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 > 시사회에서 16년 만에 데뷔해 행복하다는 배우 윤정희 ⓒ 임순혜


영화 '시' 의 출연 배우와 감독이 기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임순혜


  '시'상영이 끝나고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의 이창동 김독과 출연배우들

'시'상영이 끝나고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의 이창동 김독과 출연배우들 ⓒ 임순혜


"시가 죽어가는 시대, 시를 쓴다는 것은 무엇인가?" 를 묻는 이창동 감독의 다섯번째 작품 <시>시사회가 4월 27일 오후 2시 삼성동 메가박스에서 열렸다.

영화 <시>의 주인공, 아름다운 60대 노인 양미자 역에는 왕년의 여배우 윤정희가 16년만에 스크린에 컴백해  맡았다.

<시>(2시간 19분) 상영이 끝난 후 기자간담회에서, 이창동 감독은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영화를 만들지 않는다. 오히려 관객들에게 묻는다. 관객에게 묻고 싶었던 것은 '시'가 죽어가는 시대에 '시'를 쓴다는 것이 무엇인지? '시'는 영화일 수도 있는데, 살아가는데 중요하다고 생각지 않는,  눈에 보이지 않는것, 그러나 아름다운 것, 의미있는 것이 무엇인지 같이 생각해보고 싶어" 영화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16년만의 제2의 데뷰"라며 "너무 행복하다"는 배우 윤정희

"16년만의 제2의 데뷰"라며 "너무 행복하다"는 배우 윤정희 ⓒ 임순혜


 배우 윤정희와 이창동 감독

배우 윤정희와 이창동 감독 ⓒ 임순혜


윤정희씨는 "첫 작품인 <청춘극장>을 할 때는 주인공 미자 역할을 할 때보다 쉬웠다. 16년만에 제2의 데뷰를 하였다. 미자가 실제 저 미자(윤정희의 본명, 손미자)하고 비슷한 장면이 많았다. 나하고 정말 똑같았다. 아직도 제가 꿈을 꾸고 있으니까... 좋은 관객들,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들이 많이 보아주면 너무나 행복하겠다" 며 "세계적인 영화제인 칸느에 <시>가 경쟁 부문에 초청되어 영광이다. 행복하다. 칸느국제영화제에 참석한다는 것만으로도 감동적"이라며 출연 소감을 말했다.

  

 배우 윤정희

배우 윤정희 ⓒ 임순혜


이창동 감독의 다섯번째 작품인 <시>에서 감독이 "본명이 손미자인 윤정희씨를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쓴 작품"이라고 밝혔듯이, 배우 윤정희는 60이 넘어 알츠하이머를 앓으면서, 간병인을 하며 중학교에 다니는 손자를 키우고 어렵게 사나 꿈을 잊지 않고 살아가는 아름다운 노인 양미자를 완벽하게 연기했다.

 영화<시>의 한장면

영화<시>의 한장면 ⓒ 파인하우스


주인공 양미자는 한강이 흐르는 아름다우나 작은 소도시에서 중학교에 다니는 손자를 키우며 난생처음 '시'를 배우기 위해 동내 문화원을 찾고, 김용탁 선생님(김용택 시인 분)으로부터  " '시'가 죽어가는 시대, '시'를 쓴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듣고 " '시'는 보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 '시상'을 찾아야 하며 가슴에서 '시상'이 날아오를 때 '시'를 쓸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시를 쓰기 위해 주변을 본다.

양미자는 우연히 다리에서 투신한 소녀이야기를 듣고 울부짖는 소녀의 어머니를 목격하게되고, 중학생인 손자와 친구들이 소녀의 죽음에 연루된 것을 알게된다.

영화는 알츠하이머병을 앓는 것을 알게된 양미자, 강에 투신한 소녀의 죽음의 비밀을 알게되고 고민하는 양미자, 손자의 비밀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양미자, 반신불수 노인을 일주일에 두 번 간병하는 양미자, 문화원에 다니며 '시를 쓰려하는 양미자의 일상을 다큐멘터리 처럼 기록해 나간다.

 영화 <시>의 한장면

영화 <시>의 한장면 ⓒ 임순혜


양미자의 일상을 기록하는 화면은 너무나 아름답다. 아름다운 강, 억새 강가길, 흐르는 냇물, 빨갛게 피어있는 맨드라미, 아파트앞의 커다란 나무, 다리밑에서 비를 맞으며 하염없이 앉아있는 모습, 하얀 모자, 핑크빛 브라우스, 꽃술이 달린 하늘색 치마 등등...

배우 윤정희는 죽음을 앞둔 나이에 꿈을 잊지 않고 자존심을 잃지 않으며 홀로 손자를 꿋꿋이 키우는 양미자, 주름살이 가득 하나 아직도 아름다운 미소를 잃지 않은 순진하고 소녀같은 철부지 노인 양미자를 훌륭하게 소화해 내었다.

 영화 <시>의 한장면

영화 <시>의 한장면 ⓒ 임순혜


그러나 이창동 감독은 아름다운 다큐멘터리 같은 양미자의 일상에 아름답지 않은 현실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마지막, '시' 강좌가 끝나는 날, <아네스의 노래>라는 한편의 '시'를 완성하고 아름다운 선택을 하는 양미자를 그린다.

이창동 감독은 시 <아네스의 노래>의 메시지가 무엇인가 하는 물음에 "아네스라는 사연이 있는 성녀 이름이 생각나서 이름지었다. 특별하게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것은 없었다. 일상의 삶에 안도하고 살아가고 있는 것 같지만, 도덕성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 생각하고 싶었다"며 사는 것이 무엇인지? 묻는 영화에 대해 간접적으로 말했다.

영화는 무심한 일상과 도덕성의 연결을 이야기하지만, 한편, 보고, 느끼는 것을 잃어버린 사람들, 감성을 잃어가고 있는 사람들,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잃어버린 사람들, 옳고 그름을 생각하는 것을 잃어바린 사람들, 사라져가는 아름다운 것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내 인생에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떠나는 순간이며 다음 생을 꿈꾼다'는 내용을 담은 미자의 '시'와 마지막 장면, 무심하게 콸콸 흘러내리는 강물이 인상적이다.

  이창동 감독

이창동 감독 ⓒ 임순혜


이창동 감독은 1997년 <초록물고기>로 벤쿠버국제영화제에서 대상인 용호상을 수상했으며, 2002년 <오아시스>로 베니스국제영화제 특별감독상을 수상했다.  2007년 칸 국제영화제에서 <밀양>으로 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시>는 2010년 제63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었다.

배우 윤정희는 1966년 1200대1의 경쟁을 뚫고 <청춘극장>에 케스팅되어 데뷰하여 60년대 남정임 문희와 여배우 트로이카의 전성시대를 누렸다. 1971년 <분례기>로 대종영화상  여자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으며, 1972년 <석화촌>으로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1973년 <심청>으로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창동 감독이 연출한 <시>는 5월13일 개봉한다.

 

 강노인 역의 배우 김희라

강노인 역의 배우 김희라 ⓒ 임순혜


  기범아버지 역의 배우 안내상

기범아버지 역의 배우 안내상 ⓒ 임순혜


  손자 종욱 역의 배우 이다윗

손자 종욱 역의 배우 이다윗 ⓒ 임순혜


  아름다운 노년의 배우 윤정희

아름다운 노년의 배우 윤정희 ⓒ 임순혜


영화 '시' 이창동 윤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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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 공동대표/운영위원장,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가짜뉴스체크센터 상임공동대표, 5.18영화제 집행위원장이며, NCCK언론위원장,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방송통신위원회 보편적시청권확대보장위원, 한신대 외래교수,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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