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32개 대학야구팀이 출전하는 '2010 회장기 전국대학야구대회 춘계리그' 군산 경기가 '제14회 벚꽃예술제' 개막일을 하루 앞둔 2일(토) 군산 월명야구장에서 시작됐다.

 

 경성대:인하대 1회 초 경기가 열리고 있는 군산 월명야구장. 경성대는 5회에 무더기로 3점을 획득, 승리를 예고했다.

경성대:인하대 1회 초 경기가 열리고 있는 군산 월명야구장. 경성대는 5회에 무더기로 3점을 획득, 승리를 예고했다. ⓒ 조종안

 

지난달 29일 개막된 춘계리그는 총 6개조로 나뉘어 치러지는데, 서울 목동·신월야구장에서 열린 4개조 예선경기는 4월1일 끝났고, 12개 팀이 참가하는 2개(C조, D조)조 예선경기는 2일부터 11일까지 군산에서 총 30경기가 열리게 된다.  

 

2일 오전 9시30분에 열린 첫 경기에서 부산 경성대는 5회에 3점, 7회에 1점, 9회에 4점을 따내, 7회 1점에 그친 인천 인하대를 8대1로 가볍게 누르고 첫 승을 따내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12시 경기, 5대0으로 동국대 승. 오후 2시30분 경기, 4대2로 연세대 승)

 

오전 일찍 치러진 경기라서 객석은 텅텅 비었지만, 학부모들의 응원 열기는 대단했다. 특히 부산 경성대 선수 중에 군산상고 출신이 세 명(김정봉, 우태섭, 장혁)이나 들어있어, 부산·군산 학부모들이 함께 펼치는 응원전은 게임 시작 전부터 인하대 응원단을 압도했다.  

 

선수가 안타를 치거나 사사구로 일루에 나가면 "야~야 급하데이, 빨리 걸어서 들여보내라!"며 파이팅으로 기선을 제압하는 경성대 응원단 중에 군산상고 출신 김정봉(유격수) 선수 어머니를 잠시 만날 수 있었다. 

 

-김정봉 선수가 부산 경상대 선수가 된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지요?

 군산상고 출신 김정봉 선수 어머니. 시원스러운 답변 속에서 애틋한 모정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군산상고 출신 김정봉 선수 어머니. 시원스러운 답변 속에서 애틋한 모정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 조종안

"특별한 이유는 없구요. 2년 전인가, 부산에 갔다가 윤영환 감독님 눈에 띄어서 가게 됐어요. 시합하는 것을 눈여겨보시고 그곳(경성대)으로 왔으면 좋겠다고 해서요. 우태섭(중견수) 선수하고 함께 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김 선수가 멀리 있는 대학으로 간다고 했을 때 반대는 안 했는지요?

"처음엔 두려웠어요. 일반 대학교와 달리 훈련이 무척 고되고 힘들다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옛날 말로 '스파르타식'으로 한다고 해서 겁이 났는데, 이왕 운동을 시작했으니까, 그렇게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보내게 됐죠."

 

-아드님이 스카우트되어 기쁘시겠어요. 다른 어려움은 없었나요?

"지금은 적응도 하고 좋아졌지만, 처음엔 말이 안 통해서 어려웠데요. 타지로 가서 생활한다는 게 힘들죠. 사실 저도 걱정이 많이 돼요. 부모 밑에서만 있다가 처음으로 떨어져 있으니까요. 여기 있을 때는 가서 얼굴이라도 보고 다독거려주기도 했거든요. 그래도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니까 바라만 보고 있습니다."

 

-김 선수는 언제 어떤 계기로 야구를 시작했는지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했어요. 야구선수였던 형을 따라다니더니, 어느 날 저도 야구를 하겠다고 해서 시켰어요. 그런데 형은 고등학교 3학년 때 팔꿈치에 입은 부상으로 수술까지 하고 그만두고 동생이 하게 됐네요. 열심히 해서 좋은 선수가 되어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야구를 하려면 돈이 적잖게 들어간다고 하던데요?

"네, 중·고등학교 때는 많이 들어갔어요. 그런데 대학에 들어가서는 등록금 없이 1년 식대만 내고 있어요. 학교에서 지원을 많이 해주는 것 같아요. 한 달에 1백만 원씩 들어가는 학교도 있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전지훈련 갈 때는 비용을 다 내야하고. 그런데 경성대는 그런 게 없어요. 아이 용돈만 조금씩 보내주고 있습니다."

 

-다른 지역에서 경기가 열려도 응원을 가시는지?

"네 잘 다녀요. 부산이든 대구든 서울이든 아들이 출전을 못 해도 응원은 갑니다. 오늘은 바빠서 나오지 못했지만, 아이 아빠하고 경성대 경기는 거의 빠지지 않고 다녔어요. 생각해보면 그동안 아이들에게 푹 빠져서 살아온 것 같아요."

 

 경성대 학부모 응원단. 새벽에 출발해서 경기가 끝나면 부산으로 돌아간다는 그들은 경기가 있는 날마다 군산에 올 것이라고 다짐했다.

경성대 학부모 응원단. 새벽에 출발해서 경기가 끝나면 부산으로 돌아간다는 그들은 경기가 있는 날마다 군산에 올 것이라고 다짐했다. ⓒ 조종안

인터뷰 중에도 다른 학부모들은 응원에 열중이었다. 부산에서 새벽에 출발해서 왔다는 학부모들은 선수가 안타를 치고 나가거나, 수비에서 뜬 볼만 잡아도 자리에서 일어나 손뼉을 치고 환호하면서 "경성대 파이팅!"을 외쳐댔다.

 

학부모들에게 다가가 "전라도 학생이 부산에 가면 푸대접받는다던데요?"라고 하자 3루타를 친 김동현 선수 어머니라는 분이 좌우를 둘러보더니 "무신 말씀인교. 우리는 한배를 탔기 때문에 살아도 함께 살고, 죽어도 같이 죽어야 해요."라고 하자, 옆에 있던 분들도 "그럼요!"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신분을 밝히면서 "응원하는 모습을 찍으려고 하는데, 얼굴이 언론에 나가도 괜찮겠습니까?"라고 물었더니 "지들은 카메라가 오므는 오히려 바짝 다가갑니더. 그러니 이쁘게만 나오게 찍어주이소!"라고 해서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시 체육회 관계자는 "이번 대회가 효율적이고 성공적인 대회가 될 수 있도록 시설 보강 등에 준비를 철저히 했다."면서 "대학리그는 프로야구에서 활약을 펼칠 기대주들을 미리 보는 기회이니만큼, 도내 야구팬들이 경기장을 찾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군산경기 일정

(경기시간 순서별로 오전 9시30분, 12시, 오후 2시30분)

▲2일= 경성대:인하대, 동국대:탐라대, 단국대:연세대. ▲3일= 한민대:원광대, 경남대:경희대, 호원대:고려대. ▲4일= 동국대:단국대, 연세대:인하대, 탐라대:경성대. ▲5일= 경남대:호원대, 고려대:원광대, 경희대:한민대. ▲6일= 탐라대:연세대, 경성대:동국대, 인하대:단국대. ▲7일= 경희대:고려대, 한민대:경남대, 원광대:호원대. ▲8일= 연세대:경성대, 단국대:탐라대, 인하대:동국대. ▲9일= 고려대:한민대, 호원대:경희대, 원광대:경남대. ▲10일= 인하대:탐라대, 경성대:단국대, 동국대:연세대. ▲11일= 원광대:경희대, 한민대:호원대, 경남대:고려대.

2010.04.03 11:16 ⓒ 2010 OhmyNews
전국대학야구 춘계리그 군산경기 경성대 인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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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8월부터 '후광김대중 마을'(다움카페)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정치와 언론, 예술에 관심이 많으며 올리는 글이 따뜻한 사회가 조성되는 데 미력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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