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치히터(switch hitter)’에 도전중인 안치홍

‘스위치히터(switch hitter)’에 도전중인 안치홍 ⓒ KIA 타이거즈


지난 시즌 프로야구 우승팀 KIA 타이거즈의 비 시즌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아직 팀내 주축선수들과의 연봉협상 및 외국인 선수 재계약건 등이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V11'준비를 위한 팀 혹은 선수들간의 담금질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는 모습.

이미 최희섭, 김상현 등 핵심멤버들은 포항 등에서 자율훈련을 실시하고 있었고, 기대주 및 주전도약을 노리는 선수들도 각각 인근 고등학교 등에서 특훈을 소화중이다.

KIA는 광주구장에서 있을 첫 합동훈련을 시작으로 예년보다 스프링캠프를 빨리 시작할 예정이다. 아시안게임으로 인해 시즌이 일찍 개막하기 때문으로 장소는 지난해와 같은 괌과 미야자키다.

경쟁팀들과 비교해 KIA는 비시즌간 FA 영입이나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보강은 전혀 없었다. 여기에는 기존전력에 대한 믿음이 밑바탕이 되었는데 그만큼 각 선수들 간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외야수와 스위치히터로 변신 시도하는 박기남-안치홍

호랑이굴의 숨막히는 생존 경쟁 속에서 안치홍과 박기남은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시즌 안치홍은 신인으로, 박기남은 LG에서 트레이드 되어 팀에 합류했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큰 기대는 없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이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몫을 해내며 KIA의 10번째 우승에 한몫 거들었다.

안치홍과 박기남이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KIA의 약한 내야사정도 영향을 끼쳤다. 외야의 경우 채종범이 부상으로 시즌을 접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종범-이용규-김원섭-나지완-장성호 등 쟁쟁한 선수들이 버티고 있었지만 내야는 3루수 이현곤, 1루수 최희섭을 제외하고는 확실한 주전이 없었던 것이 사실.

2루수 김종국은 수비는 좋았지만 타격에서 너무 부진했고 나이도 적지 않은지라 세대교체의 필요성이 절실했으며 유격수같은 경우는 아예 비어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현곤 정도가 그나마 유격수를 안정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자원이었지만 그가 포지션 이동을 할 경우 핫코너인 3루가 비어버리는지라 자칫하면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라는 지적이 많았다.

 LG에서 트레이드되어온 박기남은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금새 타이거즈 분위기에 적응했다

LG에서 트레이드되어온 박기남은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금새 타이거즈 분위기에 적응했다 ⓒ KIA 타이거즈


이를 위해 조범현 감독은 여러 팀을 상대로 유격수 영입을 시도했지만 카드가 맞지 않아 실패했고 결국 LG에 선발투수인 강철민을 내주고 김상현-박기남을 데려오는 트레이드를 감행한다. 당시 KIA 입장에서는 썩 만족스러운 트레이드는 아니었지만 상황이 급한지라 어쩔 수가 없었다.

하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김상현은 수비가 불안하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노력으로 3루 자리를 그럭저럭 지켜주었고 이로 인해 이현곤이 유격수를 맡게 되면서 내야 각 포지션의 균형이 조금씩 잡히기 시작했다. 안치홍 역시 신인답지 않게 안정된 2루 수비로 김종국을 밀어내고 주전으로 자리를 굳히는 데 성공한다.

이러한 내야안정에 박기남 역시 상당한 역할을 해냈다.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기는 했지만 김상현의 3루와 안치홍의 2루는 안정감면에 다소 떨어졌던 것이 사실. 더욱이 이들의 휴식을 위해서라도 좋은 수비력을 갖춘 백업요원이 절실했다.

이런 상황에서 박기남은 평균 이상의 수비력을 바탕으로 김상현과 안치홍의 뒤를 든든히 받쳐주며 조범현 감독을 만족시켰다. 수년째 불균형에 시달리던 호랑이내야가 드디어 조금씩 무게중심을 잡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안치홍과 박기남이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타율을 좀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외야에 비해 타격부담이 적은 내야수라는 점을 감안해도 안치홍(0.235)과 박기남(0.176)의 타격 성적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 게 사실. 경쟁팀들 내야수들과 비교했을 때 이러한 차이는 더욱 뚜렷해진다.

물론 안치홍과 박기남은 각각 장타력과 선구 안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아직까지 타격능력 자체는 정교하지 못하지만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투수들을 괴롭히고 팀에 공헌할 수 있는 한수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다음시즌을 앞두고 안치홍과 박기남은 새로운 변신을 꾀하고 있다. 안치홍은 '스위치히터(switch hitter)'에 도전하고 있으며, 박기남은 외야수 겸업을 선언한 상황이다. 화력보강이 절실한 안치홍과 전천후 백업요원으로서의 자신의 가치를 더욱 끌어올리려는 박기남의 의지가 묻어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안치홍은 좌우의 균형이 잘 맞아 왼쪽 타석에서도 힘이 실린 타구를 쳐낼 수 있는 능력이 발군이다. 박기남 역시 "투수 빼고는 어떤 포지션도 자신 있다"며 외야수 겸업에 대해 자신감을 표출하고 있다. 성공가능성에 대해서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좋은 결과가 나올 경우 상당한 시너지효과가 기대된다.

과연 안치홍과 박기남의 또 다른 도전은 성공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진화를 노리는 젊은 호랑이들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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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디지털김제시대 취재기자 / 전) 데일리안, 전) 홀로스, 전) 올레 , 전) 이코노비 객원기자 / 농구카툰 크블매니아, 야구카툰 야매카툰 스토리 / 점프볼 '김종수의 농구人터뷰' 연재중 / 점프볼 농구카툰 'JB 농구툰' 연재중 / 점프볼 객원기자 / 시사저널 스포츠칼럼니스트 / 직업: 인쇄디자인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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