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탈락 소식을 전하고 있는 FIFA 공식 누리집

이탈리아의 탈락 소식을 전하고 있는 FIFA 공식 누리집 ⓒ FIFA

지난 독일월드컵 우승팀인 이탈리아(FIFA 랭킹 5위)가 '동유럽의 복병' 슬로바키아(FIFA 랭킹 34위)에 패하며 예선 탈락하는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이 발생했다.

 

이탈리아는 24일 밤11시(한국시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엘리스파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슬로바키아와의 조별리그 F조 마지막 경기에서 로베르트 비텍과 카밀 코푸네크에 연속골을 허용하며 2-3으로 패했다.

 

경기 전까지 2무를 기록하며 16강 진출을 위해서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이탈리아는 슬로바키아의 벽을 넘지 못하고 조별예선에서 탈락했다. 같은 시간 열린 파라과이와 뉴질랜드가 득점 없이 무승부를 기록함에 따라 F조 16강 진출 팀은 파라과이(1위)와 슬로바키아(2위)로 확정됐다.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이 철저히 무너진 이탈리아는 이미 고국행 비행기에 오른 프랑스에 이어 지난 대회 결승에서 만났던 팀들이 모두 탈락하는 이변의 희생양이 되었다.

 

이탈리아는 이미 파라과이와 뉴질랜드를 상대로 선제골을 내주며 힘겹게 경기를 풀어나간 끝에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카테나치오(빗장수비)라 불리는 수비전술의 완벽한 실종 속에 연속골을 허용, 힘없이 주저앉았다.

 

이날 경기는 양 팀 모두 승리를 해야 16강 진출이 가능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며 빠르게 경기를 진행했지만, 경기의 주도권은 슬로바키아가 시종일관 쥐고 있었다.

 

함식과 비텍이 끊임없이 이탈리아 골문을 노린 슬로바키아는 전반 25분 만에 쿠츠카의 전진 패스를 비텍이 오른발 슈팅으로 침착하게 차 넣어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반면 이탈리아는 이아퀸타와 디 나탈레가 공격진을 이끌었지만 별다른 유효슈팅을 만들어 내지 못하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이탈리아의 리피 감독은 하프타임 때 가투소와 크리시토를 빼고 콸리아렐라와 마조를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오히려 슬로바키아가 간간히 선보인 역습에 수비진은 우왕좌왕하며 쳐내기에 급급했다.

 

결국 리피 감독은 후반 11분에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않은 플레이메이커 피를로를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이후 이탈리아는 후반 21분 패널티박스 혼전 상황에서 콸리아렐라가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작렬시켰지만 골대에 걸쳐 서있던 슬로바키아 수비수 스크르텔의 무릎을 맞고 나오며 동점골 기회를 아쉽게 놓쳤다.

 

오히려 후반 28분 오른쪽 측면에서 함식이 감각적으로 올려준 짧은 크로스를 문전으로 쇄도하던 비텍이 차 넣어 슬로바키아가 경기를 2-0으로 앞서 나갔다. 이탈리아는 후반 36분에 디 나탈레가 페널티 박스 혼전 상황에서 추격골을 뽑아냈지만 후반 44분 어이없게 추가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스로잉 상황에서 문전으로 쇄도하던 코프네크를 모든 수비가 놓치면서 골키퍼와 1:1상황을 만들어줬고 코프네크가 여유 있게 득점에 성공하며 경기를 사실상 매듭지었다. 빗장수비로 불리던 이탈리아의 수비조직력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탈리아는 경기 종료 직전에 콸리아렐라가 감각적인 중거리 슛으로 한골 만회했지만 6분에 가까운 추가시간 동안 끝내 동점골을 뽑아내지 못하며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의 주인공이 되고 말았다.

 

▲ 슬로바키아 출전선수(4-2-3-1)

 

무카(GK) - 패카리크, 자바브니크, 스크르텔, 듀리차 - 슈트르바(87' 코푸네크), 함시크 - 옌드리셰크, 쿠츠카, 스토흐 - 비테크 / 감독 : 베이스

 

▲이탈리아 출전선수(4-3-3)

 

마르게티(GK) – 참브로타, 키엘리니, 칸나바로, 크리시토(HT 마조) - 가투소(HT 콸리아렐라) , 데 로시, 몬톨리보(56' 피를로) - 이아퀸타, 디 나탈레, 페페 / 감독 : 리피

2010.06.25 08:36 ⓒ 2010 OhmyNews
이탈리아 예선탈락 남아공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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