이지 캡쳐 ⓒ FIFA 홈페이지

 

예선 1차전, 요르단을 맞아 졸전 끝에 무승부를 기록했던 일본은 그 실수를 만회하려는 듯, 초반부터 강한 압박으로 시리아를 몰아세웠다. 일본은 전반 4분 시리아 선수의 반칙으로 얻은 프리킥 상황에서 혼다 케이스케의 강슛으로 기선을 제압하고자 노력했다.

 

시리아도 만만치 않았다. 7분 일본 진영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로 맞불을 놓았다. 하지만 양팀은 서로 이렇다 할 소득을 얻지 못했다. 혼다 케이스케의 슛은 시리아의 수비의 벽에 막혀 버렸고 시리아의 높게 올린 크로스 역시 일본 수비에 가로막혔기 때문이다. 

 

전반 중반까지, 경기 양상은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공방전이었다. 일본은 전반 10분, 경기를 쉽게 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2009년, 2010년 J리그 득점왕이자 통산 100골을 넘긴 마에다 료이치가 절묘한 헤딩슛을 연결시킨 것이다. 하지만 골은 시리아 골문을 간발의 차로 벗어났다. 시리아 입장에서 보면 놀란 가슴을 쓸어내릴 만한 상황이었다.

 

이후, 시리아는 이후 일본의 위협적인 패싱 플레이를 제지하기 위해 반칙으로 흐름을 끊었다. 이런 의도된 플레이는 먹혀 들어가는 듯 보였다. 일본 축구는 1차전에 이어서 제 색깔을 내지 못한 채 고전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간간히 분데스리가에서 주목할 만한 활약을 선보인 가가와 신지의 개인 플레이가 빛났지만, 정확하지 못한 크로스 마무리가 아쉬울 뿐이었다. 

 

전반의 흐름은 일본의 효율적이지 못한 공격 우세 속에 시리아가 역습으로 골을 엿보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전반 28분과 29분 전개된 시리아의 저돌적인 공격은 일본의 간담을 서늘케 하기에 충분했다. 시리아는 일본의 공세를 잘 막아내면서 빠른 반격으로 기회를 노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반 34분 승리의 추가 갑자기 일본에게 기울었다. 하세베 마코토가 혼전 상황에서 상황을 반전시키는 골을 성공시킨 것이다. 혼다의 돌파와 패스로 공을 받은 가가와의 시리아의 강슛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지만, 맞고 흐른 볼을 하세베가 침착하게 골문 안에 차넣어 골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 한방은 전세를 단번에 일본 쪽으로 기울게 했다.

 

10대 10의 혈투끝 승리, 일본 축구 기사회생하다

 

첫·골 득점의 기세를 탄 일본은 후반 들어서 여러 번의 결정적 찬스를 맞는다. 후반 3분 마에다료이치의 1대 1 찬스를 시작으로 여러 번의 파상공세가 이어졌다. 시리아는 이런 위기에 급격히 무너질 법도 했다. 하지만 가까스로 위기를 넘기며 다시 찾아올 반격의 기회를 준비했다. 

 

후반 71분, 패배가 드리웠던 시리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이 찬스는 일본에게는 불운을 시리아에게는 행운을 깃들게 했다. 일본 골키퍼 가와시마 에이지가 시리아 산하리브 말키의 노마크 찬스를 방어하려다 반칙을 저지르고 만 것이다. 주심은 가와시마에게 페널티킥 반칙에 더해 퇴장 선고까지 덤으로 내렸다.

 

이 판정은 사실 논란의 여지가 있었다. 부심은 이전 동작에서 오프사이드를 선언했지만 주심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의 입장에서는 억울함을 느낄 만도 했다. 이 논란의 반칙으로 인해 패배의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일본 선수들은 거칠게 항의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결국 일본은 경기가 20분도 더 남은 상황에서 상대보다 한 명 적은 10명으로 경기를 치러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리아의  알 카티브는 침착하게 페널티킥 골을 성공, 승부를 1대 1 원점으로 만들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시리아는 승리를 예상한 듯 골 세레머니도 짧게 끝내고 공세를 준비했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조별 예선 통과의 8부 능선을 넘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주심의 또 다른 판정은 시리아 선수들과 팬들을 실망에 빠트렸다. 이전 논란의 반칙에 대해 보상 판정이라도 하듯, 80분경. 이번엔 일본에게 유리한 판정을 내렸다. 시리아의 골 에어리어 안에서 시리아 선수에게 반칙을 불고 일본에게 페널티킥 찬스를 준 것이다. 시리아 선수들은 항의했지만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그 이전의 판정처럼 말이다.  

 

이 황금같은 기회에서 일본의 혼다 케이스케는 침착하게 골문 중간으로 볼을 차 넣어 골을 성공시켰다. 2대 1로 일본의 재역전이 이뤄진 순간이었다. 이후, 시리아는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어떻게든 동점골을 만들어내려 노력했지만 조급함이 패배를 불렀다. 11명인 시리아에 맞서 10명으로 수비 중심 경기를 펼친 일본은 침착했던데 반해, 시리아는 골에 관한 강박 관념이 있어 보였다.

 

결국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95분, 시라아 수비수 나딤 사박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하고 만 것이다. 일본의 프리킥 상황에서 심판의 휘슬 없이 공을 터치했다는 이유였다. 가장 중요한 순간의 어이없는 퇴장은 시리아의 반격의 동력을 잃게 했다.

 

결국 경기는 2대 1, 일본의 극적인 승리로 끝이났다. 일본에게 있어선 90분 필드 시간과 6분의 추가 시간이 주어진, 혈투 끝에 얻어낸 의미있는 승리였다. 하지만 시리아는 자신들이 유리했던 상황에서 페널티킥과 퇴장을 허용, 패배를 자초한 뼈아픈 경기였다.  

2011.01.14 09:03 ⓒ 2011 OhmyNews
일본 시리아 2011 AFC 아시안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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