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지완은 정교함에서는 큰 발전을 이루지못했지만 결정력하나만큼은 부쩍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나지완은 정교함에서는 큰 발전을 이루지못했지만 결정력하나만큼은 부쩍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 KIA 타이거즈

 

'한국시리즈의 영웅, 한일전에서도 빛났다!'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MVP 나지완이 국제경기에서도 맹위를 떨쳤다. 나지완은 14일 일본 나가사키 빅N스타디움에서 있었던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한-일 클럽 챔피언십' 대회에서 1회말 선제 적시타를 터뜨린 데 이어 5회말 1사 만루 상황에서 다시 한 번 2타점 적시타를 쳐내며 3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비록 소속팀은 주축 투수들의 공백을 이겨내지 못하고 요미우리에 4-9로 뼈아픈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지만 나지완의 맹활약은 이같은 아쉬움을 다소나마 달래주었다.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쳐내며 소속팀 KIA에 10번째 우승을 안겨줬던 상승세를 그대로 가져가고 있는 모습이다.

 

5회말 공격 1사 만루 상황에서 요미우리의 두번째 투수로 등판한 좌완투수 우쓰미와의 승부는 이날 나지완 활약의 백미였다. 나지완은 2-2로 볼카운트가 몰린 상황에서 침착하게 우쓰미의 유인구를 골라내 풀카운트를 만들어냈다.

 

평소 선구안이 썩 좋은 타자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이날 나지완이 얼마나 집중력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마음먹고 던진 유인구가 통하지 않자 우쓰미는 잔뜩 흔들렸다. 때문에 제구력이 좋은 투수답지 않게 풀카운트에서 바깥으로 빠지는 볼을 던지고 만다. 하지만 나지완은 한술 더떠 우쓰미의 볼을 받아쳐서 중전적시타를 뽑아냈고 요미우리 사령탑 하라 감독의 얼굴에 씁쓸한 표정을 만들어냈다.

 

 한국시리즈와 한-일 클럽 챔피언십 등 큰 대회에서의 활약은 나지완의 향후 야구인생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시리즈와 한-일 클럽 챔피언십 등 큰 대회에서의 활약은 나지완의 향후 야구인생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것으로 예상된다. ⓒ KIA 타이거즈

 

불안했던 유망주에서 당당한 차세대 주역으로!

 

사실 지난해까지만해도 나지완이 이 정도로 빠르게 성장할 줄은 소속팀 KIA팬들도 예상하지 못했다. 큰 기대를 모았던 김주형이 제자리에 머물고있는 등 KIA로 팀명이 바뀐 후 제대로 된 젊은 거포가 단 한명도 등장하지 못했기 때문. 루키였던 지난해 6홈런, 30타점에 그친 점도 영향을 끼쳤다.

 

나지완은 대학 최고 거포 중 한명이라는 평가를 받고 2008 신인 드래프트에서 KIA에 2차 1번(전체 5번)으로 지명되었지만, 고교 졸업 당시만 해도 그를 지명한 구단은 단 한 곳도 없었다. 힘은 좋았지만 프로에서의 성공가능성에 대해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한 것.

 

하지만 대학에 입학해 절치부심 기량을 갈고 닦은 나지완은 2학년 때부터는 국가대표로 활약할 만큼 일취월장을 거듭했다. 그 결과 거포가 절실했던 KIA에서 높은 픽으로 그를 지명하기에 이른다.

 

나지완에 대한 소속팀의 기대는 굉장히 컸다. 루키였던 지난해 개막전부터 중심타순에 이름을 올린 것이 바로 그 예로, 조범현 감독은 그를 장성호와 최희섭 2명의 핵심 좌타자 사이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해줄 우타 거포로 키우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부담감이 컸던 탓일까, 나지완은 시범경기에서의 활약을 이어가지 못하고 프로무대에서는 좀처럼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 힘은 좋지만 스윙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나오지 못하는지라 강한 파워를 전혀 이용하지 못했던 것. 나지완은 이를 특유의 노려치기로 극복하려했지만 프로무대의 쟁쟁한 베테랑 투수들을 상대로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나지완은 예상 밖의 빠른 성장을 하기 시작한다. 0.263의 타율에서도 알 수 있듯이 타격의 정교함이라는 측면에서는 아직도 미숙한 점이 많지만 자신이 노리는 공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마무리짓는 결정력이 돋보이는 모습이다. 어찌보면 거포의 특성상 소속팀에서도 원하는 발전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나지완은 상당히 편한 환경에서 야구를 했다. 최희섭-김상현이 앞뒤에서 워낙 잘해주는 바람에 그에 대한 견제도 많지 않았고, 더불어 그를 키우려는 조범현 감독의 의지 또한 강했기에 다소 슬럼프에 빠져있던 상황에서도 지속적으로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결국 나지완은 안팎의 믿음과 자신의 노력 속에서 2년차 시즌인 올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에 이른다. 안타생산이라는 자체에서는 큰 변화를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대신 장타력이 부쩍 늘며 슬러거로서의 위용을 갖춰가게 된 것이다. 23홈런-73타점이라는 기록은 두 번째 시즌을 맞은 젊은 거포치고는 아주 훌륭한 성적이다.

 

물론 나지완은 지난해에 비해 삼진과 병살타 등도 부쩍 늘었다. 하지만 이러한 수치는 거포형 타자에게는 어쩔 수 없이 따라다닐 수밖에 없는 불명예다. 앞으로도 삼진 등을 의식하지말고 자신 있는 스윙을 해야 만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뭐니뭐니해도 나지완은 올시즌 한국시리즈에서 결정적인 한방을 날렸다는 점이 앞으로의 성장세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험이 많지 않은 젊은 타자 입장에서 가장 큰 무대에서의 활약은 자신감 측면에서도 그의 야구인생에 두고두고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이다. 요미우리 전에서의 맹타는 이러한 나지완의 자신감이 묻어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과연 나지완의 상승세는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불안한 유망주에서 호랑이군단의 확실한 차세대 주역으로 떠오른 그의 행보에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2009.11.14 17:58 ⓒ 2009 OhmyNews
한-일 클럽 챔피언십 나지완 이종범 요미우리 자이언츠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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